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ackFa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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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드 1층 넓은 홀을 가로지른 후, 우측계단을 통해 이층으로 올라 긴 회랑을 따라 걷다 왼쪽으로 꺽으면, 반대편 구석에 한 무리의 관람객들이 모여서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그 인파 사이를 뚫고 고개를 내밀면, 뒤집어져 희멀건한 자태를 드러낸 남성용 변기 하나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변기는 자신의 커다란 입을 쩍 벌려 이죽거리는 표정으로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듯 하다.
‘나 예술 맞아?’

키치(kitsch)
현대에 이르러 예술이란 세속을 넘어선 특별함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으나, 예술가에게는 실용과 아름다움이 혼재했던 옛시절이 더 행복하였으리라. 사진의 발명으로 실용성을 잃어버린 미술은 아름다움 만으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벌여야만 했다. 예술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 때로는 무엇이 예술이 아닌가를 묻는 게 빠르다. 키치: 자율성을 갖지 않고 타자의 목적에 봉사 하는 것. 흔히 저속함으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이발소 그림이란 별칭으로 더욱 유명하다. 화려한 단풍의 가을산 자락에 물레방아 돌아가는 이 그림이, 아름답긴 하나 예술이 아닌 이유는, 작가의 눈을 통해 현실을 그린 것이 아니며, 숙련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