

오늘은 회사에서 에이전트를 구축해보라는 주문이 있었다.
맥미니를 사고, OpenClaw에 LLM API를 연동하고, Notion과 Telegram을 붙이면서 하루를 보냈다.
낯선 경험에 정신줄이 혼미해졌다. 그러다 어느정도 마무리 짓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회사에서 실제로 어떻게 쓰여야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이어서, '나는 이걸 개인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에이전트라는 개념 자체는 분명 흥미롭다.
스스로 분기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정보를 모으고, 결과를 내는 구조.
그런데 막상 뜯어보면, 대부분의 과정은 결정론적이다.
결정 기준과 정보를 가져올 곳이 명확하면 그냥 코드를 짜면 된다.
아니면, Claude Code나 파이프라인으로 충분하다.
에이전트가 진짜 필요한 순간은 생각보다 훨씬 좁다.
'지금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에 무엇을 봐야 하는가' —
이 판단이 내용에 따라 달라질 때, 그때만이다.
투자 리서치로 치면, 공시 하나를 읽고 나서
고객사 비중 변화를 더 파야 할지, 경쟁사 수주 동향을 먼저 봐야 할지.
그 판단 자체가 맥락 의존적일 때.
근데, 그 판단 기준조차 내가 미리 열거할 수 있다면,
결국 그것도 결정론적인 거 아닌가? 그러면 자동화된, 결정론적 파이프라인에 API로 호출해서 판단만 시키면 그만인 일이다.
그 기준을 미리 다 정해놓을 수 없을 때, 또 그 정보들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을 시간이 없을때, 하지만 인간의 개입없는 LLM의 범위 설정, 정보 취합, 분석과 판단이 유의미할 수 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에이전트가 비용을 정당화한다.
은근히 스위트 스폿이 좁은 것 같다.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다.

좋은 회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