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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치의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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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치
2026.05.23

일면식도 없는 이곳에서 이런 조언을 해주시는 분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벨리의 moat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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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아픈손가락
2026.05.23

Claude Code 잘 쓰면, AI 인재일까요

지난 다이제스트에 댓글을 남겨주신 분이 계셨는데요. 때마침 비슷한 질문을 최근 들어 자주 받게되어 이번 기회에 평소에 하던 생각을 좀 더 구체화하여 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cs전공 학부생 3학년에게 해주실 조언 있으신가요? 클로드 코드 엄청 쓰면서 외주 알바를 하면서 느낀 것은 금방 평준화가 될 것 같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Claude Code를 쓸 줄 안다, 그러면 AI talent냐?” “Codex를 잘 써요. 그리고 Codex 안에서 OMX를 걸어서 Hermes 에이전트랑 붙여서 저는 이렇게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 그게 AI talent인가?” AX 컨설팅 같은 것도 반 농담조로 “너네도 어차피 Claude Code 딸깍거릴 건데 무슨 이렇게 비싸게 달라고 그래, 싸게 해” 혹은 점점 AI 쓰는 분들이 많아지니깐 단가가 하락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결국 본인 기반(본인 사업, 본인 talent)가 있는 사람이 부스팅을 받는 구조이지, 클코를 잘쓴다 만으로 만들어진 edge는 금방 사라질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네요. 그러면 결국 T자형 인재라고 하죠. | < 에 해당하는 무언가를 해야 되는데 완전히 새로운 도메인(BIO, FInance ..etc)에서 다시 새로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깐 어지럽군요 후후 댓글 내용을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실례가 되진 않겠죠?) 이와 비슷한 질문은 학부생 뿐만 아니라, 주니어나 커리어 전환을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종종 받는데요. IT 분야에서 AI 시대에 대한 불안이 점점 빠르게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우선 답을 드리기 전에 제 상황을 간단히 설명할게요. 저는 현재 네이버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11년차의 30대 중반 개발자인데요. 저희 회사도 실리콘밸리 빅테크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AI 도구 도입에 진심이라, 전사적으로 빠르게 도입하고 사용을 강하게 독려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파일럿 운영때부터 참여해서 꽤 오래 써온 상태이고, 회사 규모가 있다 보니 본격 도입 후 사용 사례도 꽤 축적되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 전체에 비하면 제가 경험하거나 보고 들은 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얻은 생각을 풀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을 풀어내다 보면 단정적으로 결론지어서 가르치려드는것 마냥 읽힐 수도 있을거 같은데요. 저 또한 매번 부딪히고 틀리면서 가치관을 고쳐나가는 개발자임을 감안해주시고, 생각이 다르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도구는 평준화되지만, 판단력은 아니다 먼저 관찰하신 내용에는 저 또한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AI 도구' 자체는 빠르게 평준화될 거예요. 개인의 프롬프트 잘 쓰는 법, 에이전트 조합법, 워크플로우 같은 것들이 성숙해짐에 따라서도 그렇고, Anthropic이나 OpenAI가 프론티어 모델 자체를 누가 사용하든 훌륭한 성능을 내도록 발전시킬 거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더 중요해지는 건 도구가 아니라 판단력입니다. 어떤 문제를 AI에 맡길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향이 적절한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판단하는 능력 같은 건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현장에서도 이런 흐름이 점점 또렷해지고 있고요. 저 또한 AI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결과물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걸 체감합니다. 