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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GT3RS
2026.01.24
[공동집필] 나는 왜 공부를 하고도 손실을 보았는가?
'열심히'라는 것은 항상 주관적인 요소입니다. 누군가에게 '몇날 며칠 열심히'가 누군가에게는 하루면 해결되는 '간단한 일'일 수도 있고, 하루가 여유로운 사람에게는 투자공부 세시간도 열심히가 아닐 수 있지만 삶에 치여 사는 사람에게는 한시간의 투자공부도 최선을 다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만큼 사정을 봐주지 않는 철저한 성과주의, 결과주의인 곳이 드뭅니다. 모든 것이 결과로 평가받고 아무리 '열심히'해도 결과적으로 성과가 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투자공부를 하고도 손실을 보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초심자의 관점에서 고민해 본 글입니다. 참고로 '초심자'란 저를 포함합니다. 그러니 이 글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스스로를 위해 쓰는 글입니다.
1. 기대수익률의 분해
이를 위해, 먼저 기대수익률에 대해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S&P500은 연 10%정도의 기대수익률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런 마켓타이밍이나 알파 없이, 순수하게 S&P500에 Buy & Hold로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리스크 프리미엄이자 명목 수익률이 10%정도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론적인 S&P500의 1년 기대수익률이 10%라고 해서, 주식시장에 이제 막 뛰어든 초심자가 그 10%의 기대수익률을 다 누릴 수 있는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설명을 위해 다소 수학적으로 엄밀하지 않고, 자의적일 수도 있지만 초심자의 기대 수익률을 다음과 같이 네가지로 나누어보기로 합니다.
초심자의 기대수익률 = (베타 + 알파 - 심리편향으로 인한 손실) × 레버리지
조금 복잡해보이지만, 실제론 굉장히 당연한 것에 가까운 이야기이며 하나씩 천천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1. 베타 (시장 기대 수익률)
베타는 아무런 기교나 기술 없이, 예금보다 위험한 주식시장에 투자한다는 위험행위에 대한 대가로 시장에 기대할 수 있는 평균적인 기대 수익률입니다. S&P500의 경우 10% 가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주로 철저한 인덱스 투자를 하는 경우 기대할 수 있는 1년 수익률이며, 초심자의 경우 전체 기대수익률의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월가아재님도 말씀하셨지만, 초심자의 경우 절대로 베타를 멸시하면 안됩니다. 베타는 비유하자면 가만히 있어도 목적지 방향으로 움직이는 무빙워크와 같습니다. 먼저 무빙워크 위에 서 있는 것이 익숙해지면 그다음 조금씩 걸어보며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 처음부터 무빙워크의 도움 없이 순전히 자력으로 목적지까지 빨리 가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도 기본기가 부족한 상태에서 겉멋이 들어 베타를 멸시하고 알파만 찾다가 부진한 한 해를 보내면서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 베타 노출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1-2. 알파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
주식에 투자함으로써 자연히 기대할 수 있는 시장 기대수익률 대비 초과수익을 의미하며, 알파라고도 부릅니다. 엄밀하진 않겠지만 올 한 해 시장이 9%만큼 상승했는데, 내가 동일한 변동성으로 14%의 수익을 거두었다면, 초과 수익률은 5%정도가 될 것입니다. 만약 인덱스 투자자라면 알파는 0%라고 가정해야 합리적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이론과 지식적인 부분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일정부분의 리서치 인풋과 노동력도 필요합니다. 알파를 찾는 것은 어떠한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 때 제일 처음 드는 1차적인 사고가 아니라,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할 1차적인 사고를 예측하고, 그것을 벗겨먹는 2차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직관적이지 않고 까다롭습니다.
이 까다로운 알파를 찾는 과정을 돕기 위해 Valley AI의 여러 교육과정들이 있습니다.
