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승률을 조금만 초과하기만 해도 장기적으론 수익이 날거야 라는 러프한 생각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ㄷㄷ
52% 승률로 동일 손익비 승부를 10만번 했을때도 70% CI 하단이 손실이라니.
(물론 승률을 올리기 위해 노력도 해야겠지만..) 안전마진, 손익비 계산 이런 뻔한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느낀다. 마지막에 운을 탓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내 투자가 올바른 숫자에 기반하고 있는 지 수시로 점검해야한다.
*참고로 3.5BB/100(대략 55% 승률)는 되어야 70% ci 하단이 10만번 핸드에서 수익 영역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적랑
2025.12.12
[시리즈 연재 예고편] 확률론적 사고 (금융과 도박과의 관계 : Texas hold'em으로 설명)
월간 거장이야기 래리 하이트의 내용을 보고 한 번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래리 하이트의 내용을 보고 감명을 깊게 받았다기 보다는 제가 포커라는 게임에 대해 공부하면서 느끼고 금융 시장에 접목하고자 하는 깨달음을 비슷하게 적용했던 사람이 래리 하이트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공유하고 의견을 들어보고자 이 글을 씁니다. 먼저 포커이론을 금융에서 접목시킬 수 있냐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실제로 월가에서도 금융을 설명할 때 포커를 사용하는 모습을 종종 보고는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리라 생각하는 피터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제 1부에도 관련 내용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사실 주식시장을 보면 나는 스터드 포커가 떠오른다.' '매달 규칙적으로 스터드 포커를 하는 사람은 똑같은 '행운아'가 늘 돈을 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행운아는 카드 패가 펼쳐질 때마다 확률을 조심스럽게 계산하고 또 계산해서 투자 수익을 극대화 하는 사람이다.' '스터드 포커 테이블에서나 월스트리트에서나 기적이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잃는 사람은 계속 잃을 수 밖에 없다.'
위 내용은 월가의 영웅들 책 1부에 나오는 내용들로 스터드 포커는 해본적이 없지만 Texas hold'em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포커 게임의 이해도가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으로써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퀀트 트레이딩과 파생상품에 강점을 두는 투자 회사인 '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SIG)'에서는 내부 교육으로 poker game 이론을 설명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포커 게임은 그냥 도박이 아닌가? 네, 저는 그 말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는 포커 게임을 도박이라 하고 누구는 도박이 아니라 합니다. 또 어느 지역에서는 합법이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불법이지요. 이는 '도박'이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광의의 의미에서는 '도박'이란 재물, 재산상의 이익을 걸고 서로 승부를 다투는 짓으로 이 정의에서는 당연히 포커 게임은 도박입니다. 허나 이 정의를 들이민다면 합법이긴 하지만 금융 역시 도박의 범주 내에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왔다갔다 하는 일이고 손해를 보는 사람과 이익을 보는 사람 모두 있는 곳이니까요. (물론 제로섬 게임은 아니긴 합니다.)
그렇다면 도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합법인 지역에서의 이유는 뭘까요? 위 피터린치가 언급한 내용과 관련이 있습니다. 룰렛 등과 같이 오로지 '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이것은 도박이 아니다. 도박은 오직 '운'만으로만 승부를 날 때를 도박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본다면 도박이 아닙니다. 실력에 의해 좌우되는 게임이니까요. 포커게임이 왜 실력 게임인지에 대해서 까지 설명하자면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 얘기로 넘어가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말한 내용과 앞으로 말할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 문장들만 이해하면 됩니다.
포커는 실력에 의해 결정되는 게임이며, 장기적인 승리를 위해서는 확률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확률론적인 사고를 금융 시장에 접목할 수 있다.