코드를 리뷰할 때 보면, 같은 도구를 쥐여줘도 모든 걸 '위임'하거나 결과물을 '수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비판'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결과물 차이가 큽니다. 단순한 이슈 수정이나 작은 규모의 기능 개발은 문제가 없는데, 큰 규모의 개편이나 리팩토링 작업 같은 데선 반드시 드러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Claude Code나 Codex를 잘 써요"라는 자기 PR은 의미가 없을 거예요. "엑셀 잘 다뤄요"와 같은 느낌입니다. 대신 "무엇을 만들었고, 만들기까지의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렸으며, 시행착오는 또 어떻게 극복해 나갔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신규 채용할땐 도구의 이름이 아니라 결과물의 과정과 무게를 볼 것 같아요. 이 관점에서 보면 AI talent를 도구와 연결 짓는 것 자체가 핀트가 살짝 어긋나 있는 것 같습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 되려고 하면, AI는 자연스럽게 그 위에 얹혀진다고 보거든요. "그게 그거 아니야?" 하실 수도 있는데, 출발점과 포커스가 다릅니다. 외주 경험이 보여주는 것과 가리는 것 AX 컨설팅 단가도 물론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게 맞을거에요. 그런데 그건 시장의 표층에서 이뤄지는 일이라고 봅니다. 프로젝트 기간이 짧거나 스펙이 명확해서 가격 경쟁이 쉬운 영역은, 사실 AI 없이도 이미 경쟁이 빡빡했던 곳이에요. AI는 그걸 가속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회사의 심층부는 좀 다릅니다. 조직 안에서 AI를 어떻게 도입할지, 어떤 워크플로우를 설계할지, 어떻게 운영할지 같은 일들이요. 이런 영역은 오히려 '적임자'도 거의 없고, 따라서 가격 경쟁도 없어요. 이건 AI 도구를 '딸깍' 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조직의 맥락,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시스템의 취약점에 대한 감각 등등이 다 필요한 일이라서요. 외주 알바를 하면 시장의 표층은 잘 보이실 거예요. 그래서 "아 이게 다 평준화되는구나" 하는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가게 되는데요. 좀 더 깊이 들어와서 보면 다른 부분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지금은 AI 도구가 개인의 '격차'를 오히려 더 심화시킬 거라 보고 있습니다. 깊이를 도메인에서만 찾으면 오히려 길을 잃을지도 댓글에서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 이거였어요. T자형의 세로축을 새로운 도메인(바이오, 금융)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이 생각 자체를 한 번 의심해 볼만 합니다. 깊이는 도메인 말고도 여러 형태로 만들 수 있거든요. 통계적 사고가 단단한 사람, 디버깅 감각이 탁월한 사람, 성능 병목을 빠르게 잡아내는 사람, 시스템을 절대 안 터지게 운영하는 사람, 글로 본인의 사고를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 이런 사람들이 가진 게 다 "T자형의 세로축"입니다. 도메인이라는 단어 하나로 퉁칠 수 없는 훌륭한 자질이죠. 도메인 전문성도 물론 강력한 깊이입니다. 근데 사실 도메인은 응용처에 가까워요. 본인이 어떤 시스템 사고를 충분히 키우고 나서, "그걸 어디에 적용할까?"를 고르는 단계에서 도메인이 등장하는 거지, 도메인 자체를 지향점으로 삼으면 주객이 전도된 느낌입니다. 20대 초반에 "어디로 갈아탈까"를 고민하는 건 좀 이른것 같아요. 갈아타기가 깊이를 만드는 게 아니라, 머무는 것이 깊이를 만들거든요. AI가 잘할수록, 중요한건 펀더멘털 학부생 분들에게 가장 드리고 싶은 말은, 좀 역설적인데요. 펀더멘털의 가치가 올라갈거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알고리즘,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같은 기초들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AI 도구가 표층을 장악할수록, AI가 틀렸을 때 그걸 잡아낼 안목이 필요해지거든요. AI가 짜준 코드가 왜 느린지, 왜 메모리가 새는지, 왜 동시성이 깨지는지 이런 것들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결국 펀더멘털입니다. AI가 모르는 영역을 설계할 때도, AI가 자신있게 거짓말할 때 의심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펀더멘털이 단단한 사람만이 AI를 신뢰하면서도 검증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요즘 AI를 쓰면서 일하다 보니 이 차이가 더 잘 보이더라구요. 펀더멘털이 약한 사람이 AI를 쓰면, AI가 만든 결과물을 그냥 받아들이고 끝나요. 펀더멘털이 단단한 사람이 AI를 쓰면, AI의 결과물을 읽고, 의심하고, 수정하고, 더 좋게 만듭니다. 두 사람이 같은 도구를 쓰지만 결과물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집니다. 