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투자와 지루한 투자
장밋빛 미래를 바라보며 과열된 주식에 숟가락을 얹는 것과
모두가 이 기업은 끝났다고 외칠 때 매수 버튼을 누르고 견디는 것
나는 과연 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지켜보며,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투자는 그래서 참 어렵다.

롤라팔루자
2026.05.18
[프로젝트 Foresight] 운명론적 투자
2024년 투자철학의 방향성을 잃고, 다시 탐독을 시작했다.
아직 갈길이 멀고, 앞으로도 계속 바뀌어(발전) 하겠지만, 최근 강하게 든 생각이 있어 글로 적어본다.
멍거이즘(Munger-ism)의 궁극은 운명론적 투자라는 것이다.
첫째, 내 능력의 범위는 운명론적이다. 과거부터 축적되온 경험/역량/기질이 나의 능력의 범위를 정의하기 때문에, 운명론적이다.
물론 노력으로 앞으로의 능력의 범위를 발전시킬 수 있다. 운명도 마찬가지로 노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과거의 맥락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이미 정해진것이 크고, 그래서 운명론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매력적인 가격, 즉 안전마진이 오는것은 정말 운명론적이다.
이상적인 매수 타이밍은 내 능력의 범위 정중앙에, 철저하게 안전마진이 확보되었을때다.
내 능력의 범위에 있어서, 내가 빼어난 기업이라는걸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기업이, 매우 큰 할인을 받게되는 상황은, 나의 노력과 상관이 없는 운명론적인 이벤트이다.
셋째, 향후 수익도 운명론적이다.
1년 혹은 3년이 넘는 긴 시계열의 투자는 기본적으로 복잡계의 투자이다.
사업계획은 모두 틀어질 것이고, 주변 상황부터 모든 변수는 예측의 범위를 넘어선다.
위대한 기업을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그 기업의 하방 체력은 예상할 수 있지만, 상방을 뚫어버리는 거대한 신사업은 도무지 사전에 예측할 수 없다.
구글이 지메일, 구글어스, 유튜브를 찾아내듯이.
아마존이 프라임, 알렉사, AWS를 찾아내듯이.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을 찾아내듯이.
위대한 기업의 위대한 수익을 만들어내는 위대한 신사업은 도무지 사전에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에 3년을 넘어선 장기 투자에서, 10년을 넘어선 초장기 투자에서 위대한 수익률은 운명론적인 것이다.
물론, 그 운명을 나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여러 자질을 탐색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모든게 운명에 달린, 극적으로 소극적이면서 적극적인 투자는 어떻게 마음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것일까.
지극히 좋아하는 것만을 한다면, 당연히 많이 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당연히 잘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당연히 나에게 유리할 것이다.
문제는 이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실현화 시킬 수 있는 인내력이 나에게 있는지이다.
완전한 신뢰를 가지고, 과정을 온전히 즐기는 것.
그것이 궁극의 멍거이즘, 궁극의 운명론적 투자라고 생각한다.
PS. 매일 부화뇌동하는 나에게 작은 용기를 주기위해 이렇게 글으로 적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