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를 두고 매크로 투자처럼 말하는 글을 자주 봄.
상급지 1채, 하락장 매수, 그때 샀으면 얼마 벌었다는 식의 이야기들임.
그런데 나는 아파트를 일반 자산과 같은 방식으로 보는 데 늘 불편함이 있음.
주식이나 생산자산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플러스섬에 가깝지만, 아파트 같은 주거 필수재의 가격 상승은 사회 전체로 보면 제로섬 성격이 훨씬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임.
누군가의 자산 증가는 다른 누군가의 더 큰 진입장벽과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지기 쉬움.
그래서 부동산 글에서 가장 경계하게 되는 건 정보 그 자체보다도, 사람의 불안을 건드리는 서사임.
"그때 샀으면 10억 올랐다", "좋은 아파트 1채가 정답이다", "지금 안 사면 뒤처진다" 같은 말은 분석이라기보다 포모를 자극하는 메시지에 더 가깝게 느껴짐.
몇 년 전 부동산 유튜브들이 이런 분위기를 키우면서 온 사회가 서울 아파트를 투자의 장으로만 보기 시작했던 기억도 아직 선명함.
물론 현실적으로 집이 자산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거를 투자 게임의 언어로만 말하는 게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함.
특히 아파트처럼 국민 다수의 삶과 직접 연결된 자산은, 수익률 이전에 주거 안정과 사회적 비용을 함께 봐야 함.
불편한 이유는 단순함.
주거 필수재를 플러스섬 자산처럼 다루는 순간, 분석이 아니라 '주거'의 자산화를 정당화하는 말이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