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플란다스의 개(Barking Dogs Never Bite)는 2000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이다. 비록 동명 원작 동화에서 제목을 따오기는 했지만, 동화와 달리 개와 사람 간의 유대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영화는 개를 죽이려 하는 사람들과 그들로부터 개를 보호하려는 사람들 간의 대립을 그린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아파트에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에 분노하는 고윤주(이성재), 죽은 개를 끓여 먹는 아파트 경비원(변희봉), 먹을 것에 집착하는 노숙자, 그리고 그들에 의해 개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살아간다.
영화의 줄거리는 고윤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는 아직 교수에 임용되지 못한 인문학 대학원생으로서 아내가 벌어다주는 돈으로 근근히 살아간다. 그는 교수 임용 권한을 가진 학장에게 '잘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바람에 여전히 백수로 살아가고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선배는 그에게 고집을 그만 부리고 현실과 타협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때,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숲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통화를 방해하는 개소리에 화가 난 윤주는 개를 제거하고자 마음 먹는다. 아파트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개를 잡아 지하실에서 목을 졸라 죽이려고 했지만, 거울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고 버려진 장롱에 개를 가둬버린다. 그리고 지하실을 순찰하다가 개를 발견한 경비원이 잡아 먹는다. 그런데 그 개는 성대 수술을 받아서 짖지 못한다. 결국 윤주의 아파트에서 개 짖는 소리가 또 다시 울리게 되고, 윤주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그 개를 잡아서 직접 죽인다. 아파트 옥상에서 개를 숲으로 던져서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윤주의 아내 배은실(김호정)이 퇴직금으로 애완견을 사오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이제 윤주는 그토록 싫어했던 개를 챙겨줘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은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