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흥미진진한 글.
흥분 안할 수가 없는 글이다!

티모씨
2026.04.21
[시리즈 연재] AI 인프라의 물리적 제약
듣고싶어 하지 않는 이야기
이전 아티클에서도 언급했었죠. LLM 중심의 AI 인프라 확충이 실물경제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고, 그에 따라 넘어야 할 허들이 계속해서 높아진다고. 그런데, 이런 이야기는 그다지 동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 평균 4회 이상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면서 업로드한 제 글의 모수가 커지면서, 경험적인 하나의 패턴이 드러났습니다. 좋아요의 갯수가 조회수의 약 10% 정도로 유지된다는 거에요. 위 아티클의 경우, 이 통계적 패턴에 의거하면 좋아요가 약 97개 정도는 나왔어야 하지만, 83개에 불과하죠?
상기 아티클의 전편이었던 아티클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도 미국 실물경제의 균열과 함께 AI 내러티브와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대한 우려를 마지막에 언급했었죠.
이 아티클 역시 조회수는 평균 이상, 좋아요 비중은 평균 이하를 기록했죠. 두 아티클 모두 조회수가 900회가 넘었다면 평균에 비해 (약 600회) 꽤 많이 나온 편이지만, 좋아요의 비중은 장기평균에 상당히 못 미쳤다... 이건 청중들이 관심은 많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혹은 듣고싶지 않다... 대략 이런 거겠죠?
굳이 제 스페이스라는 좁은 공간에서의 패턴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최근 공개된 밸리의 놀라운 또 다른 기능인 "산업분석" 을 활용해도 시장의 관심사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밸리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기능들은 정말 놀랍네요. 뉴런클럽의 일원이어서 행복해요~ 감사합니다.
어쨌든... 여기서 조회되는 순위는 화면 안내에도 포함된 것처럼 1주일 단위 뉴스, SNS 등을 종합해 시장의 주요 관심산업 혹은 주제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하이라이트한 '생성형 AI' 와 'AI 데이터 센터 및 하드웨어' 를 보면 (직접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1, 2위로 급부상했습니다. 짐작컨데 이란 전쟁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벌어지자 결국 믿을 건 AI... 그리고 AI에 대한 자본투자... 이렇게 시장의 관심이 옮아간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생성형 AI와 데이터 센터 및 하드웨어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3월부터 다시 최상위에 등극한 기간 동안, 위에 언급했던 저의 아티클들이 업로드되었죠. 관심도가 높으니 조회수는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좋아요 비중이 적다는 말은 동의를 많이 얻지는 못한다... 대강 분위기 아시겠죠?
뭐... 어쩌겠습니까. 그렇다고 사람들이 좋아할 이야기만 할 수는 없죠. 그 맥락에서 이번 아티클에서도 저는 이전 아티클들과 같은 기조로 많은 이들이 듣고싶어 하지 않는 (혹은 동의하지 않는)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번에는 물리적 제약에 발목잡힌 데이터 센터 확충입니다.
변압기 병목이 데이터 센터의 발목을 잡다
4월 2일, 블룸버그에 변압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2026년 계획된 미국 내 데이터 센터 중 50% 이상이 계획 지연 혹은 취소되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50% 이상이 지연 혹은 취소되었다는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지만, 변압기 수급 병목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었습니다.
변압기 수요가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그래서 한국의 대표적 전력 인프라 기업인 LS ELECTRIC의 주가도 급상승했었죠. 이러한 주가 반응의 전제는 데이터 센터 확장과 수요는 유지된다... 입니다. 그래야 LS ELECTRIC에게 협상 레버리지가 생기고, 단가 높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데이터 센터 확충 계획 자체가 지연 혹은 축소된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공급병목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은 공급업체에게 좋지만, 너무 심해져서 수요가 크게 꺾이고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상황이라면 이건 공급업체에게도 재앙이라는 거죠.
이전 아티클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미국 내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의 취소 케이스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25년부터 시작되었고, 26년에 들어와 더욱 급격히 늘어났죠. 이제는 그 비중이 50% 이상으로 늘어난 겁니다.
