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Valley 생태계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다른 sns와 매체에서는 주어진 컨텐츠를 멀찍이서 소비할 뿐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글을 쓰는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궤적으로 글을 쌓아나가는지 좀 더 가까이 느끼게 됩니다. 단순 정보글 뿐 아니라 일상과 삶에 대한 글도 공존하는 덕인 것 같습니다.
특히 글쓰기에 대한 글들을 보고 있으면, 뭔가를 배우기 시작하면 그 지식을 공유하고 생산하는 것도 바로 시작하자는 아이디어가 더 공고해집니다.
부족한 글이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은 접어두고, 자주 생각을 공유해야겠습니다.

DAEUL
2026.04.01
성실함에 대해 재정의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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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이 있다.
'뭔가를 배우면, 배운 일을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일도 시작해라.'
처음에는 돈이되는 일만 배우고 하라는 성과주의적 명제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 저 문장이 다르게 보인다.
'바로 효용이 생기는 일을 통해서만 배움을 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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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보상은 굉장히 큰 요인이다.
그리고 현 시대는 유튜브나 sns, 빠른 정보교류로 생겨난 무한한 틈새시장으로 인해
'자잘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 굉장히 많아졌다.
그런 점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갈고닦기도 좋은 환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잘 몰라도 일단 배우고, 시도해보고
내가 배우고 시도한 것을 그대로 공유하면 조회수가 되고 돈이 된다.
(사실 대부분의 예체능 교육이 이런 맥락이다.)
시도와 배움에 대해서 즉각적인 보상을 창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
비록 그 시도가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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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배움이란 고단하다.
'수련'이라는 단어의 뉘앙스에 더 가깝다.
연습을 반복할 때마다, 공부할 때마다 나 자신의 무지함과 미숙함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래서 대부분은 눈 앞에 보이는 보상을 좇으며 본질적인 배움에서 멀어져 간다.
ex) 경제지식을 쌓고 투자근거를 세워나가기보다 당장의 시황분석을 쫓아다니며 일희일비한다.
ex2) 당장 내 귀에 내 노래가 듣기 좋게 들리는 걸 보상 삼는다. 발성을 단계단계 정확히 연습하기보다 그럴듯한 모창만 반복한다.
배움의 고통 그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모든 고통을 그저 감내만 하겠다.'라는 태도는 이상론이다.
그렇기에 배움을 할 때는 항상 보상이 필요하다.
여기서 처음 소개한 명제가 나온다.
'뭔가를 배우면, 배운 일을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일도 시작해라.'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일이란, 배움이 효용=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sns에 공유하기, 실력이 된다면 과외를 해보기, 자화자찬하기, 동호회 사람들과 나누고 칭찬받기 뭐든 좋다.
돈 뿐 아니라, 자존감, 타인의 인정, 성취감 등등 강력한 효용이 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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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계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자.
성실함이라는게 정말 절대적인 걸까?
내 경험을 소개하며 논의를 확장하고자 한다.
나는 보컬 트레이너다.
내 음악적 기반은 작곡과 피아노다. 하지만 주 소득은 보컬레슨이다.
내 꿈은 나 자신의 음악을 하는 거고 거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작곡과 피아노 연습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매일 만나는 보컬레슨생들에게 더 좋은 레슨을 하고,
시범으로 폼나는 고음을 보여줘서 레슨생들을 설득하려면
노래연습을 해도해도 부족하다.
그러던 중에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이 생겼다.
내 음악을 찾아듣고,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가격판'에도 없는 것을 제의해준 고마운 학생이다.
그 학생이 생김으로서 피아노 연습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돈'적인 보상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레스너'라는 정체성과 매주 가르쳐야한다는 의무감이 나를 움직인다.
피아노 테크닉, 음악이론에 대한 재정립, 학생이 언젠가 치고싶다 말한 곡들 미리 연습해두기
노래연습에만 쫓기던 하루루틴에 피아노연습의 지분이 커진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타인이 생각하기에도 나는 불성실하지 않었다.
매일 연습에 매진하고, 레슨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내 목표에 본질적인 피아노,작곡 연습에는 소홀했다.
하지만 노래연습에만 몰두하는게 내 무의식이 생각하기에 가장 필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회사일이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자기계발할 시간이 나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직장인들도 같은 처지이지 않을까 싶다.
본업에 최선을 다해 매진하고, 그리고 남은건 또 내일 출근하기 위해 '쉰다'라는 선택지가 가장 우선이고 효용이 컸을 뿐인거다.
하루종일 게임에 몰두하던, 직장에서 일에 몰두하던, 연습에 몰두하던 사실 똑같이 피로하다.
똑같이 내 자원을 사용한 것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자의로든 타의로든 그 일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적어도 그렇게 판단해서) 했을 뿐이다.
그 선택이 생산적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자의적인 평가기준일 뿐이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뭘 했는지와 상관없이 무언가를 했다.
다만 그 선택이 스스로가 바라는 선택이었는지만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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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놀았든, 공부했든, 뭘 했든
내가 뭔가를 선택해서 몰두했다면 그것 자체가 성실함이라는 것이다.
정말 하루종일 오락에만 빠져있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한 이유는 아마, 무의식 차원에서 그 선택이 가장 효용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성실함'을 획득하는 건
의지를 발휘하고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내고 싶은 일(노래연습이 아니라 피아노,작곡 연습/ 타인의 컨센서스를 쫓아다니는게 아니라 나만의 근거 쌓기 / 게임,넷플릭스가 아니라 유산소 운동 등)에다가 더 많은 크레딧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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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더 좋은 선택지에, 더 많은 크레딧을 부여할까?
'뭔가를 배우면, 배운 일을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일도 시작해라.'
바로 이것이다.
유튜브를 하든, 블로그를 쓰든,
내 경우엔 당장 작곡/피아노 레슨생을 모집해볼 수도 있겠다.
투자자라면, 당장 소액으로라도 주식을 매수해보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실제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를 반복하며
'이 일이 정말 효용이 큰거야.' 라고 계속 가르쳐주는 일이 '성실함'으로 향하는 길이 아닐까?
'넷플릭스 보는 것보다 잠깐 조깅하는게 더 기분 좋지 않아?'
'시황분석 찾아보며 불안해하는 것보다, 스스로 한번 분석해보는게 더 안심되지 않아?'
'피아노 연습 더 하면, 노래만 집착 안해도 레슨생 더 많아질 수도 있는데?'
정리
'비생산적인 일'을 한다고 해서 성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일'과 '내 무의식이 선택한 일'의 불일치가 '불성실하다'라는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내 무의식이 선택한 일'과 '내가 원하는 일'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3을 이뤄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뭔가를 배우면, 배운 일을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일도 시작해라.'
그러니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배우고 나서 하고싶은 일' 먼저 시작해라. 그럼 배워진다. 그게 올바른 순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