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연재] 4월, 투자의 정석 (2)

[시리즈 연재] 4월, 투자의 정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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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2026.05.01조회수 3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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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증권은 2016년 또 다른 투자의 정석 리포트를 발간했다.


헤게모니의 개념을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과 국가로 확장하여 어떤 투자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제시했다. 이 리포트의 핵심은 단순하다. 투자는 개별 기업의 실적만 보는 행위가 아니라, 시대의 주도권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읽는 행위라는 것이다.


지금의 주도권은 어디에 있고, 투자는 어떻게 실행해야할까?


답을 내기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다.


그러나 투자자는 결국 답을 해야만 한다.


동부증권은 무엇을 주장하는지 살펴보며 힌트를 찾아보자.


New 헤게모니에 투자하라

투자는 결국 시대의 주도권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읽는 일이다.


좋은 기업을 찾는 것도 중요하고, 싼 주식을 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지금 시장의 힘은 어디에 있는가. 자본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 어느 산업이 과거의 승자에서 밀려나고 있으며, 어느 산업이 새로운 승자로 떠오르고 있는가.


이 질문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헤게모니다.


헤게모니는 단순한 유행이나 테마가 아니다. 시장이 어느 산업과 기업에 미래의 주도권을 부여하는가에 관한 문제다. 어떤 기업은 같은 이익을 내도 높은 멀티플을 받고, 어떤 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내도 낮은 멀티플에 갇힌다. 그 차이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방향성에서 나온다.


주식시장의 큰 변화는 대개 헤게모니의 이동에서 시작된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과거 시장을 지배했던 산업은 어느 순간 힘을 잃고, 오랫동안 외면받던 산업은 특정한 트리거를 만나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온다.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은 그 이동의 방향을 읽는 것이다.


리포트는 이 흐름을 New 헤게모니라고 부른다. New 헤게모니는 산업 헤게모니와 기업 헤게모니의 합이다. 산업 헤게모니는 국가, 경기, 정책, 사회적 변화에 따라 이동한다. 기업 헤게모니는 그 산업 안에서 어느 기업이 실제 이익과 경쟁력을 가져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산업의 헤게모니가 먼저 움직이고, 기업의 헤게모니는 그 뒤를 따라온다.

중요한 것은 헤게모니를 가진 기업과 잃은 기업의 대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헤게모니를 가진 기업은 먼저 멀티플이 오른다. 시장은 아직 숫자로 확인되지 않은 미래를 먼저 반영한다. 이후 시간이 지나 실제 EPS가 올라오면, 주가는 다시 한 번 정당화된다. 반대로 헤게모니를 잃은 기업은 EPS가 유지되거나 조금 늘어나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시장은 그 기업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둔화를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자는 단순히 “싸다”와 “비싸다”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싸 보이지만 계속 싸지는 기업이 있고, 비싸 보이지만 계속 비싸지는 기업이 있다. 그 차이는 대개 헤게모니의 방향에서 나온다.


1. 왜 New 헤게모니 투자인가

주식시장에서 헤게모니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주도주를 의미한다. 폭발적인 실적 성장과 멀티플 상승이 함께 나타나며, 긍정적인 모멘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투자자가 헤게모니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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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수익률은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장 전체의 수익률, 산업의 수익률, 금리, GDP 성장률, 유가 같은 변수들이 함께 작용한다. 리포트는 이를 APT 모형으로 설명한다. 결국 투자자가 얻는 수익률은 시장 요인, 산업 요인, 기업 고유 요인의 합이다. 여기서 New 헤게모니 투자가 주목하는 것은 산업과 기업 수익률의 결합이다.


산업이 좋을 때 기업은 그 산업의 베타만큼 수혜를 받는다. 여기에 기업 자체의 경쟁력까지 더해지면 주가는 더 강하게 움직인다. 반대로 산업의 헤게모니가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좋은 기업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헤게모니는 역사적으로 계속 이동해왔다. 자본주의 초기에 상업 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 기존 귀족 계급은 몰락했고, 변화에 적응한 상인 계급은 새로운 지배층이 되었다. 주식시장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 철강, 조선, 자동차, IT, 휴대폰 산업 모두 한 국가나 기업이 영원히 지배하지 못했다. 미국 모토로라에서 핀란드 노키아로, 다시 애플과 삼성으로, 이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로 주도권이 이동했다.


헤게모니를 얻으면 PER이 오른다. 이후 EPS가 따라오면 주가는 크게 상승한다. 반대로 헤게모니를 잃으면 EPS보다 BPS와 PBR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아진다. 성장의 언어가 아니라 청산가치의 언어로 시장이 보기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


첫째,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내는 헤게모니인가.


둘째, 공급 구조조정 이후 다른 곳에서 헤게모니가 이전되는 국면인가.


전자는 성장 산업에서 나타나고, 후자는 침체 산업의 회복 초입에서 나타난다. 큰 수익은 둘 다에서 나올 수 있다. 다만 접근법은 다르다.

2. 헤게모니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

헤게모니는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간 경쟁이기도 하다. 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통화정책, 재정정책, 제도와 규제를 통해 자국 산업의 헤게모니를 지키거나 되찾기 위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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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통화정책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정책을 통해 자산가격과 실물경제를 방어했다. 유럽과 일본도 자산매입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고, 중국 역시 완화적 정책과 위안화 절하, 금융시장 개방으로 대응했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정책공조였지만, 그 이면에는 각국이 자신의 헤게모니를 지키려는 경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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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재정정책이다. 미국은 위기 직후 대규모 재정지출로 경기를 부양했고, 중국은 2008년 정부 지출을 크게 늘리며 성장률 방어에 나섰다. 재정정책은 단순한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수단이었다.


셋째는 제도다. 정부는 규제 완화, 투자 활성화 정책, 인프라 지원, 보조금, 세제혜택을 통해 특정 산업을 키운다.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의료, 로봇 같은 산업은 정부 지원을 통해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한국 역시 FTA, TPP, RCEP 같은 대외정책을 통해 글로벌 헤게모니 경쟁에 참여했다. 국제 협력이라는 명분 뒤에도 결국 각국의 이해관계가 숨어 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의 정책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가 어느 산업을 키우려 하는지, 어느 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는지, 어느 분야에 자본을 밀어 넣는지를 보면 다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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