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천연가스가 어떤 방식으로 유럽에 침투했으며 푸틴은 천연가스라는 독으로 유럽을 중독시키기 위해 어떤 외교적, 정치적 방식을 사용했는지를 살핀다.
푸틴이 처음 권력을 장악했을 때 그는 선의의 지도자이며 서방의 질서를 따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것은 2001년 9월 25일 독일 의사당 연설을 통해 잘 드러난다. 이 연설은 독일 대중과 정치인의 푸틴에 대한 열광적이 지지를 이끌었으며 당시의 푸틴은 냉전 종식의 상징이자 유럽의 희망을 상징했다. 하지만, 푸틴이라는 지도자는 국가의 이익을 위한 이성적 판단보다 소련 시절의 자존심이라는 무형적 가치를 회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토라는 실질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감성적 판단을 통해 국가의 대전략을 구성했다.
이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푸틴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중심부에 천연가스를 주입할 필요가 있었다. 천연가스는 그 자체로 러시아에 재정적 가치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유럽의 에너지를 통제하여 러시아와 외교적으로 적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지정학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독일과 친해질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푸틴은 슈뢰더와의 관계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하였다. 다만, 슈뢰더는 재임 초기에는 푸틴에 대해 신뢰하지 않았으며 러시아와 친해지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KGB 출신이었던 푸틴은 간교했다. 스파이 시절에 배웠던 심리적 기술과 다양한 러시아의 자원을 활용해 슈뢰더를 비롯한 피용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매혹했고 또 성공했다.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슈뢰더와 유럽 고위층에게 접근하여 퇴임 후 보상을 약속했다. 일례로 슈뢰더는 퇴임 직후 노르트스트림 AG의 이사회에 소속되었고 러시아의 이익을 대변하였다. 전직 독일 총리가 말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부정이 발생한 정황이다. 하지만 슈뢰더가 퇴임한 이후 메르켈이 취임한 이후로도 슈뢰더를 조사하려는 시도는 일어나지 않았다. 독일 전체가 슈뢰더의 계획과 부정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유럽 주요국의 의사결정권자는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받아들이면 러시아와 아국은 상호의존적 관계가 성립되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