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생 처음 명상을 시작하긴 하는데 어떻게 하는건지
어떤 생각을 해야하는건지 아무것도 모른채
그냥 일단 해보라길래 10분 알람을 설정해놓고 눈을 감는다.
어떤 생각을 해야할지 몰라 시간을 재본다.
하나 둘 세어보다가 밸리엔 어떤 글을 써야될까 생각한다.
어떤 방식으로 정리를 해야하나.
그냥 명상속에 들었던 생각을 두서없이 주욱 나열하면 되나.
밸리를 통해서 난 어떤걸 이룰 수 있을까.
과연 이돈을 쓴게 아깝지 않을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거창한 누가 철학까진 아니어도
나만의 원칙을 확립할 수 있을까.
몇분이나 지났지.
내일 마라톤은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인생 첫번째 마라톤이라 걱정반 설렘반이다.
주로에서 난 다른 유튜버들처럼 웃으며 달릴 수 있을까.
어제 새로 산 운동화가 카본화던데
난 과연 그 신발을 신을만한 실력이 될까.
중간에 제발 아프지만 말자.
힘든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는데
아파서 못뛰면 너무 서러울 것 같다.
그러다 갑자기 어떤 생각으로 깊이 빠져들었는데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걸 보니
잠시 잠이 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어제 더현대에서
지디의 Übermensch 팝업을 못가본게 너무 아쉽다.
그동안 정규 1집 2집도 안사놓은게 더 아쉽다.
당근에도 없는걸 보니 더이상 구할 길이 없을 것 같다.
이번 앨범이라도 일단 소장해보자.
왜 아직 10분이 지나지 않은거지. 10분이 이렇게 길었었나.
명상이라는게 원래 생각을 비우는게 아니었나.
그동안 내가 잘못 알고 있던걸까.
난 왜 혼자 물음표를 자꾸 띄우는걸까.
잠에서 깬 와이프가 뭐하냐는 말을 핑계로 명상을 종료한다.
내가 설정해둔 10분은 이미 지난지 오래고
20분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잠든게 맞나보다.
명상이란건 실패한건가.
왜 알람이 울리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