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랍게도 눈에서 일어나는 여러 화학반응 중 가장 빠른 반응은 약 200 펨토초만에 일어납니다.
우리는 프롤로그에서 200 펨토초가 얼마나 찰나의 순간, 짧은 시간인지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설명하지 않았지만 정말 중요하다 생각하는 하나의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화학반응’입니다. 반응이라는 단어는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편이니까 제쳐두고 그럼 ‘화학’은 무엇일까요? 갑자기 이런 기본적인 질문부터 왜 시작하냐구요?
이번 1화에서 주로 다룰 내용은 1967년 노벨 화학상입니다. 이들은 “매우 짧은 에너지 펄스를 가해 평형을 순간적으로 교란하고, 그 결과 나타나는 초고속 화학 반응을 연구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조금 어렵고 생소한 단어들이 있어도 신경쓰지 마시고, 천천히 이들의 업적 중 핵심을 다룰 예정입니다. 먼저, 그 첫 단추로 ‘화학’에 대해서 그리고 ‘화학반응’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1967년 노벨 화학상 수상 by 노벨상 홈페이지>
기본적으로 화학(Chemistry, 化學)은 한자에서 알 수 있다시피 ‘변화’를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영어로 Chemistry인데 연금술(alchemy)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금술도 값싼 물질들로 ‘금’을 만드는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결국 변화를 위한 기술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물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누가 연금술로 금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려면 ‘금’의 특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특성을 확인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모르면 이게 금인지 은인지 알 수 없습니다. 소위 이게 짭인지 찐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화학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즉, 화학은 변화를 공부하는 학문이고, 이를 위해서는 변화하기 전과 후의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럼 '화학반응'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화학반응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으신가요?

<화학 반응하면 생각나는 이미지 by GPT>
위에서 보시다시피 화학반응이라는 단어를 들으시면 서로 다른 물질을 섞었을 때 새로운 물질이 생기는 모습을 떠올리실 수 있을겁니다. 물질이 어떤 조건에서 다른 물질로 변하거나 혹은 다른 물질과 섞어서 새로운 물질로 변하면 그것이 바로 화학 반응입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화학반응 중 하나는 사과의 갈변현상입니다. 깎아 둔 사과가 공기 중에 산소와 ‘화학반응’하여 색깔이 변한 것이죠. 이 반응은 눈에서 200 펨토초만에 일어나는 반응과 비교했을 때, 매우 느리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과를 깎자마자 바로 갈변하진 않으니깐요! 더 느린 화학반응은 녹이 스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화학반응은 반응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속도를 가집니다.

<속도가 다른 화학반응 by GPT>
화학자들은 이런 ‘변화의 규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집니다. 이것저것 아무거나 막 섞는다고 무조건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물질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러 통제된 조건 아래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관찰하며 어떤 경우에 화학반응이 일어나는지/일어나지 않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죠. 그리고 반응이 일어나 새로운 물질이 생기면 또 그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 물질을 다른 물질과 반응시켜보는 것이 화학자의 일상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물질의 특성과 그 변화의 원리를 이해하여 비록 금은 아니더라도 원하는 특성을 가진 새로운 물질을 만들겠다는 연금술의 정신이 현대 화학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화에서 살펴볼 1967년 노벨 화학상 수상 연설의 맨 앞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옛 화학자들은 주로 천연물에서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방법, 예를 들어 광석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것과 같은 일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어떤 화학 반응은 빠르게 일어나는 반면, 어떤 반응은 훨씬 느리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반응 속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19세기 중반 이전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후 1884년, 네덜란드의 화학자 반트 호프(Van ‘t Hoff)가 화학 반응이 흔히 따르는 수학적 법칙들을 정리했습니다. 이 연구는 다른 업적들과 함께 그에게 ...

![[시리즈 연재] 프롤로그](https://post-image.valley.town/rvfznnLimOm4-_eSCr9tD.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