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곰님 글에서 포트폴리오 운용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었다. (감사합니다!)
"끝없이 팽창하는 통화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인플레이션에 의해 자산은 시간이 지나면 상대적으로 쪼그라들 확률이 높다. (소득도 쪼그라들겠지만, 인구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인간 노동력의 품귀현상이 작용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이러한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지수추종 ETF만 들고 있는 전략이 가만히 있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고, 여기에서 자산을 사고판다던지, 혹은 타이밍을 노린다던지 하는 전략들은 결국 지는 거래가 반복되면 (지수추종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산을 잃으며 지수추종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고 볼 수 있다."
투자에서 가만히 있는 것은 현금이 아니라 지수추종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평균 이상의 성적이 확보된다. 여기에 내가 확률적으로 유리한 아이디어에 절제된 비중을 베팅하는 것을 이어나간다면 초과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

커다란곰
2025.10.01
[Valley polls] 왜 Valley polls에서 가만히만 있어도 평균 이상이 되는 걸까? - 복리의 중요성
100만년만에 원금 복구했읍니다,,, 라는 SpiderMastermind님의 글에서, 처음에 주어진 100만 포인트만 가지고 있어도 상위 40% 이내라는 글을 보았다. 이후, 오목눈이님의 글 왜 ValleyPolls에서는 아무런 베팅을 하지 않는 것이 이득인가? 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는 것도 보았다.
즉, ValleyPolls가 효율적이라는 가정 하에서는, ValleyPolls는 무한반복하면 결국 똔똔이 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아무런 베팅을 하지 않는 것이 이득이다.
때문에 아무런 베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실제로 순위가 중간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때로는 가만히 있는 것이 훨씬 좋다.
앞 문장은 나도 이전 게시글들에서 여러번 언급했던 것이라 동의하는데, 뒷 문장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거 제로섬 게임인데, 베팅을 안하면 그냥 중간 순위 아니었어?!
테틀록 교수님께 배운 것처럼, 코끝 관점에서 벗어나 찬찬히 생각해보니 포인트의 분포가 가운데가 볼록한 정규분포가 아니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였다. 그렇다면 포인트의 분포는 정규분포와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르게 형성되는 걸까?
*주의: 단정적인 어조로 서술하고 있는데, 이 글은 전부 다 저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멱함수 분포
Valley polls와 같은 예측시장, 혹은 반복 베팅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곳에서는 대체로 한쪽 꼬리가 긴 롱테일 모양을 보인다. 이는 일반적으로 지수함수를 따르는 아래와 같이
멱함수 분포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는 각종 사회현상 및 자연현상등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서도 부와 자산의 분포 등 소수 상위 집단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80:20의 법칙으로도 잘 알려진 파레토 분포가 가장 유명하다.
(수식은 왠지 있어보여서 적어봤음ㅋㅋ)
아래 움짤은 미국의 부의 분포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그래프를 보면, 부의 분포는 파레토 분포로 알려진 멱함수 모양을 보인다. 중위수(50%)의 부는 한눈에 보아도 전체의 평균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상위 95%, 99%로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큰 값의 부를 가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양극화가 더욱 더 심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 Valley polls 참여자들의 포인트 분포도 그래프로 나타낸다면 위와 비슷한 멱함수 분포의 모양을 나타낼 것 같다.(Q choi님께서 대회 끝날때쯤 공개해주실듯!) 아마 몰빵을 하다가 운이 없어 포인트가 0이 된 사람들이 극단값에 몇 명 있을 것이고, 60% 정도는 100만 포인트 이하에서 머물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상위권으로 올라갈수록 포인트가 기하급수적으로 크게 늘어난다. (특히 급등핑님 ㄷㄷ)
왜 그런걸까? - 복리의 마법
왜 예측시장 게임이나 부의 분포 등은 이러한 멱함수 분포를 나타낼까? 이에 대한 대답은 바로 복리이다. 워렌 버핏과 같은 투자 거장들이 누누히 말하는 복리의 중요성을 여기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복리의 효과는 자산의 증가가 곱으로서 연산되고, 그 결과는 지수적으로 나타남으로서 최상위권이 대부분의 부를 독식하는 멱함수 분포의 꼴을 나타낸다.
