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책읽기] 우리 판단은 합리적인가? ft. Bayesian Theory




톰 치버스의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읽는 내내 알고 있던 내용에도, 그리고 전혀 새로웠던 내용에도 전반적인 감탄이 있었지만 특히 제4장 '세상 속의 베이즈'를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을 '기저 확률(Prior)'과 '합리적 업데이트'의 관점에서 바라본 소감을 남겨본다.
나는 흔히 타인의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보며 "저 사람은 참 비합리적이다"라고 치부하곤 했다. 특히 정치나 투자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한 영역에서 나와 반대 입장에 있는 이들을 흔히 '돌발적'이거나 '무지한'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톰 치버스의 베이지안 시각을 빌려오면, 인간은 사실 상당히 정교한 '베이즈 기계(Bayesian Machine)'에 가깝다. 우리가 타인을 비합리적이라고 느끼는 진짜 이유는 그들의 논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사전 확률(Prior)'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관점이 핵심이다.
베이즈 정리에 따르면,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우리의 믿음은 '기존의 믿음(사전 확률)'과 '새로운 증거의 힘(우도, likelihood)'을 결합하여 업데이트된다. 즉, 새로운 정보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가와 결합하여 자신의 믿음(확률)을 수정하는 것이다. 만약 두 사람이 동일한 증거를 보고도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면, 이는 그들이 원래부터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본값'이 극명하게 달랐음을 의미한다. 결국 내가 타인을 비합리적이라고 느끼는 진짜 이유는 그들의 논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사전 확률(Prior)이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전 확률이란 어떤 새로운 정보를 접하기 전, 우리가 이미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믿음'이나 '기본 지식'을 뜻하고 기저 확률(Base rate)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는 '도널드 트럼프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기득권을 타파할 영웅'이라는 것이 사전 확률일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험한 선동가'라는 것이 사전 확률일 수 있다. 베이즈 정리에 따르면, 인간은 새로운 증거를 접했을 때 이 사전 확률을 '우도(Likelihood)', 즉 '새로운 정보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가'와 결합하여 자신의 믿음을 수정한다. 이렇게 업데이트된 최종 결과물을 '사후 확률(Posterior)'이라고 부른다.
이 관점에서 보면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정치인의 행보 역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외부에서는 그를 '돌발적'이라고 비판할지 모르나, 그가 성공해온 인생 궤적과 그가 처한 환경을 '기저 확률'로 두면 그의 선택은 그 상황에서 생존과 승리를 위한 지극히 합리적인 베이즈적 업데이트의 결과일 수 있다. 그를 지지하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의 삶에서 체득된 경험이 사전 확률로 자리 잡고 있다면, 그 확률을 기반으로 내린 결정은 그들의 세계관 안에서 논리적 정당성을 갖는다.
여기까지는 어쩌면 나조차도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암묵적인 프로세스를 가지고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축이 있다. 바로 사전 확률의 업데이트가 바로 그 축이다.
우리는 대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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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비합리성을 '서로 다른 사전 확률'의 문제로 바라보는 관점이 참 인상 깊네요!
복잡한 베이즈 이론을 코로나 진단과 투자 사례로 쉽게 설명해 주셔서 단숨에 읽혔어요.
세상을 더 유연하게 업데이트하며 살아야겠다는 확신을 주는 멋진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슈크림빵님은 이미 베이지안적으로 생각하며 판단하고 계실겁니다. 복잡한 계산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직접, 간접 경험을 통한 사전 확률을 감각적으로 반영한 관점으로 말이죠. 저도 슈크림빵님처럼 아주 재밌게 읽은 책이었습니다. 칭찬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을 포용하고, 내가 틀렸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 것'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건이님 말씀처럼 남을 포용하고 내가 틀렸을 가능성을 항상 염두하겠습니다!
좋은 도움말 댓글 감사드려요. ^^

파운드화 공매도 시절의 조지 소로스는, 금융 역사상 최고의 투자 지능을 가진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아마 AI가 투자에서 거장 노릇을 하게 된다면, 소로스처럼 베이지안적 직관에 따라 확률에 몸을 싣고 크게 걸 줄 아는 배짱까지 갖춘 형태일 것 같습니다. :)

AI가 배짱까지 탑재한다면 말이죠... 흥미로운 상상인데 그럴 듯 합니다.
은둔기계님 좋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 읽어 봐야겠네요. 최근 투자 성향차이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고 이제 대부분 정보는 비슷한 수준으로 가지고 있고 같은 것을 보는데 왜 이렇게 뷰가 다를까 생각해 본적 있습니다. 저는 나름의 결론이 각자 머릿속에 함수가 다달라 어떤 정보에는 가중치를 어떤 정보에는 반대로 중요도를 감소시키는 무언가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또한 왜곡 되어있을것이고, 세상은 계속 변하면서 제 생각의 함수 또한 변해야 계속해서 투자도 인생살이도 편해질텐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거든요.
지금 저한테 딱 읽어 봐야 할 책인 것 같습니다.

방구석세계관님의 생각도 큰 흐름에서 베이지안 확률 이론이 가중치를 달리하는 것과 상당히 유사성이 있는 것 같아요. 사전확률을 업데이트하는 과정도 그 틀이 어쩌면 동일한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하는 방법을 관점을 달리해서 비유해 주셔서 한 번 더 공부한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고 느끼는 요즘 .. 베이지안 정리에 대해 특히 타인을 포용하고 이해하려는 시각으로 봐야 하겠다는 말이 제게 더 다가오네요. 관련 책을 읽은지 오래 되기도 해서 이 책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 또 제 독서리스트에 일단 올려봅니다.

알렉스냥맘님의 관점에는 이미 포용과 이해하는 시각이 탑재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시간을 핑계로 어설프게 풀어헤치다 만 글이지만, 좋게 해석을 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알렉스냥맘님의 독서 감상평도 언젠가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주체는 제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인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라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이해되지 않은 사람들을 접했을 때는 도댜체 왜 그렇게 생각했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스스로를 돌아보는데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지안 이론에서 다루지 않는 질적 불확실성을 추가로 공부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 "질적 불확실성..." 이거 확 끌어당기는 용어입니다. 알아봐야겠습니다.
uyru님의 '돌아봄'들 덕분에 제 사고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더할 수 있어서 참 즐겁고 감사합니다.

마론백님의 인지적 위생과도 비슷한 결인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DYMAN님 덕분에 마론백님의 그 글 방금 읽었습니다.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