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사고 있었을까




자라오면서 돈은 아껴서 통장에 넣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배웠어요. 부모님께서는 빚이나 불필요한 소비를 늘 경계하셨죠. 주식도 비슷했어요. 두 번의 큰 실패를 겪은 할아버지를 본 아버지는 주식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어요. 현금이 아닌 대부분의 자산에는 리스크가 있고, 굳이 그 위험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일을 시작한 뒤에도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최대한 지출을 줄이며 살았죠. 친구 어머니 댁에 방을 빌려 지내기도 했고, 외식 대신 시장에서 할인하는 식재료를 사서 냉장고를 채우곤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수입도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통장 잔고가 쌓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 뒤에야 삶을 하나씩 바꾸기 시작했죠. 혼자 스튜디오를 구하고, 차를 사고, 여행도 다녀보고, 가끔은 좋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어요. 그 정도면 부족함 없는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집 가격을 한번 알아보게 됐어요. 그런데 현실은 예상과 많이 달랐죠. 집값은 상상했던 수준을 훨씬 넘어 있었고, 당시의 노동소득만으로는 쉽게 닿을 수 없는 가격처럼 느껴졌어요.
COVID가 퍼지던 시기에는 작은 단칸방에 살며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어요. 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 한 공간 안에서 이루어졌죠. 식사도, 일도, 게임도 모두 같은 책상에서 했어요. 매일 같은 벽을 바라보며 지내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스크 의무화가 시행된 뒤부터는 나름대로 루틴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아침에는 동네를 한 바퀴 걷고 일을 시작했고, 퇴근 후에는 다시 저녁 산책을 나가곤 했죠. 집에만 머물다 보니 출퇴근이라는 감각 자체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는데, 그렇게라도 하루의 흐름을 구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우연히 신문 한 장을 보게 됐어요. COVID 이후 급락했던 주식 시장 차트를 다룬 기사였는데, 사진까지 찍어두었죠. 하지만 당시의 저에게 그 차트는 아무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했어요. 주식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몰랐고, 그저 세상이 어떻게 될지 막연히 불안했던 시기였으니까요.

몇 달이 지나고 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어요. 주변에서는 하나둘씩 투자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유튜브 알고리즘도 자연스럽게 주식 영상들을 ...

저도 긴 시간동안 방향을 다듬어가는 곳이면 좋겠습니다.
글이 잘 읽혔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