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70%가 삼전/닉스에 다니는 상황에서
FOMO를 이겨내는법! -> 없다.
배 아파다하가 다시 내 삶으로 돌아와야 하는 법

호랭교관
2026.05.25
내 친구의 70%가 삼성전자/하이닉스에서 근무하는데 어떻게 FOMO를 안 느끼니...? 어떻게 배가 안 아프겠니?
니가 사는 그 집~ 그회사가 내 직장이었어야해
괜히 오늘은 “니가 사는 그 집”이라는 노래가 떠오르는 하루였다. 가장 친했던 친구들이 타고 있는 인생의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내 눈앞에서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 함께 공부하고, 술 마시고, 취업 걱정을 나눴던 가장 가까운 친구들의 엘리베이터..
FOMO가 왔다. 그냥 살짝 온 게 아니라, 아주 크게 왔다. ‘아, 저 길을 갔으면 나도 지금 저기에 있었을까?’
‘나는 왜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내가 지난 10년 동안 투자한다고, 공부한다고, 열심히 살아온 것들이 친구들의 2년치 급여로 따라 잡히는 구나..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1. 아무나? 반도체로 가던 시절, 나는 우쭐했다.
2015~2016년, 공과대학 졸업 시즌의 분위기는 지금 생각해도 꽤 독특했다. 취업시장이 쉽지는 않았지만, 주변 공대생들 사이에서는 이상한 안정감이 있었다.
다른 기업은 떨어져도 공장을 확장하는 하이닉스는 공대생들 대부분을 붙여주는 분위기였고, 삼성전자도 많은 동기들이 합격했다.
내가 속해 있던 대학교 동아리 단톡방만 봐도 그랬다.
하이닉스 4명. (그중 2명은 이후 삼성전자로 이직)
삼성전자 4명
다른 1명은 7급 공무원, 나머지는 현대차, 석유화학회사
그리고 나는 정유회사 입사
당시 나는 내 선택에 꽤 만족했다. 정유회사라니. 대부분 SKY출신이 가고 내 전공도 살리 내가 진짜 엔지니어지, 반도체에 학사출신이 간다? 금방 짤릴거야. 솔직히 말하면 “크으, 내가 좀더 뛰어나구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큰 차이는 없었다.
그들도 회사생활을 했고, 나도 회사생활을 했다.
그들도 출근했고, 나도 출근했다.
그들도 야근했고, 나도 야근했다.
그들도 조직 안에서 버텼고, 나도 조직 안에서 버텼다.
그런데 하이닉스의 성과금 소식 이후 1차 충격 하지만, 삼성전자로 이직한 친구들도 있어서 같이 배아파하며 버텼다. 하지만 이번 삼성전자 타협안과 보상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 균형감이 갑자기 흔들렸다.
내가 가장 친했던 친구들 중 일부가 사실상 벼락부자에 가까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을 보면서, 마음속에서 아주 솔직한 감정이 올라왔다.
배가 아팠다. 이 감정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부러웠다. 많이 부러웠다.
2. FOMO는 늘 “내가 갈 수도 있었던 길”에서 가장 세게 온다
사실 남의 성공이 모두 나를 흔들지는 않는다. 내가 전혀 갈 수 없던 길이라면 오히려 담담하다. 세계적인 운동선수가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배가 아프지는 않다. 내가 그 길을 갈 수 없었다는 걸 아니까.
그런데 이번 감정은 다르다. 나도 그때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적어도 내 주변 세계관에서는 그랬다. 친한 친구들 뿐만 아니라 당시 우리 공대의 전체적인 분위기, 주변 선/후배들까지 넓혀보면 70% 정도가 전자와 하이닉스에 다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니 마음이 복잡해진다. ‘나도 그때 그냥 썼으면 갔을 텐데.’ ‘왜 나는 안 갔지?’ ‘그 선택 하나가 지금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었나?’
FOMO는 단순히 남이 돈을 벌어서 오는 감정이 아니라, “나도 저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는 상상에서 온다. 그 상상이 사람을 괴롭힌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다시 편집하게 만들고, 지금의 삶을 갑자기 초라하게 보이게 만든다. 삼성전자 타결 이전까지는 그래도 마음이 평온했다. 설마설마하는 마음도 있었고, 나는 러닝도 하고 명상도 하면서 꽤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이 가까워지니 생각보다 강하게 흔들렸다.
나도 그냥 직장생활을 한 것 아닌가?
그들도 그냥 직장생활을 한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결과는 이렇게 벌어지는가?
