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 11일, 저희 둘째 아이는 예정일보다 한 달이나 이르게 세상에 나왔습니다. 35주 1일, 아직은 엄마 뱃속이 더 익숙했을 작은 생명은 미숙아라는 이름표를 달고 태어났습니다.
기쁨도 잠시, 태어나자마자 아이에게 혈뇨가 보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함께 근처 대학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습니다. 입원한 지 단 하루 만에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혈뇨는 멈추지 않았고, 혈소판 수치는 위험 수준까지 떨어져 결국 수혈을 받아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슴을 철렁하게 했던 것은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의료진은 신장 기능이 계속 악화되어 투석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며, 신생아 투석이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때는 전문의 부족 사태로 병원 간 전원이 쉽지 않은 시기입니다. 부모님들은 소위 '메이저 병원'으로 가길 바랐지만, 현실은 전원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만이 저희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다행히 하루가 지나고, 신생아 투석 센터를 갖춘 병원으로 전원이 결정되었습니다. 정신없이 이틀이 흘러 한양대 병원에 도착했고,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아이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신장 수치는 이미 괴사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하며, 뇌출혈 소견까지 보인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더 자세한 것은 아이를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말이 덧붙여졌습니다.
슬픔이나 절망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동시에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리는 듯,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신생아 중환자실 면회는 하루에 단 30분만 허락됩니다. 다음 날, 처음으로 아이를 마주한 순간, 평소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저였지만 주체할 수 없이 손이 떨리고 숨이 막혀왔습니다.
인큐베이터 안의 작은 아이는 코에 산소 보조 장치를 달고 있었습니다. 급격히 높아진 황달 수치 때문에 눈에는 치료용 안대가 씌워져 있었고, 두개의 황달치료 기계가 잇었습니다. 팔과 머리에는 영양 공급과 약물 투여, 동맥관 확보를 위한 관들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혈뇨 문제로 소변 검사를 위해 소변줄까지 차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몸에는 각종 수치를 체크하기위에 센서들도 부착되어있었죠.
아이의 혈색은 창백했고, 몸무게는 계속 줄어만 갔습니다. 35주에 2.4kg으로 태어난 아이는 불과 일주일 만에 1.9kg까지 체중이 빠졌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신장 수치는 여전히 괴사 수준이었고, 소변에서는 계속 피가 섞여 나왔으며, 추가 수혈도 이루어졌습니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수신증과 부어있는 방광, 염증 소견 등이 관찰되었지만, 이러한 증상들이 신생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패턴은 아니어서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뇌출혈에 대해서는 당장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신생아는 성인처럼 개두술을 할 수 없기에, 다른 수치들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다행히 일주일 정도 지나면서 몇몇 수치들이 조금씩 안정되는 기미를 보였습니다. 한숨 돌리며 희망을 품으려던 찰나, 병원으로부터 급히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일주일에 한 번 담당 교수와 면담을 하는데, 면담일이 아닌 날의 호출은 불길한 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하니, 아이가 소변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장 상태가 좋지 않은 아이에게 무뇨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급성으로 상태가 악화되었기에 투석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며, 원한다면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도 생각해보라는 말이었습니다.
괜찮아질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마저 무너지는 순간, 비로소 현실이 아프게 ...

진솔한 글 감사합니다. 아이의 건강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으로 돌아올 날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잘 견디고 회복하여준 작고 소중한 생명에게 감사합니다. 울컥하는 마음으로 주욱 읽었습니다. 앞 포스팅에서 신생아에게 어떤 문제가 있구나 정도만 알고 있는데, 이제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기원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기대와 기도는 때때로 기적을 불러온다는 것을 믿는 것이 인류가 살아온 방식이니까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기적을 불러올 기대와 기도를 이어가겠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힘 내주셔야해요. ^^;

좋은 이야기 많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남겨주셨던 댓글들 보고 힘이 납니다.

넘 힘든 시간이셨겠어요..ㅜ 앞으로는 정말 가족분들의 행복과 건강이 넘치는 날만 가득하실겁니다.

모두들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건강이 최곱니다. ㅎㅎ

이 아이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여 오늘을 부모의 사랑으로 기억하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클 수 있을 겁니다. 많이 아끼겠습니다.

글을 읽다가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운명이가 건강하게 잘 회복할 수 있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JUB님의 글을 읽고 제게 소중한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이 때의 기대가 무색하게 퇴원시 검사결과가 안좋았으나, 운명이가 잘 이겨낼 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