게다가 공급병목은 이란 전쟁 덕에 더욱 심화될 예정입니다. 변압기에 들어가는 절연유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핵심소재 규소강판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력도 상당히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며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압력을 받고, 원자재의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워진다면 변압기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하겠죠.
2020년 이전까지 변압기의 리드타임 (주문 후 물건인도까지의 시간) 은 약 24~30개월이었는데, 현재는 두 배인 60개월 (5년) 까지 리드타임이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중고 변압기를 개조해서까지 사용하는 등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데 말이죠. 이것도 그나마 이란 전쟁 이전 수치입니다.
이미 이란 전쟁 발발 이전부터도 공급병목이 수요를 꺾고 있었는데, 전쟁 이후에는 공급 병목이 더 심해진다... 그러면 앞으로 데이터 센터발 전력 인프라 수요가 더 격하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미국 내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각종 전기장비는 수입을 통해 확보합니다. 데이터 센터 붐이 일어난 이후 미국의 전기장비 수입금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보이죠. 위 차트의 핵심 시사점... 전기장비 수입금액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초록 형광펜).
데이터 센터의 수요는 여전한데, 공급이 쫓아오지 못해서 수입금액이 줄었다... 고만 본다면, LS ELECTRIC의 몸값은 더 높아져야겠죠. 그런데, 4월 2일 블룸버그 기사 내용은 공급이 너무 타이트해져서 수요가 꺾였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반복하지만... 이건 공급업체에게도 대재앙입니다.
당장 변압기가 발목을 잡는다고 하지만, 그나마 변압기는 사정이 나은 겁니다. 왜냐... 한 번 설치하면 30년도 넘게 쓰거든요. 리드타임이 길어도 기다려서 물건을 받으면 오래 쓸 수라도 있어요. 당장 쓰지 않더라도 보관해두면 언제든 쓸 수 있습니다. 변압기 모델이 개선돼서 지금 주문한 물건이 5년 뒤에는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이렇게 야적장에 오랫동안 잔뜩 쌓아놓고 있어도 되는 물건이라는 거에요. 실제로 변전소나 한전 시설 내부 공터에 변압기가 위 사진처럼 쌓여있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앞서 중고 변압기를 개조해서 사용하기도 한다고 했었죠.
변압기만 놓고 이야기했지만... 전력 인프라 (발전, 송전, 배전) 까지 이야기를 확장하면 물리적 한계는 더욱 명확해집니다. 필요한 모든 물품의 공급이 원활하다...고 가정해도, 현재 미국의 환경규제를 고려하면 전력 인프라 확장에는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정설이에요.
이걸 두고도 트럼프가 규제완화하면 훨씬 단축시킬 수 있을 거다... 완화했나요? 뭔가 하긴 했습니다. 대통령 행정명령. 오해들이 있던데, 대통령 행정명령이 무슨 왕명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왕명아닙니다. IEEPA 이용해 부과한 관세들도 전부 위법판결났죠.
25년 7월에 서명한 행정명령은 실제 집행에서는 진도가 거의 나가지 않았어요. 따라서, 전력 인프라 확충에 소요되는 시간이 훨씬 짧아질 것이다... 이건 근거가 빈약한 긍정적 기대로 보여집니다.
한 번 투자하면, 오래오래 수 십년을 쓰는 변압기와 전력 인프라의 상황이 이럴진대... 사용년한이 훨씬 짧은 GPU는? 메모리 칩은? 서버는?
이 품목의 평균 사용년한이 3~6년이죠. 젠슨 황은 매번 약 2년 주기로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연산능력 10배 개선 어쩌니 하는데... 이렇게 사용년한이 짧은데다, 2,3년 단위로 골동품이 되어버리는 물품들을 미리 주문해둘 필요가 있을까요? 없죠. 데이터 센터 신축 수요가 50% 이상 지연 혹은 취소되는 정황이라면... 이 물품들은 어떻게 될까요?
데이터 센터 확충이라는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사용년한이 짧은 소멸성 물품 (perishable goods) 의 엄청난 재고는 매우 높은 확률로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판을 크게 벌린 이들일수록 더 큰 소멸성 자산의 재고를 떠안게 되겠죠.