1-3. 심리편향으로 인한 손실
이론적인 S&P500의 평균 1년 시장 기대수익률이 10%가량이라고 해도, 저 같은 초심자가 투자하면 그 10%를 다 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심리편향 때문일 겁니다. 심리편향은 이성적, 논리적으로는 취하거나 취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근거없이 행동에 옮기는 것을 의미하며, 기대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손실회피, 확증편향, FOMO 등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심리편향은 1번(베타)과 2번(알파)를 깎아먹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장기 투자를 하기로 했음에도 떨어질 때의 공포 때문에 팔지 말아야 할 때 팔고, 다시 오를 때는 FOMO 때문에 사지 말아야 할 때 사고, 손절을 해야할 때 하지 못하고, 손실에 본전심리로 포지션 크기를 계속 늘려서 계좌를 터뜨리는 등등 여러가지 다양한 심리적 실패를 총칭합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이론을 공부하고 지식을 쌓은 뒤 실전투자로 돌입하면 가장 많이 괴리가 발생하게 되는 부분이 이 부분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초심자들은 심리적인 부분을 기대수익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단지 “남들보다 FOMO나 공포를 좀 더 많이 느끼는 정도"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실제로 겪어 보셨듯이,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이 심리적인 요인 자체가 단순히 버티고 기다리는 괴로움을 넘어서, 충동적인 매매행동까지 이어져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가치투자를 하던 사람이 FOMO로 근거없이 따라붙어 모멘텀 투자자가 되는 행동
수익을 확정하고 싶은 마음에 일찍 매도하여 승률×손익비 붕괴
분할매수 계획에 따라 최초 진입을 했으나 추가하락 공포에 추가매수를 하지 못함
손절 실패
이 외에도 심리편향 때문에 발생하는 행동들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아니, 어쩌면 너무 많아서 시장의 비효율성과 초과수익의 기회 자체가 바로 이 시장참여자들의 심리편향 때문에 발생한다고 이야기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심리편향들은 단지 투자자들이 투자시에 늘상 겪는 정신적 고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유혹을 통해 행동으로 옮겨짐으로써 기대수익률을 실제로 깎아먹게 됩니다. 그리고 투자가 잔인한 것은 곱연산이기 때문에 유혹을 9번을 방어하고 크게 1번만 무너져도 앞의 방어율이 거진 의미가 없어진다는 점이겠죠.
따라서 단지 이론적 공부와 지식의 습득을 통한 초과수익의 기회(알파) + 시장 기대수익률(베타)가 있더라도 심리편향이 깎아먹는 수익률을 관리하지 못하면 계좌가 영원히 마이너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점차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알파의 비중이 적거나 거의 없는 저같은 초심자일 수록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알파를 추구할 실력이 되지 않으면 오로지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인 베타만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주식시장의 평균적인 1년 기대수익률은 10% 남짓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시장 기대수익률이 1년에 10%남짓이라는 것은 굉장히 보면 작은 숫자이고, 일일 시장의 등락폭을 감안하면 이 10%를 챙기는 것은 의외로 굉장히 세심함을 요하는 작업입니다. 하루 가격의 등락폭도 1%가 넘는 날들이 더러 있는데, 연 10%라는 것은 미세한 0.몇%씩의 이익을 쌓아나가는 파인다이닝 같은 느낌에 가깝습니다. 그렇게 섬세한 과정인데, 심리적 편향 때문에 아무데서나 휙하고 잡았다가 후회하면서 팔아버리는 일을 한두번만 하면 10%가 반토막이 나는건 일도 아닙니다.
