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30중반 인생에 크게 불만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오히려 감사하게 살아왔다면 모를까...
그런 내게 최근 알 수 없는 마음속 형용할 수 없는 찝찝함이 생겼다. 스스로도 정의하기 어려운 그런 감정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감정이겠거니 굳이 그 찝찝함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았다.
그럭저럭 잘 살아왔던 것 같다. 재수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성적으로 괜찮은 대학을 졸업했고 부모님께도 크게 실망을
안겨드렸던 적도 없고 남들보다 좀 (많이) 늦긴했지만 대기업에 입사해 괜찮은 연봉에 좋은 동료에 뭐 나름 괜찮은 삶인거 같다.
대학에서 만난 사랑스러운 와이프도 있고 올해 곧 이쁜 딸도 태어날거고 그간 살아온 내 인생 중 가장 행복해도 되는 상태 아닌가?
그런데 아니었나보다 계속된 이 결핍의 원천에 대해 나는 '성취감의 부재'라 결론 내렸다.
누군가 내게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성취가 무엇인가요?" 라고 면접에서나 물을듯한 고리타분한 질문을 한다면 나는.....
그보다 더 고리타분한 답변을 하게 될 것이다. "재수 1년 동안 수능성적을 상위 30~40%에서 상위 1%로 끌어올렸구요,
골든벨 최후의 1인도 해봤구요, 400km 국토대장정 완주했구요. 저는 나름의 머리도, 창의성도, 끈기도 있는 사람이에요."
그렇다 결국 '성취'라는 측면에서의 나는 20대에 머물러있다. 사실 수능 성적 빼고는 성취인지도 모르겠다.
다 그냥 하다보니 얻어걸린 것 아닌가. 고3 시절 수능을 망치고 놀러간 골든벨 촬영에서 5번인가 6번인가 광탈하고
운 좋게 패자부활전에서 부활해서 30번대에서는 탈락한줄 알고 나가던 와중 그 오답이 표준사전에 있다는
이유로 운좋게 살아나기도하고... 그 시절엔 솔직히 내 지적 탁월함을 뽐내기 좋은 하나의 에피소드였지만 글쎄 솔직히 운이다.
운이 너무나도 좋았다.
국토대장정은 솔직히 3일차에 그만두려했다. 하루 30~40km 걷는걸 내가 왜 해야하나 싶었다.
10박 11일 오면 먹여주고 재워준다길래 10일만큼 용돈이 세이브되면 그걸로 비싼 옷이나 사야겠다는 마인드로 왔으니 당연한거다.
근데 조에 와이프가 있었다. 같은과 선배지만 동갑인 똥꼬발랄한 매력의 그녀.
그만두려던 차에 낙오자 대열에 합류한 나와 그녀는 나란히 걷게 되었고 더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냥 더 걸었다.
나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고 그 덕에 나름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치만 찝찝하다. 맘이 뭔가 답답하고 불안하고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
일단 지금의 결론은 '성취감의 부재'이다. 내 계획 하에 ...

25.12월 내용을 재검토한 뒤 25년 About me 최종본을 확정한다.

구구절절이 공감하는 내용과 솔직함이 베어있는 감정과 계획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재밌게 남의 깊은 감정 이야기를 봐도 되나 싶지만, 너무 대리만족한 것 같아서 감사하단 말씀 드려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