지금은 AI 내러티브에 취해있기보다 이런 우려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Perishable Inventory의 공포
이런 상황이라면... 하이퍼 스케일러들이 맺었다는 AI 하드웨어 장기 공급계약을 파기해버리면 되지 않을까? 그게 어렵답니다. 왜냐... 이 계약들에는 NCNR (Non-Cancellable Non-Returnable)... 취소 불가, 반품 불가 조건이 명시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공급자 주도의 시장이 2,3년째 이어져 왔으니 매수자들이 이런 불리한 조건을 덥썩 덥썩 받아들인 거죠.
그렇다면, 이런 불리한 조건으로 반도체와 서버를 잔뜩 계약해 두었는데, 정작 이 물품들을 설치할 데이터 센터라는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 처한다는 거네요? 게다가 이 반도체와 서버들은 모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용년한이 짧은 소멸성 물품 (perishable goods) 입니다.
단순하게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은 상황인 거죠.
우유에 강력한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앞으로 폭발적인 수요가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잔뜩 환불 및 취소 불가한 선물 구매계약을 맺었습니다.
모두가 같은 연구결과를 보고 똑같이 우유를 사려고 덤벼드는 통에 높은 단가에 취소나 환불도 되지 않는 불리한 선물 계약을 대규모로 체결했습니다.
이제 우유를 보관할 냉장시설 확보를 위해 웃돈 얹어주고 땅도 사고, 보관시설도 지으려고 했는데... 막상 진행하다 보니 이놈의 냉장고를 구할 수가 없네요.
냉장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서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짓기로 했던 보관시설 확충 계약 중 50% 이상은 지연 혹은 취소시켰는데, 정작 우유계약은 취소할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냉장보관 시설없이 쏟아지는 우유 더미를 떠안게 생겼습니다.
이렇게 비유하면 아마 덧글로 '만약 이렇다면~ 저렇다면~' 내지는 '우유는 이러이러하니 다르고~' 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지만, 비유는 어디까지나 비유인만큼 당연히 정확히 현실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소멸성 재고라는 구도가 유사하다는 맥락으로 이해해 주시구요.
자... 여기서 진짜 중요하면서도 무서운 포인트는 '우유에 강력한 항암 효과가 있다' 는 연구결과는 부정되지도, 건드리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LLM이 생산성 향상에 즉각적인 기여를 한다 해도,
그로 인해 LLM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폭발한다 해도,
현 시점에 존재하는 모든 LLM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현실이 된다 하더라도...
하이퍼 스케일러들은 대규모 소멸성 재고를 떠안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여파는 단순히 하이퍼 스케일러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소멸성 재고가 잔뜩 쌓이게 되면... 하이퍼 스케일러들은 신규주문을 낼 수 없겠죠? 이는 반도체, 서버 공급업체들에게 현재 체결된 계약 이후의 미래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지금 NCNR이 적용된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들은 결국 최대 고객들입니다. 공급업체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돈 내놓으라고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 해도, 어쩌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고려를 하지 않을까요? 가령, 돈은 받아냈다 쳐도 계약을 강요했다가 고객들이 '두고 보자'... 면서 경쟁사로 (중국??) 갈아타게 된다면? 혹여나 고객사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면?
당장은 아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소멸성 재고 폭증이 가시화된 상황이라면, 현재 계약된 물량 이후의 미래가 없는 이들 공급업체들에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LLM에 대한 시장의 가장 긍정적인 기대치가 현실이 되었을 때조차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만에 하나라도 현실이 기대에 못미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상황은 훨씬 더 크게 악화되겠죠.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데이터 센터를 포함해 AI 인프라 펀딩을 위해 벌여놓은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순환구조의 고리... 특히, 데이터 센터와 직접 접점을 가진 Coreweave 같은 기업들은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게 됩니다. 실제로 이 기업의 주가는 25년 하반기부터 급락한 상태죠.
위와 같은 순환구조때문에 Coreweave의 불행은 관련된 모두에게 전파됩니다. 위 다이어그램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의 주가를 보시면 아실 수 있죠.