1-4. 레버리지
본인의 기대수익률(①+②+③)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레버리지 자체는 본래는 가치중립적인 요소입니다. 수익과 손실을 위아래로 동등하게 증폭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초심자, 정확히는 실제 매매경험과 심리적 편향에 대한 훈련이 적을 사람일 수록 레버리지는 ③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에도 굉장히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수익과 손실을 동등하게 증폭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레버리지로 확대된 손익의 변동성 자체가 심리편향을 증가시켜 기대 수익률을 낮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초보자가 QQQ 3배 레버리지인 TQQQ에 투자를 했다고 가정해보면
베타 = +10%
알파 = 0%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 = -10%
레버리지 = 3배
그럼 원래대로라면 1번+2번+3번이 ±0%이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써도 기대수익률은 (0+10-10)×3 = 0%가 나와야 하지만, 현실은 4번이 3번에 지대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레버리지가 3번의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을 -10%에서 -15%, -20% 혹은 그 이상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계좌 잔고가 급격히 움직이는 걸 보면서 원래라면 홀딩할 수 있었을 손익을 정신적으로 버티지 못하게 만들어 조기청산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이것도 손절을 한다는 것을 가능했을 때 얘기고, 심리가 말려서 손절 타이밍을 놓치고 청산당할 테일 리스크까지 감안하면 보정값을 마이너스로 더 감안해줘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실제 레버리지 ETF 비용, 즉 운용 수수료 + 운용사 차입 비용 + 일일 리밸런싱에 의한 Leverage Decay는 전혀 감안하지 않은 상태이니, 실제 초심자의 레버리지 ETF의 기대수익률은 아래와 같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초심자의 레버리지 투자 기대 수익률 = {(시장 기대 수익률 10% + 초과 수익률 0% - 심리편향 20%) × 레버리지 3배} - 레버리지 비용 3% = -33%
숫자는 임의값이지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런식으로 계산해야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레버리지 ETF를 하지 말라는 것인지는 이런 부분에서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2.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그럼 이렇게 심리편향이 알파와 베타를 모두 깎아먹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이해를 했는데, 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물론 정말 여러가지 것들이 있겠지만, 제가 오늘 소개드리고 싶은 것은 ① 투자 자본금의 크기와 ② 현생의 행복도입니다.
2-1. 투자 자본금의 크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퍼센트"로 계산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투자는 합연산이 아니라 곱연산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퍼센트라는 개념이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기 위한 일정 수준이상의 투자 자본금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노동소득이 자본소득보다 가성비가 훨씬 좋고, 자본주의가 역으로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출처: 월가아재 유튜브
정말 극단적으로 10억의 투자금을 가진 사람에게는 위에서 언급한 인덱스 투자의 1년 기대수익률 10%가 1억입니다. 그러나 투자금이 1천만원인 사람에게 인덱스 투자를 했을 경우 1년 기대수익률은 100만원이며, 1억은 텐배거를 해야 달성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리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달라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를 시작하게되는 개인은 필연적으로 투자 자본금 자체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정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기대수익률을 적용했을 때 소위 말하는 '가성비'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어느 분야에나 예외는 존재하고, 1년에 계좌를 수배씩 불리시는 분들도 더러 있지만, 저같은 범인(凡人)을 상정하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하고, 리서치에 투입하는 인풋이 많은 사람일 수록, 이 박탈감과 현타를 크게 느낍니다. "옆집 누구는 공부도 안하고 1억 넣어놓고 까먹고 있다가 열어봤을 뿐인데, 천만원으로 1년 내내 쎄빠지게 공부한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벌었다" 이런 보상심리가 작용하게 됩니다.
이런 조급함, 박탈감, 보상심리 등은 위에서 말한 심리편향을 저지르도록 매순간 부추깁니다. 특히 직장이나 가정에서 금전적인 문제나 스트레스를 겪는 순간 특히나 증폭됩니다. 그러다가 정신적 한계에 도달하여 "이래서 언제 탈출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계좌에 차곡 차곡 모아가던 수익률 +3.2%가 찍혀있는 SPY는 전부 내다 팔아버리고 TQQQ와 트럼프 정치테마주, 선물시장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하는 ①복리가 불리하게 작동하는 소액 시드구간에서 ②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행위는 심리적으로 극도로 불리한 요소들은 다 끌어안은 채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 버틸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투자 자본금 자체가 작으니 일반적인 베타 기대수익률로는 불만족스러움
그렇다고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봐도 투자 자본금이 작으면 리서치 인풋 대비 수익금의 효율성도 안나옴. 투자공부에 점점 회의적으로 변함.
결국 답이 레버리지를 올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됨.