실제로도 나의 경우 대회 초반에는 5만 포인트 정도를 버는 수준으로 포인트가 증가했는데, 현재는 수십만 포인트씩 증가하며 포인트의 절대적인 증가량이 커진 것이 체감이 된다. 한편으로는, 초기에는 상위권 유저들의 포인트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누적된 거래의 수가 증가할수록 상위권 유저들의 포인트 격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운'만이 작용한다고 가정하고 반복적인 베팅 게임을 하면, 모든 참가자가 동등한 기대값을 가지게 되므로 시간이 지나더라도 정규 분포에 가까운 모양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운 이외의 수많은 요소들이 게임에 누적적으로 작용한다. 예측 실력, 전략, 정보 우위, 시간 우위 등등.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작용하면, 아주 조그마한 격차라도 거래가 누적적으로 반복되고 반복되면 지수적으로 작용하며 커다란 격차를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분포를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수학적 배경은 위키참고)
이는 왜 가만히만 있어도 평균 이상이 되는걸까?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
게임에 참여를 반복하는 순간, 최상위권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서히 포인트를 잃게 된다. 예측실력이 정규분포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가정하자. 게임 초반에는 운의 요소가 꽤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게임이 누적되면서 중위권과 하위권은 자연스레 포인트를 반복적으로 잃게 된다. 더 많은 게임이 누적되면, 상위권마저도 최상위권 소수에 의해 포인트를 잃으며 양극화는 점점 심해진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작시의 포인트(평균값)보다도 작은 값을 가지게 되고, 아무런 거래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게임이 누적될수록 점차 상위 10~20% 수준까지도 자연스레 올라가는 현상이 생긴다.
문제는, 예측실력 또한 정규분포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월가아재님께서도 말했듯이 지식도 복리로 쌓인다. 아무런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대체로 정규분포의 모습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반복적으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투자와 예측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나간다면 그 분포는 점차적으로 멱함수 분포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테틀록 교수가 말했듯, 확률 예측 게임을 반복하며 쌓이는 경험과 실력들은 결국 찰리 멍거가 말한 롤라팔루자 효과(여러 복합적 요인들이 비선형적 결과를 나타내는 것)를 나타낼 수 있다는 얘기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만약 정기적으로 포인트를 지급한다면?
한편, Q Choi님 게시글에 보면 포인트를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있다. 현실의 복지나 양적완화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는 일시적으로는 격차를 완화할 수 있으나, 다시금 게임이 누적적으로 반복된다면 종국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양적완화하면 윗 사람들만 잘산당게요. 양극화 보고 싶으신 거에요? ㅋㅋㅋㅋ - 이우창
양적완화를 하든 안하든, 양극화 현상의 본질은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쉽게 바뀌지 않을 확률이 높다. 희망고문?
다만, 이러한 조치라도 취하지 않는다면 대회 자체가 침체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조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대회의 본질 자체가 예측 실력을 키우고,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법을 체감하는 등 투자 실력의 향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포인트가 0이 된 사람들, 그리고 낮은 포인트에 참여 의지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다시금 참여하게끔 유도하는 것은 현실에서도 복지제도라는 개념으로 존재한다. 현실에서의 복지제도는 부의 역전이나 부의 평준화가 목표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사회활동 의지를 높임으로써 부의 순환을 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그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어야 하는걸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새로운 글을 여러개 써도 명쾌한 답을 얻기 힘들 것 같다.)