또한, 여기에 동원된 자금의 상당 부분은 (대략 2천억 USD) 사모신용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모펀드의 부실화 우려가 왜 커지고 있을까... LLM에 의해 위협받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노출도가 크고 어쩌고...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물리적 제약에 부딪힌 AI 인프라가 진짜 진앙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장 노출이 큰 Blue Owl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거죠.
낮아질 Forward EPS, 높아질 Forward P/E
이번에는 증시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과거에도 수차례 언급했듯이, S&P500 전체 이익전망에 압도적 기여를 하고 있는 섹터는 IT입니다. 왜? 2026년부터 데이터 센터 인프라에 깔아둔 LLM 서비스들이 돈을 긁어모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계획된 데이터 센터의 50% 이상이 지연 내지는 취소된다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리적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제한된다는 말이고, 그만큼 예상했던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게 되겠죠. 따라서, 현재 IT섹터의 이익전망치가 하락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익전망치 (forward EPS) 가 하락하면, 선행 P/E (forward P/E) 의 분모가 작아지면서 상승하게 되고, IT섹터 주식들은 가만히 있어도 고평가 영역으로 밀려 올라가게 됩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부진을 겪으면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게 되는 거죠.
현 2026년 forward EPS에 앞으로 확충될 데이터 센터의 비중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느냐에 따라 충격의 강도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익전망치 하향과 선행 밸류에이션 상승이 없을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죠.
방향보다 시간축의 문제
이전 금은 위험자산인가?... 아티클에서도 그렇고, 이번 아티클에서도 그렇고, 제가 지적하는 지점은 내러티브나 논리가 아닙니다. 이전 아티클의 덧글들을 보면 달러 디베이스먼트 내러티브의 논리를 피력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해당 아티클에서 저는 달러 디베이스먼트의 논리를 부정한 적이 없어요.
제가 지적한 지점은 달러 디베이스먼트의 논리가 아니라 시간축입니다. 달러의 지위가 앞으로 약해질 것 같다는 데에는 저도 100% 동의합니다. 다만, 저는 디베이스먼트를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로 달러가 약해지기까지는 최소 10년 단위의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는 거에요. 하지만, 현재의 시장은 먼 미래의 긴 시간을 앞당겨 금 가격에 선반영해버렸죠. 그래서 금은 투기성이 높은 위험자산이 되지 않았느냐... 이게 저의 논지입니다.
이번 아티클도 마찬가지에요. AI가 이루어 낼 수 있는 휘황찬란한 미래는 언젠가 현실이 될 것이라 저는 매우 높은 확률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과거 아티클 참조). 하지만, 당장 올해나 내년에 LLM을 중심으로 그 미래가 도래할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 저는 상당한 의구심이 있어요. 반면, 시장 참여자 대부분은 그렇게 될 것이라 보는 거죠.
달러 디베이스먼트와 마찬가지로 어쩌면 AI 역시 먼 미래에나 기대할 수 있는 이벤트를 현재의 가격에 앞당겨 반영하지 않았는가... 이것이 포인트에요. 그러니까, AI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 현실이 되느냐, 마느냐... 어쩌면 이건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겁니다. 현실이 된다 해도 언제 될 거냐... 이것이 훨씬 중요한 거죠.
그리고, 2026년 이익전망을 보건데, 어쩌면 시장은 AI라는 주제에 있어서도 너무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기대감이 너무나 크다 보니 비온 뒤 죽순자라듯 데이터 센터를 엄청나게 짓겠다고 덤볐지만, 현실의 제약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자연스럽게 기대했던 미래의 도래시점은 늦춰질 수밖에 없죠.
익숙하지 않나요? 닷컴버블은 시간축의 문제였습니다. 인터넷은 결국 세상을 지배했지만, 시점에 있어서는 시장의 기대와 현실의 갭은 매우 컸습니다. 시장은 당장이라고 믿었지만, 현실은 십여 년 뒤였죠. 이번에는 다를까요? 저는 AI 역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방향이 아닌 시간축이라고 봅니다.
너무 빠른 판단은 틀린 판단과 같다... 이 격언은 대부분 시장 붕괴를 너무 앞서 예상하지 말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현재 국면에서는 AI에 의한 혁신의 시간축을 지나치게 짧게 판단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쓰일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