레버리지 사용 발생한 손익의 변동성 그 자체가 심리편향에 또 부정적으로 작용
강화된 심리편향으로 인해 최초 청산계획을 지키지 못하고 결국 손실로 마무리
투자 자본금이 더 줄어듦 - 여기서부터는 본전심리도 작용하기 시작함
레버리지를 썼다가 손실을 입었으니, 정상적인 1배수 상품으로 만회하려고 해도 레버리지 배수만큼의 시간이 더 필요함
마음이 더 급해짐
그럼 결국 그 조급함 버티지 못하고 더 높은 배율의 레버리지 상품을 사용하게 됨
반복
아마 이러한 부정적 피드백의 고리를 한번 이상씩은 다들 겪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은 냉정하게 말해서 절약이든 노동소득이든 뭐든 무슨 수를 다 긁어 모아서라도 투자 자본금을 일정수준 이상 만드는 것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투자금액을 늘려서 적어도 자본주의가 나에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막아야 합니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투자금액 사이즈 자체가 투자 심리자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월가아재님은 이 마지노선을 최소 약 5,000만원 정도로 잡았습니다.
2-2. 현생의 행복도
그래서 다 알겠는데, 위에서 말한 내용이 행복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 드실 겁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심리'라는 단어 자체가 자연스럽게 행복이랑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현생이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보다 저 3번의 심리편향을 다스리는 데에 훨씬 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저도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겪어왔던 문제였고, 지금도 여전히 이겨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저를 포함, 현생이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아서 내 손으로 인생을 바꾸어보고자 경제적 자유를 찾아 투자세계에 뛰어든 많은 분들께서 겪게 되는 특유의 부정적 순환고리(Negative Feedback)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진격의 거인
인간은 기본적으로 뭔가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뭔가 '탓'하기 쉬운 것을 찾게 되는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그 '탓'이 되어줄 아주 적합한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돈입니다. 돈이라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단 물건 뿐만 아니라, 노동력, 시간, 선택권 등 거의 대부분을 살 수 있는 수단이다 보니 일상에서 뭔가 불만족이 생기면 일단 "아 내가 지금 돈이 없어서 이 꼴을 겪는 건가?"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가장 먼저 들게 됩니다.
급여 인상 속도보다 아득하게 빠른 집값 상승 속도
돈이 없으면 건강이 나빠져도 일을 쉴 '선택권' 조차도 없는 비참함
돈만 아니면 이 지긋지긋한 직장과 무능한 상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남들은 다 쉽게 쉽게 가는데 나는 모든 게 다 아등바등인 것 같은 기분
아무튼 돈이면 지금 내 어려움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이런 데서 발생하는 세상에 대한 부정적 감정들은 돈이 원인이라는 결론을 부추기고, 결국 계좌를 빠르게 불려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작용합니다. 그 조급함은 당장 오늘의 괴로움을 빨리 해결하고 싶은 충동으로 레버리지를 자꾸 찾는 회귀본능이 되어 돌아옵니다. 그리고 레버리지의 사용은 손익 변동성으로 이어져 또다시 위에서 언급한 심리편향을 강화시키고, 수익률은 더 하락하겠죠.
초심자 입장에서 처음의 기대수익률 분해식을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초심자의 기대수익률 = (①베타 + ②알파 - ③심리편향에 의한 손실) × ④레버리지
①은 내가 통제할 수 없고
②의 초과 수익률은 초심자라서 0%라고 가정하고,
④는 위에서 설명했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③에 불리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쓰지 못한다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유일하게 ③심리편향에 의한 손실 밖에 없고 그럼 죽기살기로 심리편향에 의한 쓸데없는 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런 심리편향은 소년만화에서처럼 어느 한 순간의 깨달음을 통해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심리편향 제어는 꾸준하고 지루한 다기간의 인내의 스택(Stack)이 모이고 모여서 만들어집니다.
