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 회사생활을 삐딱하게 생각하는걸까요




작년 여름 즈음 여의도에서 처음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턴을 두어번 거쳐서 가진 첫 정규직 자리였고, 가장 가고 싶었던 직무였습니다.
일은 재밌었습니다만, 무언가 본질을 만들어내는 직무는 아니라고 판단하여
지금은 조금 더 맞다고 느껴지는 같은 섬의 다른 회사로 옮겼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꿈꿔왔던 직무, 그리고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를 오게 되는 행운을 가졌지만
조직에서의 생활이 결코 뜻대로 굴러가지는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경험이 쌓였습니다.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 아닌 사소한 트집잡기식으로 위계를 세우는 사수도 만나보고,
다 마무리 되어가던 일을 눈 앞에서 뺏기는 경험도 해보았습니다.
이런저런 직간접적인 경험들에 노출되다보니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회사라는 조직은 결코 내 뜻대로 될 수가 ...

직장 생활 없이 창업만 8년 해오고 있는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나의 아이템을 만든다는 것 즉 창업 또한 나의 기대치를 온전히 채우지 못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다양하고 좋은 경험, 배경, 인맥, 기술이 있지 않는 이상 지금 단계에서 창업하신다고 해도 작고.. 소소한 일을 정말 많이 하실거예요. 블로그 글쓰기, 댓글 달기, 하지도 못하는 디자인 하기, 투자 자료 만들기, 전화 걸기, 영업하기 등등 내가 이런걸 하려고 창업했나? 하는 것들이요. 제너럴리스트라는게 듣기엔 좋아보이지만 실상 짜치는(?) 일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의 일을 만들어 간다는 능동적 자세로 일하는 것 하나로 그 모든 것을 극복하죠. 다만 창업도 오래하다보면 내가 나를 고용하는 것 같은, 즉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그냥 밥 벌어 먹어야 하니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잘 풀린 케이스지만 저와 정부지원사업 같이 붙어서 창업실 쓰시던 10명 정도 계셨는데 연락이 닿거나 남아있는 건 저 하나네요. 저도 반대로 취업을 언제 한번은 해보고 싶은 입장에서 지금 취업하신 곳에서 부정적인 감정은 잠시 무시하시고 최대한 능동적인 자세로 배워보는 입장으로 한번 업무하시면 그래도 배움이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그랬지만 어디던 오래 버티시면 Ai로 대체될 수 없을 심오한 것도 많이 습득하시리라 믿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스스로 비즈니스를 만들어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기에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은 안해봤지만...말씀 주신대로 배움을 찾아나서 보겠습니다. ㅎㅎ

잘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저 역시 여러 회사를 거치며 짬짬이 제 개인적인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글쓴 분은 지금 하는 일 자체는 좋아하지만, ‘조직 안에서 일하는 방식’에 회의를 느끼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이라 결국 내린 결론은 회사 일은 최소화하고, 내 일에 집중하자였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는 자율도가 매우 높아서, 제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정하고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는 “차라리 누가 나에게 뭘 해야 할지 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더군요. 그리고 결국 이직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의 회사는 직무 내에서는 자율권을 주지만, 큰 방향에서는 결재가 필요하고, 프로젝트의 사소한 부분까지 팀의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럼 전보다 마음이 편해졌냐 하면…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해진 프로세스를 철저히 따라가야 하다 보니, 일하는 기계가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죠. ‘그럼 위로 승진하면 나아질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결론은 아니었습니다. 올라갈수록 자율권은 조금 늘겠지만, 위계 구조는 그대로니까요. 내가 회사의 사장이 되지 않는 이상, 나를 지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계속 남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창업이나 내 사업을 하는 게 답일까요? 저도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던져봤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개인의 기질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정 수준의 노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상받는 회사 생활에서, 노력의 결과가 100% 보장되지 않는 세계로 옮겨가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중요한 건,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원동력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끝에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을 괜찮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며 불안해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겠죠. 결국 여러 관점에서 냉정하게 자신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꼭 창업을 직접하지 않더라도, 투자나 운동 같은 활동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보면 내가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저의 경우 기질은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니 인내하는 힘도 생기고, 무엇보다 매일매일 꾸준히 일을 해 나가는 근성이 조금 붙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 1년간 스스로에게 던져봤던 물음들에 대한 대답이 되는 격의 문장들을 많이 주셔서 위안을 받았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했던 시기였는데, 좋은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응원 댓글을 남깁니다. 적어주신 걸 보면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는 '정말 그런가?' '내가 지금까지 한 경험을 기반으로 이 회사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가?' 를 고민해보시면서 시간을 더 쌓아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생각이 깊으신 것 같으니, 사회초년생 특유의 '배움'을 많이 누리셨으면 합니다. 회사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라는 깨달음도 큰 배움일테고, '조직엔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도 큰 배움일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여기서 10년 일하면 딱 저 사람 위치일텐데, 저 사람은 행복한가? 저 사람은 존경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많이 던졌던 것 같습니다. 대답은 대부분 No 였지만.. 그런 식으로 지금의 사회생활 경험에서 최대한 본인과 사회에 대해 알아가는 태도를 가지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야근을 해야하는 상황일 때 안 해보기도 하고, 안 해도 되는 상황일 때 해보기도 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한테 밥 먹자고 권해보기도 하면서 일 얘기도 해보고, 그러면서 느껴지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들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회초년생만이 누릴 수 있는 경험을 해보시면서 배움을 극대화하고, 거기서 나오는 풍부한 결론에 맞춰서 다음 스텝을 계획해도 인생은 충분히 기다려줄 겁니다. 어렸을 때 무작정 선행학습을 한다고 그 다음 학년가서 1등을 하지는 못하는 것처럼, 지금 당장 본업 외에 다른 것들에 시간을 쏟는다고 빠르게 이 쪽에서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둘 다 충실히 하시면서 어떤 부분이 자신에게 맞고 안 맞는지를 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서 판단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굉장히 짧은 배움 속에서 생기던 생각들인지라 내가 너무 오만한 거 아닌가 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좀 더 수용적인 태도로 많이 배워보겠습니다.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답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사회 생활 참 어렵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어른이 된다는 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다는 걸 받아드리는 견딤이라구요. 나보다 잘 난 사람 많고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분들도 다들 그분들의 자존감과 삶을 가지고 살아가고 계시죠. 일에 관련되선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며 그외 인간관계가 머리 아프다고 다들 그러시니 저에게 핵심은 그 인간관계에서 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될 필요없지만 그렇다고 개X끼가 되라는 말도 아니죠. 불필요한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게 요령이고 좋아하시는 일에 집중하시며 사회초년생으로써 가족, 결혼과 육아, 건강, 재테크 등 본인의 삶에 중요한 놓치지 말아야할 것들에 더큰 비중을 두는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날은 집에 돌아가 펑펑울기도 하실거구 어느날은 책상을 치며 분노에 찬 욕설로 혼잣말을 마구 하게 될거라는 거 모르는 사람 없으니 그렇게 혼자 해도 아무도 뭐라 안그러고 건강한 배출이니 적극 권장하며 계속해서 원칙과 중요한 것들을 잊지 마시고 견디시기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떠나갈 사람은 결국 언젠가는 떠나간다고 생각해서 좋은 굿바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있습니다. 저를 잃지 않으면서 조금씩 나은 사람이 돼보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