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두 달 정도는 독서만 하면서 지내고 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나보다 먼저 읽어보셨을 분들이 많을 책인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노이즈"를 읽고 개인 투자자로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았다.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는 흔히 직관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시스템1,
사고와 이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시스템2로 우리 생각의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시스템1의 신속함(때로는 성급함)과 시스템2의 진중함(때로는 게으른)한 특성이 결합되어 발생하는
수많은 편향들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후광 효과", "선지 편향", "보이는 것이 전부", "질문 바꿔치기", "틀짜기 효과", "이익 손실 함수" 등등이 모두 이런 것들이다.
이런 편향들이 그냥 나열만 되었으면 그렇구나 하고 별 감흥없이 넘어갔을 텐데, 이 책은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 실시했던 실험 설계, 질문 등을 독자에게 먼저 알려주고 생각해 보게 함으로써 편향에 대해 더 가슴 깊이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만들어준다.
월가 아재님도 절제의 우위를 계속 강조하시는데 편향에 대한 이야기도 절제와 맥이 닿아 있는 이야기이다.
편향된 성급한 판단은 시스템1의 특징을 시스템2가 제어하지 못한 것이고, 이것이 절제의 실패니까.
마지막 챕터에서 기억하는 자아와 경험하는 자아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내가 살아있고 경험하는 것은 현재지만 내가 나를 '나'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은 기억이다.
"5억년 버튼" 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시공간이 분리된 공간에서 5억년을 보내야 하고, 5억년이 지나면 그 기억을 다 잃어버린채 현실로 돌아와 100만원을 받는다는 설정이다.
주인공은 버튼을 누르고 5억년을 고통받지만 돌아온후 그 사실을 망각하고 "그냥 버튼만 눌렀는데 100만원 주잖아? 개꿀" 하면서 버튼을 또 누른다.
우리는 현재의 경험보다 기억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여행을 가서 경치를 즐기지 못하더라도 사진을 찍기 위해 열중하거나 험준한 산을 트래킹하며 힘들지만 추억을 쌓는 행동을 한다. 이것이 심해지면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행복을 위해 지금을 과도하게 희생하고, 때로는 나의 가족과 주변인까지 힘들게 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육아하고 고생하는 아내를 희생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이 글을 쓰고 설거지를 하러 가야겠다.)
어떤 분은 편향을 제어하기 위해 이 책을 1년에 한번씩은 꼭 읽는다는 글도 읽었는데 6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분량을 생각하면 최초 1번만 정독하고 그 뒤로는 LLM에 책 내용을 정리해달라고 해서 상기하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대니얼 카너먼이 공저자로 참여한 노이즈에서는 조금 더 통계적이고 프레임적인 접근으로 결정에서 생기는 오류를 아래와 같이 분류한다.

(출처 : 노이즈 - 김영사)
예를 들어 적정형량이 5년(이것도 정하기 쉽지 않지만)인 사건이 있다고 치자.
편향 : 이 사건에 대해 모든 판사들이 평균 7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