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안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가장 솔직한 답변을 하자면, 난 지금껏 내 투자 수익률에 만족해본 적이 없다.
뭔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내 주변에 나처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스터디 제외,,)
그럼에도 내 눈높이에는 닿지 못했다.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나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고민해봤다. 또 스터디에서 만난 귀한 인연들과 대화하고 로직을 배우며 나와 어떤 점이 다른지 생각해봤다.
그 결과, 내 안의 다양한 내재모순을 발견했다.
또 그간의 시장을 면밀히 살펴보며, 어떤 주식이 높은 수익을 올리는지, 또 왜 어떤 주식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지에 대해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보며, 나의 투자 방식이 어떻게 모자른지, 어떤 종목을 사야하는지 점차 감을 잡아나가고 있다.
골프존, 제일제당 같은 역배열 투자를 하면서 가치투자라고 자위하던 시절을 거쳐,
성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엔비디아, 지엔씨에너지, 인카금융서비스, 센트러스에너지, 예아홀로 수익을 내고,
촉매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며 애니플러스, 노보노디스크 같은 주식에 투자했다가 쳐맞기도 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손절, 추세, 업황, 섹터, 차트, 셀온 등등 시장의 반응과 내 기대 간의 간극 조금씩 메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럼에도 내가 행하고 있는 투자가 원칙이 명확히 존재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기업이나 산업에 비해 투자 원칙 혹은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덜 했으며, 적용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리하여 찾게 된 고전 리포트 동부증권 '투자의 정석' 시리즈다.
투자 방식에 있어, '정석' 혹은 '정답' 같은 단어는 어색하고 또 어색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거대한 자금을 움직이는 기관이 어떤식으로 사고하고 매매하는지 아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특히 휘발되지 않는 '투자 방법론'에 관한 것이라면 반복되는 자금이동을 포착하고 해석하는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하다.
그들은 어떨 때 열광하고, 어떨 때 공포를 느낄까? 광기는 어디까지 지속가능하고, 공포는 어느 지점에서 환희로 바뀔까? 그들의 움직임을 배우는 건 시장의 다음 스텝을 예측하는 일보다 쉽다.
그렇다면 '투자의 정석'이란 무엇일지 살펴보자.

1. 헤게모니에 투자하라
리포트의 요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헤게모니를 쥔 강력한 주도주에 투자하라!"

헤게모니가 뭔데
헤게모니는 거래의 주도권을 의미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공급을 쥔 기업은 단가를 내릴 이유가 없다. 원가가 올라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때 재무제표에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뛰어넘는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늘면 이익도 는다. 그건 평범한 회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헤게모니를 쥔 회사는 다르다. 매출이 10% 늘 때 이익이 30%, 50%, 100% 는다.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전부 그 회사 것이 된다.
반대로 헤게모니를 잃은 회사는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줄거나 제자리다. 경쟁자에게 단가를 깎이고, 원가 상승을 전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걸 모르면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안 오르거나, 실적이 별로인데 주가가 폭등하는 장면을 보며 "시장이 비이성적이다"고 결론 내린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헤게모니의 이동을 반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헤게모니의 생애주기
이 리포트에서는 헤게모니의 생애주기를 4가지 국면으로 나눠서 보여준다.

2. 헤게모니의 탄생
공급 구조조정에서 출발하다
저자들이 처음 잡은 실마리는 공급이었다.
주도주는 어디서 탄생하는가. 관찰해보니 패턴이 있었다. 과거 호황기의 증설 후유증으로 최근까지 고생하는 산업에서 주도주가 나온다. 그러니까 공급 구조조정이 끝난 산업을 먼저 찾으면 되는 것 아닌가.
저자들은 실제로 그 방법을 시도했다. 산업별 설비투자 사이클을 분석하고, 부도기업 뉴스를 검색하고, PCB·광학필름·단조·피팅 업체들을 직접 찾아다녔다.
그런데 막혔다.
공급 상황은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 수요 대비 공급부족 상황인지를 명확히 정의하기가 불가능했다. 국내 기업 대부분은 글로벌 경쟁을 하고 있고, 대체품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 총수요와 총공급을 계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설령 공급 구조조정이 끝났다 해도 수요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막힌 지점에서 중요한 깨달음이 왔다.
수요가 있어야 경쟁도 의미 있다
공급 분석의 실패가 오히려 핵심을 드러냈다.
수요가 살아나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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