대회를 리셋한다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포인트 대신, 아예 새로 대회를 다시 열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운의 요소가 결과에 크게 나타나는 초반이 지나고 나면, 기존 최상위권 실력자들은 다시금 최상위권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운의 요소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전과 동일한 순위가 재현되리라고는 가정할 수는 없으며, 대회가 새롭게 리셋될 때마다 상세한 순위 구성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정기적으로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과 더불어 참가자들의 대회 참여 의지를 돕는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죽창 레볼루숑!
투자 인사이트
여기에서 우리가 투자에 대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예측시장과 반복 베팅 게임, 그리고 현실의 부의 증가는 기본적으로 복리의 마법이라는 구조를 공유한다.
Valley polls 대회에서 기본적인 예측 실력(확률적 우위)과 켈리 법칙 등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 능력(절제의 우위?) 두가지 요소가 받쳐준다면, 충분히 쌓인 포인트가(자금의 우위?) 다시 복리로 누적되며 쌓이며 분포의 끝단으로 점점 더 다가갈 수 있게 되고, 실제 투자에서도 복리의 원리는 똑같이 작용할 확률이 높다.
누적된 투자 공부를 통해 확률적 우위를 갖추고, 리스크 관리를 통한 절제의 우위를 갖추고 오랜 시간 복리의 효과를 기대하며 투자를 지속해 나간다면 부의 중간값에서 훌쩍 벗어나 어느새 크게 성장하고 있는 자산의 규모에 놀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또 한가지 인사이트. 아무런 거래를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상위권이 된다면,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끝없이 팽창하는 통화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인플레이션에 의해 자산은 시간이 지나면 상대적으로 쪼그라들 확률이 높다. (소득도 쪼그라들겠지만, 인구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인간 노동력의 품귀현상이 작용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지수추종 ETF만 들고 있는 전략이 가만히 있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고, 여기에서 자산을 사고판다던지, 혹은 타이밍을 노린다던지 하는 전략들은 결국 지는 거래가 반복되면 (지수추종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산을 잃으며 지수추종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공부 열심히 해서 확률적 우위와 절제의 우위를 최소한 상위권 정도는 확보해두어야 지수추종 이외의 투자를 하는 게 의미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
추가로 생각해볼만한 복리의 마법이 적용되는 지점은 바로 승자 독식 구조의 사업 모델이 있다. 네트워크 효과를 선점한 몇몇 IT 플랫폼(카카오톡, 인스타 등)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오랫동안 누리게 되는 경제적 해자는 멱함수 분포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1등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계속되는 경쟁에서 특별한 우위전략을 갖추지 못한다면, 반복하여 사용자를 잃고 시장에서 자연스레 도태되는 것이다. 사업 모델과 경쟁구도를 살펴볼 때, 멱함수 분포를 만들어낼 만한 비선형적 구조가 존재하는지를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한다면 투자 실력이 향상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글을 쓰고보니 서운 님께서 작성해주신 훌륭한 글이 있었다. 당시에는 별 생각없이 읽고 댓글을 남겼는데, 지금 보니 정말 좋은 글이다. 추가적인 인사이트를 얻는 데 도움이 될까해서 링크도 남겨본다. 나도 서운님처럼 좋은 글 가독성 있게 잘 쓰고 싶당..
기타 생각해볼만한 점
현대인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SNS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 등에 올라오는 누군가의 자랑글들은 서로의 게시물마다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더 비싸고, 더 멋있는 것들과 비교하게 만들며 보통 사람들의 현실을 초라하기 만들곤 한다. 이 또한 복리에 따른 멱함수 분포를 보이는 현상일까?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고 한다. 멱함수 분포를 설명하는 지수함수 모델로 모든 문제를 접근하게 된다면, 어느 순간 모델과 실제와의 괴리에서 문제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월가아재님의 말처럼 진실은 양 극단 사이의 어딘가 회색 지대에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이 바뀌면 생각을 바꾸고, 사실이 복잡하면 생각도 복잡해져야 한다. 끊임없이 사고하며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야 할 것 같다.
다른 의견이나 새로운 인사이트가 있으신 분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