이 질문이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3. 질투는 이상한 방향으로도 번진다
FOMO가 심해지니 이상한 생각도 올라오고 있다. 정유회사가 돈을 벌면 횡재세 이야기가 나오고, 기름값이 오르면 사회적 책임을 말하는데, 반도체는 이렇게 큰 보상을 받아도 괜찮은가. 왜 어떤 산업의 초과이익은 사회적으로 의심받고, 어떤 산업의 초과이익은 국가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박수받는가??? 왜 왜 왜, 우리도 수출 산업인데??왜??
용인팹을 만든다고 원자력, 태양광, 송전탑을 막 설치할 거고, 그것들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까는거 아닌가? 한전의 부채라도 갚던가 어? 왜 왜 왜(미쳐간다)
물론 이 생각은 ㅋㅋ그저...쓸 때 없는 생각이라는 걸 스스로도 안다. 이런 사회주의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기도 하고, “이게 맞나?” 싶은 잡생각들이 계속 돈다. 하지만 이런 감정까지가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다.
사람은 배가 아프면 세상을 갑자기 공정과 정의로 보기 시작한다. 내가 이익을 얻을 때는 능력이고, 남이 이익을 얻을 때는 구조적 혜택처럼 보인다. 내가 못 가진 것을 남이 가질 때, 우리는 종종 정의의 언어를 빌려 질투를 포장한다.
멍거옹이 질투심이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하는데, 이해가 된다. 지금 나는 질투의 늪 초입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4. 그래도 지금의 나는, 지금의 삶을 긍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사실이 있다. 아들이 태어났고, 나는 지금 아빠가 되었다. 너무나 행복하고 지금의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
이 현실은 바꿀 수 없다. 그리고 사실 바꾸고 싶지도 않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선택했다면, 지금의 아내와 지금의 아이와 지금의 시간들이 존재할까? 물론 알 수 없다. 하지만 인생은 엑셀처럼 한 변수만 바꿔서 결과를 비교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직장을 바꾸면 사는 지역이 달라졌을 수 있고, 만나는 사람이 달라졌을 수 있고, 결혼의 타이밍이 달라졌을 수 있고, 아이가 태어난 시간도 달라졌을 수 있다. 그러면 지금 내가 품에 안고 있는 이 아이도 없었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FOMO는 조금 힘을 잃는다.
내가 놓친 돈은 보인다. 하지만 그 선택 덕분에 얻게 된 것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늘 놓친 수익률은 계산하지만, 현재의 행복은 계산하지 못한다.
남의 보상은 숫자로 보이지만, 내 아이의 웃음은 계좌에 찍히지 않는다.그래서 사람은 쉽게 흔들린다.
하지만 계좌에 찍히지 않는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5. 나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올 것이다
FOMO가 나를 괴롭히는 이유는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나에게도 기회는 이미 여러 번 있었다.
비트코인을 300만 원대에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 당시 20개 이상을 보유했었는데...
2020년 코로나 폭락장이 있었다.
2023년 하락장이 있었다.
두자리 이상의 시드에서 지금의 AI 불장을 만났다. 물론 반도체 포지션이 적어 수익이 좋지않다.
그때마다 나는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선택은 놓쳤고, 어떤 선택은 너무 작게 잡았고, 어떤 선택은 너무 일찍 팔았다. 그러니까 지금의 FOMO는 사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만 관한 것이 아니다. 내 안에는 이미 여러 번의 놓친 기회들이 쌓여 있다.
하지만 기회는 한 번만 오지 않는다. 형태만 바뀔 뿐, 시장은 계속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어느 때는 비트코인으로 오고, 어느 때는 코로나 폭락으로 오고, 어느 때는 AI로 오고, 어느 때는 아무도 보지 않는 지루한 기업의 저평가로 온다.
문제는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라, 내가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느냐다. 그래서 지금 해야 할 일은 후회가 아니라 준비다. 남의 성과를 보며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기회가 왔을 때 조금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6. 홍진채 대표님을 보며 배우는 것: 즐기는 사람이 오래 간다
내가 홍진채 대표님을 보며 자주 느끼는 것이 있다. 그는 투자를 설명할 때 즐거워 보인다. 너무 공유하고 싶어 즐거워 하면서 생각이 빨라지고 말도 빠르게 흘러가고, 새로운 구조를 발견했을 때 얼굴에 즐거움이 드러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 태도가 참 부럽다. 결국 오래 가는 사람은 결과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다. 시장에서 매번 이기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은 오래 버틸 수 있다. 오래 버티는 사람은 결국 더 많은 기회를 만난다.
