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의 메모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생각도 들지만 동시에
-> 이정도 메모 쓸려면 얼마나 많이 읽고 사고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Aurum
2025.12.10
하워드 막스 - Is It a Bubble?
뜨끈뜨근한 하워드 막스 메모 입니다.
https://www.oaktreecapital.com/insights/memo/is-it-a-bubble
아시아와 중동 지역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인 "AI에 버블이 낀 것인가?" 이고 기술 전문가는 아니지만, 투자자 심리의 바로미터(Barometer)로서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하워드 막스(Howard Marks)의 메모 "Is It a Bubble?(이것은 버블인가?)"의 핵심 내용을 투자자의 관점에서 더 깊이 있고 자세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그는 단순히 "지금이 고점이다/아니다"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심리(Psychology)'와 '역사적 패턴(History)'을 통해 현재 AI 열풍이 가진 구조적 특성과 리스크를 해부하고 있습니다.
1. 서론: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운율을 맞춘다
"History Rhymes"
현재의 상황: 혁신적인 기술(AI)이 등장했고, 이를 구축하기 위해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천문학적인 자금(Capex)이 기업들에 의해 투입되고 있습니다.
버블의 전형적 진행 과정: 하워드 막스는 수많은 버블을 경험하며 다음과 같은 일관된 패턴을 목격했다고 말합니다.
새롭고 혁명적인 기술이 등장해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초기 참여자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립니다.
이를 지켜보던 관망자들은 질투와 후회를 느끼며, "계속 소외될지 모른다"는 공포(FOMO)에 휩싸입니다.
결국 대중은 '적절한 가격'이나 '리스크'에 대한 고려 없이 시장에 뛰어듭니다.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러운 폭락(조정)이 필연적으로 찾아옵니다.
마크 트웨인의 격언: 1860년대 철도 붐과 지금의 AI 붐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과거의 버블 붕괴에서 교훈을 얻을 것 같지만,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믿음으로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2. 버블의 메커니즘: '새로움'이 주는 착시
Understanding Bubbles
두 가지 버블의 구분: 막스는 현재 상황을 두 가지 측면에서 봅니다.
기업의 행동: AI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과도한 지출 경쟁. (막스는 이 부분의 정당성은 판단 유보)
투자자의 행동: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의 심리. (막스는 이 부분이 전문 분야)
'새로움(Newness)'의 위험성:
버블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에 대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에서 옵니다.
새로운 기술은 과거의 데이터(History)가 없기 때문에 상상력을 제한할 근거가 없습니다. 따라서 "미래는 무한하다"는 논리가 성립되고, 이는 과거의 기준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높은 밸류에이션(PER 등)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쓰입니다.
금융 기억 상실증: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말을 인용하며, 금융 시장은 기억력이 매우 짧아서 과거의 경험을 "현재의 경이로움을 이해 못 하는 구세대의 낡은 생각"으로 치부해 버린다고 지적합니다.
3. '좋은 버블'과 '나쁜 버블' (학문적 고찰)
What’s Good About Bubbles?
막스는 벤 톰슨 등의 분석을 인용해 버블을 '평균 회귀형'과 '변곡점형'으로 나눕니다. 이 통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평균 회귀 버블 (Mean-reversion Bubbles) = 나쁜 버블
예: 1700년대 남해회사 투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하고 금융적 투기만 일어나다가 붕괴합니다. 부(Wealth)만 파괴되고 남는 게 없습니다.
변곡점 버블 (Inflection Bubbles) = 좋은 버블(사회적으로만)
예: 철도, 인터넷(닷컴 버블), 그리고 AI.
순기능: 투기적 광풍이 불면서 막대한 자본이 '묻지마 투자'식으로 유입됩니다. 이 돈은 새로운 기술의 인프라를 까는 '설치 단계(Installation Phase)'의 자금이 됩니다.
결과: 버블이 터지고 투자자들은 돈을 잃지만, 사회에는 철도와 인터넷망, AI 데이터센터라는 인프라가 남습니다. 이것이 다음 단계의 번영을 이끕니다.
하워드 막스의 경고: "사회적으로는 기술 발전을 앞당기니 좋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인 당신이 그 과정에서 불타 없어지는 연료(돈을 잃는 사람)가 되기를 원하는가? 우리는 기술 진보는 원하지만 돈은 잃고 싶지 않다."
4. 현재 AI 시장의 6가지 불확실성 (핵심 리스크)
Areas of Uncertainty
막스는 "AI가 세상을 바꾼다"는 명제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지금 이 주식을 사면 돈을 번다"는 것과는 별개라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리스크를 나열합니다.
(1) 승자가 누구인가? (The Winners)
기술이 세상을 바꿔도, 초기 선도 기업이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아닙니다.
워런 버핏의 자동차 예시: 20세기 초 자동차는 세상을 바꿀 혁신이었지만, 당시 2,000개의 자동차 회사 중 살아남은 건 3곳뿐이었습니다. "자동차는 미국에는 축복이었지만, 투자자에게는 재앙이었다."
엔비디아가 지금은 대장이지만, 기술은 파괴적입니다. 새로운 도전자가 언제든 1등을 밀어낼 수 있습니다.
(2) 복권 당첨식 사고방식 (Lottery-ticket Thinking)
현재 시장은 극소수의 확률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예: 'Etched'라는 스타트업은 엔비디아를 이기겠다는 목표로 투자를 받았습니다. 투자자들은 "성공 확률이 0.1%라도 성공만 하면 1,000배 수익이니 투자한다"는 식입니다. 이는 합리적 투자가 아니라 복권을 긁는 심리입니다.
(3) 수익성은 어디에 있는가? (Profits)
공급자: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서비스는 쿼리당 비용이 높아 현재 적자(Loss Leader) 상태입니다. 언제 이익을 낼까요?