확률론적인 이야기에 대해 해보겠습니다. 확률에 대해 아예 모르는 사람은 무슨 도박에 확률이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확률론은 애초에 도박과 밀접하게 관련된 학문입니다. 중간에 중단된 도박의 판돈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는 주제로 한 페르마와 파스칼의 편지를 기원으로 시작해 도박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론들을 바탕으로 이후 베르누이, 라플라스 등이 확률론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최근 사례를 보면 퀀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에드워드 소프는 카드카운팅을 기반으로 카지노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블랙잭 게임을 본인에게 유리한 확률로 바꾸었고 이를 통해 돈을 번 후 헤지펀드를 세워 장기간 꾸준한 수익을 올리며 높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포커의 어떠한 점을 금융에 접목할 수 있을 까요? 저는 Texas hold'em 에서 돈을 따기 위한 전략을 한마디로 말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높은 EV의 액션을 고찰 후 이를 시행하는 것' 포커에서도 여러 이론이 있지만 모든 이론은 이 하나의 문장을 잘 시행하기 위한 방법론일 뿐 결국 명심해야될 것은 이 하나의 문장입니다. 포커의 여러 이론들을 설명하면 지루하고 이야기 또한 길어지기에 금융 시장에 접목할 수 있는, 그리고 가장 본질적인 개념인 EV와 variance에 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EV란 Expected value 즉, 기댓값입니다. 어떤 행위를 했을 때 그 행위가 가져올 수 있는 이론적인 값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여기 버튼 하나가 있습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52% 확률로 +10,000원, 48% 확률로 -10,000원이 된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이 버튼의 기댓값은 몇일까요? (0.52*10000)-(0.48*10000) = 400으로 +400원의 기댓값을 가집니다. 100번 누른다면 저희는 확률적으로 +40,000원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이론값입니다. 실제 현실에서는 +400원 씩 누적되는 게 아니라 +10,000원 혹은 -10,000원의 일이 일어납니다.
포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게임에서 돈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EV가 +인 선택을 반복하고자 하고 실제로 그러한 선택을 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모두에게 같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를 계산하는 계산기로 poker-variance-calculator도 있는데, 이 계산기를 통해 돌려보면 다음과 같은 그래프가 나옵니다.
BB라는 단위는 모르는 사람이 많을테니 $나 ₩과 같이 얻을 수 있는 돈에 해당하는 단위 정도로만 이해하고 넘어가시면 충분합니다. 이 그래프에 대해 설명하자면 100번의 시행당 +2.5BB의 기댓값을 가지는 행위를 100,000번 반복했을 때의 예상되는 결과 입니다. (표준편차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표준편차를 넣었습니다) 모두가 똑같이 기댓값이 +가 되는 선택을 하고 그 시행을 10만번이나 반복했음에도 21.45%에 해당하는 사람은 돈을 잃고 Best일때의 결과와 Worst일때의 결과가 큰 차이를 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음.. 생소한 개념이라 이해하기 어려우실 거 같으니 아까 그 버튼에 대한 얘기를 잠시 해보고 다시 이 그래프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다시 아래 버튼을 누르면 52% 확률로 +10,000원, 48% 확률로 -10,000원을 얻습니다. 그럼 이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 버튼을 누를 수 있는 방이 있고 그 방에 일정 금액만 들고 들어갈 수 있다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저희는 얼마를 들고 들어가야 파산하지 않고 이 버튼을 계속 누를 수 있을까요? 물론, 1억 이상 들고가면 계속 눌러도 파산할 가능성이 매우 적을 것 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최소 금액을 생각해봅시다. 최소 얼마를 들고가야 할까요? 얼마를 들고가시겠습니까?
생각을 해보셨나요?
각자의 경험에 따라 금액이 다를 거 같은데 이는 어느정도 수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물론 세계에서 제일 운이 안 좋아서 돈을 잃는 선택지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와 큰 돈을 들고 시작하더라도 파산을 할 수 있고 세계에서 운이 가장 좋은 사람이라 10,000원을 들고 시작하더라도 1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극단적인 경우는 보통 일어나지 않으니 저희는 이를 확률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100% 확률로 파산을 하지 않을 금액은 소위 기적이라 불릴 정도의 아주 미세한 확률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하기 어렵겠지만, 99% 확률로 파산을 안 할 금액과 95% 확률로 파산을 안 할 금액 정도는 저희가 계산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저 버튼을 100번 눌렀을 때의 저희의 기대 수익은 40,000원 입니다. 하지만 기대 값은 이론 값이고 현실 값이 아닙니다. 대수의 법칙에 따라 시행을 무한이 증가시키면 이론값에 가까워지겠지만 100번 정도의 시행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죠
대략 계산을 해본다면 같은 시행을 했을 때 상위 1%의 운을 가진 사람은 대략 280,000원의 이득을 봤을 것이고 하위 1%의 운을 가진 사람은 200,000원의 손해를 봤을 것입니다.