나는 이 지점에서 마음을 다시 잡아야 한다. 투자로 성장할 수 있고, Vally AI와 함께라면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지금 놓친 것만 보며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다시 공부하고, 다시 쓰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실행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FOMO도 결국 기록하고 해석하면 하나의 투자 공부가 된다. 왜 나는 흔들렸는가. 왜 남의 성과에 이렇게 반응했는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이 다음 투자와 다음 삶의 태도를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7. 장인어른에게서 배운 무형자본의 힘
돈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삶이 먼저다.
나는 장인어른을 보며 배운 것이 많다. 65세가 넘은 나이에도 장인어른은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신다. 법인차도 나오고, 연봉도 많이 받으신다. 그런데 내가 더 배우고 싶은 것은 그런 조건보다 태도다.
항상 적극적이시다.
테니스 동호회를 네 개씩 다니신다.
매주 테니스를 치고, 자전거를 타고, 막걸리도 한잔하신다.
늘 건강하고, 표정이 밝다.
누구보다 에너지가 넘치게 출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운동을 한다. 얼마 전 함께 3박4일 여행을 갔을 때는 10개월 된 우리 아기를 나 대신 아기띠로 매고 계속 함께 움직여 주셨다.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튼튼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 모습이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
그때 느꼈다. 좋은 삶에는 돈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몸이 필요하고, 태도가 필요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힘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도 움직일 수 있는 체력, 누군가에게 든든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건강,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건 계좌에 찍히지 않는 자본이다. 하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무형자본이다.
"건강자본, 가족자본, 관계자본, 정신자본, 학습자본, 태도자본."
돈이 많으면 좋다. 당연히 좋다. 하지만 돈이 모든 무형자본을 자동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돈을 좇느라 이 자본들을 잃으면, 나중에 남는 것은 숫자뿐일 수 있다.
8.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다시 나의 객관적인 상황으로 돌아 와보자. 사실 이미 괜찮은 월급, 동료 관계, 업무에서의 인정을 받고 있다. 나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다.
추가로 내가 하고 있는 즐거운 시간들을 보자
퇴근 후에는 핸드폰을 보이지 않는 사물함에 두고 가족과의 시간에 최근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아기와 보내는 시간
고생하는 아내를 위로하는 작은 선물을 사줄만한 돈도 있다.
내 몸을 가꾸기 위한 러닝과 운동을 주 3~4회 하고 있다.
아재님의 영상들 이후로 명상앱 마보와 함께 꾸준히 명상도 하고 있다. 생각을 붙잡아두는 글쓰기도 꾸준히 하고 있고, 내가 쓸 애플리케이션들은 클로드 코드/코덱스와 함께 직접 개발하고 정보 취득도 많이 자동화를 해뒀다.
이것들은 당장 누군가의 성과금처럼 이슈가 되지도 않고 단톡방에서 숫자로 자랑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것들이 내 삶의 바닥을 만든다. 그리고 바닥이 단단한 사람만이 다음 기회를 버틸 수 있다.
FOMO에 휩쓸린 사람은 남의 속도로 달리려 한다. 자기 속도를 잃은 사람은 좋은 기회를 잡아도 버티지 못한다.
반대로 자기 삶이 단단한 사람은 시장이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잠깐 배 아파하고, 다시 달리면 된다.
잠깐 흔들리고, 다시 명상하면 된다.
잠깐 후회하고, 다시 쓰면 된다.
잠깐 비교하고, 다시 내 삶으로 돌아오면 된다.
결론: FOMO는 한순간이고, 삶은 계속된다
찰리 멍거는 질투를 인간을 파괴하는 가장 어리석은 감정 중 하나로 봤다. 남이 가진 것을 미워하고, 남의 성공 때문에 내 삶을 망치는 것은 정말 미친 짓에 가깝다.
하지만 알면서도 어렵다. FOMO를 안 느끼기란 너무 어렵다. 특히 내가 갈 수도 있었다고 믿는 길에서 누군가 큰 성과를 얻었을 때, 마음이 평온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인정하려고 한다.
너무 배가 아프다.
너무 부럽다.
많이 아쉽다.
후회도 된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는 말자..
내 인생은 아직 끝난 게 아니고, 시장의 기회도 끝난 게 아니며, 나는 아직 배우고 있고, 쓰고 있고, 달리고 있고, 아이를 안고 있고, 사랑하는 가족과 살아가고 있다.
남의 보상은 숫자로 보이지만, 내 삶의 자본은 매일 조용히 쌓이고 있다. FOMO는 한순간이고, 삶은 계속된다.
그러니 잠시만 배 아파하고, 다시 달리고, 명상하고, 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