월가아재님은 유튜브 초창기시절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매번 투자와 큰 관련이 없어보이는 운동, 명상, 일기쓰기 등을 강조하며 Valley AI 생태계의 한 부분에 꾸준히 할당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처음에 저는 그런 것 들을 "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정도로만 치부했고 “지금 당장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알파를 높일지”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익률 방어보다는 공격할 방법만 찾아 헤매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2년간의 이론 공부 끝에 다시 실전투자로 돌아온 뒤, 노력의 양에 비례하지 않는 지속적인 저조한 투자실적을 보면서 근본적으로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포인트가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리편향으로 인한 손실을 통제하지 않고, 베타라는 무빙워크를 무시한 채 알파만을 찾아 시장을 떠돌고 있었으니, 수익률의 레이어가 쌓여갈 리가 만무했습니다. 단기 결전을 위해 건강을 희생했지만 성과는 따라주지 않았고, 등가교환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저조한 합계 수익률을 높은 레버리지로 만회해보려 하는 성향이 생겼고, 변동성은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을 확대 시켰습니다. 그렇게 더 작아진 시드는 점점 더 공격적인 베팅을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고리를 깨려면, 간단하게도 제가 한 것들과 완전히 반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안좋은 것들만 골라서 했기 때문이죠. 즉, 초심자일 수록 반대로 베타를 기본으로 깔고 수익률 방어, 즉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부터 차근차근 통제해나가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명상하고, 일기를 쓰는 자기 절제의 과정은 매우 지루하고 고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매일매일이 투자를 위한 단련과 고통을 견디는 개념으로 다가오면 그 노력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국 운동과 명상, 일기쓰기와 같은 것들을 단순히 투자를 위해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 행위 자체가 내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이어야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고, 결론적으로 투자 외의 삶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투자공부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하고,
투자 밖의 현생을 어떻게든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래야 심리편향을 극복할 수 있고
그래야 기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해석한 월가아재가 말하는 ‘행복해야 투자도 잘 한다’라는 말은 정확히는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그래야 심리적으로 유리하다"에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투자 내,외적인 행복은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반드시 투자가 아니어도 이미 현생이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이 많아야 하루하루의 손익에 집착하지 않게 되고,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이 줄어든다.
그렇게 좋아진 투자 성과 덕분에 더 행복해지는 행복의 플라이 휠(Fly wheel)이 돌아가게 된다.
이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3. 결론
저는 Valley에 참가하고도 만 4년차가 되고나서야 비로소 투자성과가 현생의 행복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역으로 현생의 행복이 투자성과에 영향을 주고 받는 다는 것을 비로소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천도 열심히 하려 노력하지만 여전히 매번 쉽지만은 않습니다.
투자는 이카로스의 날개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적으로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몰입하면 일상이 잠식 당하고 그 열기에 마음이 타버립니다.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태양을 향해 몸을 던지는 건, 아마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투자만큼 인생을 바꿀만한 변수가 인생에 있어 많지 않기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현대사회에서 성실함은 반드시 보상 받는다는 사회적 계약은 희미해져 가고 있고, 개인들은 시스템에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시장 참여율, 옵션 시장참여율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닙니다. 이것은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하나의 주요한 현상입니다.
유일하게 내 인생을 위한 주체성과 통제성을 가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 주식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의 정수인 시장이 오히려 실제 세상보다 더 자신에게 불리한 구조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주체성을 찾기위해 시장으로 뛰어듭니다. "천천히 죽어가느니, 확률적으로 불리해서 망하더라도 내 손으로 망하겠다"라는 판단을 할 만큼 대부분의 현생은 간절합니다.
그렇게 간절한데도 투자를 잘하려면 현생이 행복해서 투자를 조금 무심하게 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참 역설적입니다. 그 역설 덕분에 카지노와 증권사가 돈을 벌고 대부분의 투자자는 돈을 잃습니다.
자본주의의 구조와 시장은 빨리 가고 싶어하는 사람일 수록 더 먼길을 돌아가게 만듭니다. 빨리 가고 싶을 수록 천천히 가야하죠. 하지만 그것이 주식시장을 다루는 방법이고, 그 역설을 깨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에게만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겠죠.
언젠가 이 글을 스스로 되돌아보았을 때, 심리편향에 의한 손실이 0에 가까운 행복한 투자자가 되어있다면 한없이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무리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