그래서 AI 잘 쓰는 법 공부하는 시간을, 알고리즘과 시스템 공부에 쓰시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큰 레버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표층의 도구는 어차피 평준화될 테니까요. 무엇을 해야하나 여기까지 풀어놓고, 그러면 뭘 해야 하느냐로 정리해볼게요. 떠오르는건 세가지 정도에요. 6개월 이상 가는 장기 본인 프로젝트 짧은 외주, 짧은 과제, 짧은 사이드 프로젝트는 시장의 표층에서만 머물게 합니다. 불안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영역에 몸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본인이 끝까지 책임지는 프로젝트를 하나 가져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6개월 이상 끌고 가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설계하고, 부수고, 다시 고치고, 배포와 운영까지 해 보는 거요. 무엇을 만들지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끝까지 책임지는 경험입니다. 남의 일을 해주는 것보다 자신의 일에서 얻는 게 더 많을 테니까요. 프로덕션 환경에서의 경험 학부생이면 인턴이든 연구실이든, 한 번은 실제로 굴러가는 무언가에 참여해 보세요. 유지보수와 운영을 생각해야 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경험해보는 겁니다. 시스템이 터지지 않도록 개발하고, 디버깅 노하우를 습득하고, 다른 사람이 인수인계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들이요. 지금의 AI 도구들은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션 환경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는데요. AI가 더 고도화되기 전에 'AI로 안 풀리는 일'이 어떤 종류인지 한 번 체감해두면 좋을 거예요. 사고를 글로 풀어내는 연습 이것도 AI 시대에 가장 저평가된 레버라고 생각해요. 본인이 깊이 사고한 무언가를 글로 풀어낼 수 있으면, 그것 자체가 강력한 차별화입니다. 블로그든 사내 문서든 PR 설명이든요. 어떤 문제를 어떻게 봤고, 왜 그런 결정을 했고, 결과는 어땠는지. 이 한 사이클을 일목요연한 글로 정리해 보는 것을 연습하는게 좋습니다. 기술적 깊이가 있어도 글로 전달이 안 되면 본인 안에서만 머무르는 한계가 있습니다. 글쓰기는 본인의 사고를 외부로 이동시키는 능력이잖아요.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자산이 될거예요. 마무리 댓글에 "어지럽다"는 표현이 있었어요. 그 감각은 어디서 왔을까요? 어지러움은 무한한 옵션이 보일 때 오지 않을까요? 선택의 가짓수는 많은 것 같지만, 어디로 갈지 모르겠고, 잘못 고르면 큰일날 것 같은 상황일때요. 근데 사실, 정답을 고를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정답을 고르려고 하니까 어지러운 거지, 하나를 잡고 깊이 가는 일이라고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겁니다. 내가 펀더멘털을 잘 쌓았다면 순간 선택을 잘못 해도 언제든 옮겨갈 수 있거든요. 디버깅을 잘 하게 됐는데 나중에 바이오를 한다? 실험 결과가 이상할 때 가설을 좁혀가는 사고는 그대로 쓰이게 되겠죠. 통계적 사고가 단단한 사람은 금융 도메인에서도 노이즈에서 신호를 골라내는 데 그대로 그 감각을 가져갈겁니다. 깊이 자체가 자산이라서, 어느 영역으로든 옮겨갈 수 있습니다. 엣지는 전략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한 가지를 오래 붙들고 있으면 결과로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20대에 좋아하는 거 하나 붙들고 오래 한 사람들이 엣지가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지금 가장 흥미로운 거 하나 깊이 파보세요. 그게 정답인지 아닌지는 지금 알 수 없어요. 근데 깊이 가본 경험 자체가 평생의 자산이 될겁니다. 어지러움은 아마 앞으로도 종종 엄습해 올거예요. 나름대로 꽤 구른 저도 지금의 세상이 너무 어지럽거든요. 하지만 기초를 단단히 쌓으면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어지러움이 아니라,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자신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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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아픈손가락
2026.05.24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역시 밸리에서 많이 배우고 있는 만큼, 제가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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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치
작성자
2026.05.24

덕분에 저도 많이 배웁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