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금요일 코스피가 6% 이상 떨어진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5월 18일 월요일 아시아 시장은 높은 변동성 속에 출발했다. 주말을 넘긴 현재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 위로 상승하고, 장기물인 20년·30년물이 5% 선에 안착한 여파가 장 초반 강하게 작용하면서, 현재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4%대 초반까지 치솟아 시장의 경계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오늘(18일) 국내 증시가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일단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지만, 수면 아래 도사린 근본적인 불안감마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진짜 우려해야 할 핵심은 눈앞의 주가 등락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글로벌 자산시장을 떠받쳐온 강력한 암묵적 전제, 즉 '금리는 결국 통제 가능한 범위 내로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훨씬 더 무겁게 다가온다. 누군가는 최근의 금리 급등을 중동발 유가 충격에 따른 일시적 발작으로 치부하며 작금의 시장 반등에 안도하는 반면, 누군가는 이를 거시 경제의 구조적 전환을 알리는 초기 신호로 해석하며 여전히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시각이 이토록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금리 상승을 촉발한 주요 진원지 중 하나로 일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중국 방문에 앞서 일본을 찾아 다카이치 총리 및 가타야마 재무상과 회동했다. 표면적으로는 엔화 약세 방어를 위한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을 용인하는 듯 보였지만, 그가 일본은행(BOJ)에 실질적으로 주문한 것은 더 넓은 정책적 운신, 즉 '기준금리 인상'이었다.
이러한 압박이 시장에 던지는 함의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통상적으로 일본이 엔화를 방어하는 가장 고전적인 수단은 보유 중인 미 국채를 내다 팔아 달러를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장기금리를 끌어내려야만 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발 미국채 매도 폭탄이 더해지는 상황이 몹시 불편할 것이다. 베센트 장관이 일본에 금리 인상을 요구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인다.
일본이 자국 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해 장기금리가 튀어 오르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미국 장기금리 상승으로 전이된다. 결국 "외환보유고를 헐어 쓰지 말고, 기준금리를 올려서 통화 가치를 방어하라"는 미국의 노골적인 청구서인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일본 내부의 물가 상승 압력이 이러한 압박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 일본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0.75%로 동결했지만, 금융정책결정회의 위원 9명 중 무려 3명이 1.0%로의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를 높은 수준에 묶어두면서 물가 상승 경로를 활짝 열어두었다. 단기적인 트리거만 놓고 보면, 이번 글로벌 금리 급등은 '유가 충격'에 '일본발 금리 인상 압력'이 불을 붙인 결과라 할 수 있다.

물론 특정 금리 수치가 모든 경제 상황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0이나 5로 떨어지는 '라운드 넘버(Round Number)'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0년물 4.5%, 장기물 5%'라는 저항선은 과거 유가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시기에도 좀처럼 뚫리지 않았던 견고한 벽이었다.
이 선이 비교적 묵직하게 버텨올 수 있었던 이면에는 '금리는 결국 통제 가능한 범위에 머물 것'이라는 시장의 굳건한 전제가 자리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 그 저항선이 무너졌다는 사실 자체보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시장의 암묵적 전제가 재조정되는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당장 추세적 상승을 확정 짓는 근거라기보다는, 시장의 심리적 분기점이 이동했음을 알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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