둘 모두 +40,000원을 받을 만한 행동을 했지만 누구는 행동의 7배에 달하는 보상을 얻었으며 누군가는 오히려 -인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로는 몇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대략적으로만 얘기하자면
첫째 52%의 확률은 운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확률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100번의 시행은 기대 수익과 비슷한 결과를 내기에는 너무 작은 시행 횟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런 예시를 들었던 이유는 위에 말했었던 문장을 풀어 설명하기 위해서 입니다.
'가장 높은 EV의 액션을 고찰 후 이를 시행하는 것' 이 저는 포커의 모든 이론이 도달하고자 하는 최종적인 목표라 말한 바 있습니다. 포커를 할 때 저희는 위의 버튼과 같이 저희의 EV를 실시간으로 알지 못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 vs 사람이 하는 게임이니 만큼 '추측'에 의지하고 복기하려 하더라도 저희가 알 수 있는 정보는 상대방의 액션, 우리의 액션, 그리고 결과 이 세가지 정보입니다. 이 액션과 결과만을 가지고 저희의 EV를 추측해야 하는데, 문제는 위의 버튼과 같이 포커는 조그마한 확률적 우위를 가지고 하는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최선의 플레이를 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운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돈을 잃을 수 있고, 반대로 최악의 플레이를 했더라도 운이 좋다는 이유로 돈을 얻을 수 있는 게임입니다.
다시 위의 그래프를 보며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 그래프는 EV(검은선), 70% confidence inteval, 95% confidence inteval과 함께 여러 시나리오를 시각화 해서 보여준 그래프 입니다. 100핸드당 +2.5bb(100번 게임을 했을 때 기대 수익 +2.5bb) 를 가정하고 돌린 계산기 인데, 이 정도 수치면 같이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꽤나 뛰어난 player 입니다. 그리고 이 그래프는 그 뛰어난 player가 총 100,000번의 게임을 했을 때의 기대 수익입니다.
100,000번이면 꽤나 큰 숫자이고 온라인에서 한 번에 12게임을 동시에 플레이 한다고 하더라도 100시간 가량을 해야 나오는 샘플입니다. 그럼에도 꽤나 많은 시나리오에서 돈을 잃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소위 이 일을 전업으로 하며 pro poker player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함을 이론적으로든 경험적으로든 느끼기 때문에 계속해서 돈을 잃는다 하더라도 내가 한 액션이 옳은 액션이었나? 라는 고찰을 가지고 돈을 계속 딴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의 고찰을 합니다.
즉, 결과에 상관없이 내가 한 행위가 최적의 EV를 가진 행동이었는지에 대해 고찰합니다. 이 게임에 운이라는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그 운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고방식을 금융 접목하고자 노력하고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에 말했던
포커는 실력에 의해 결정되는 게임이며, 장기적인 승리를 위해서는 확률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확률론적인 사고를 금융 시장에 접목할 수 있다.
이 문장을 설명하고자 풀어 얘기했는데, 저희가 투자를 할 때 돈을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취해야할 태도는 단순이 수익률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매수, 매도, 홀딩 등의 액션을 취했을 때의 논리가 타당한가? 그리고 왜 타당했는 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수익률이 낮은 행동이 잘못된 액션이 아니고 수익률이 좋았던 행동이 꼭 좋은 액션은 아니라는 것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 방식을 가지지 않고 너무 결과론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 조차도 운이 좋을 때와 운이 안 좋을 때 똑같은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항상 결과론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이런 생각을 정리하고 상기해보고자 이런 글을 써 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성공이라는 것은
성공 = 실력 + 운
실력과 운의 비중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를테지만 저는 상황과 목표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운이라 하는 것은 사람마다 명칭이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신의 뜻, 운, 운명, 기적 등등)
저는 어떤 것이든 이 '운' 이라는 것은 저희가 조절할 수 없는 영역이고 운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를 모두 포함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구상하는 '실력'에 집중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