사용자: 기업들이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인다고 해서 기업의 이익(Margin)이 늘어날까요? 경쟁사도 똑같이 AI를 도입하면, 결국 가격 경쟁을 하게 되어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기업 이익은 제자리일 수 있습니다. (생산성 향상 ≠ 이익 증가)
(4) 순환 거래의 함정 (Circular Deals)
가장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2000년 닷컴 버블 때 광케이블 회사들이 서로 회선을 사고팔며 매출을 부풀렸던 것과 유사합니다.
현재: 빅테크(MS, 구글 등) → OpenAI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 → OpenAI는 그 돈으로 다시 빅테크의 클라우드/칩을 구매.
이 과정에서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제 꼬리를 물고 도는 영구 기관'처럼 돈이 내부에서 돌고만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멈추면 실적이 급락할 수 있습니다.
(5) 감가상각과 노후화 (Obsolescence)
지금 수조 원을 들여 산 AI 칩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요?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2~3년 뒤면 고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들이 이를 회계적으로 적절히 비용 처리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익을 부풀리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6)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 (End State)
샘 알트먼(OpenAI CEO)의 발언("일단 범용 인공지능(AGI)을 만들고, 돈 버는 법은 그때 가서 AI한테 물어보자")은 투자 관점에서는 충격적입니다.
제품도 없고, 무엇을 만드는지 비밀이라며 알려주지도 않는 스타트업(미라 무라티의 신규 회사 등)에 수조 원의 가치가 매겨지는 것은 전형적인 투기적 과열 신호입니다.
5.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워드 막스는 "AI 주식을 다 팔아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판단을 유보하지 말고, 스스로 질문하라"고 조언합니다.
기술의 성공 ≠ 투자의 성공: AI가 세상을 바꿔도 투자자는 돈을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프라 깔아주는 역할만 하고 끝날 수 있음)
가격에 대한 고민: 현재 주가에 반영된 '미래의 성공'이 너무 낙관적이지 않은가? 확률적으로 타당한가?
심리의 파악: 지금 시장 참여자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FOMO(소외 공포)에 쫓겨 맹목적으로 매수하고 있는가?
6. 자금 조달 방식의 변화: 현금에서 빚으로
패러다임의 전환: 지금까지 AI 및 관련 인프라 투자는 대부분 빅테크 기업들이 벌어들인 막대한 영업 현금(Equity)으로 충당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판'이 너무 커졌습니다.
천문학적 비용: JP모건은 AI 인프라 구축에 약 5조 달러(약 7,000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합니다. 반면, 주요 빅테크(MS, 알파벳, 아마존, 메타, 오라클)가 보유한 현금은 약 3,500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현금만으로는 이 경쟁을 감당할 수 없는 시점이 온 것입니다.
부채의 등장: 승자독식(Winner-take-all) 구조인 AI 전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대규모 대출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오라클, 메타, 알파벳 등은 3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핵심 의문: 기술 변화 속도가 극도로 빠른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기 위해 30년짜리 빚을 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해당 장비들이 30년 동안 생산성을 유지하며 빚을 갚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7. 부채 사용의 '건전성' 판단 (Gil Luria의 분석)
건전한 부채: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처럼 확실한 고객과 현금 흐름이 있는 기업이 대차대조표 내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빚을 내는 경우입니다.
불건전한 부채 (위험 신호):
아직 수익 모델이 없는 스타트업이 빚을 내서 또 다른 적자 스타트업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짓는 경우.
이는 고객 기반도, 투자 회수의 가시성도 없는 상태에서 서로가 서로의 매출을 만들어주는 '거품'일 수 있습니다.
자본(Equity) vs 부채(Debt)의 원칙:
자본: 미래가 불확실한 투기적 성장, 즉 '성장을 소유'하고 싶을 때 사용해야 합니다.
부채: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이나 담보 자산이 있을 때, 현재의 자본을 미래의 현금 흐름과 교환하는 것입니다.
경고: 이 두 가지 용도를 혼동하여, 불확실한 투기적 자산에 부채를 끌어다 쓸 때 경제 위기가 발생합니다.
8. 버블의 징후와 금융 기법의 위험 (Azeem Azhar & Paul Kedrosky)
민스키 모멘트 (Minsky Moment): 신용 팽창이 우량한 투자처를 다 소진하고, 결국 부실한 거래(Bad projects)까지 돈이 흘러 들어가는 임계점입니다. 현재 AI 인프라 투자가 이 단계에 진입했을 수 있습니다.
SPV(특수목적법인)의 남용:
과거 엔론(Enron) 사태의 주범이었던 SPV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기업들이 부채를 직접 떠안지 않고 SPV를 설립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모기업의 재무제표에는 빚이 없는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기업의 실제 레버리지 리스크를 숨깁니다.
매출 증가세보다 설비투자(Capex) 속도가 훨씬 빠르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금융 기법(벤더 파이낸싱 등)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9. 승자독식 시장에서 부채 투자의 치명적 약점 (Oaktree의 시각)
밥 올리어리(Bob O'Leary) 오크트리 공동 CEO는 기술 투자에서 부채가 왜 위험한지 구조적으로 설명합니다.
주식(Equity) 투자: 기술 시장은 소수가 다 먹는 구조입니다. 주식 투자는 분산 투자 시 대다수 기업이 망하더라도, 단 하나의 승자(구글, 페이스북 등)가 벌어다 주는 막대한 수익이 나머지 손실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습니다.
부채(Debt) 투자: 채권자는 승자에게서도 약속된 이자(쿠폰)밖에 받지 못합니다. 즉, 승자의 대박 수익을 공유하지 못합니다. 반면 패자가 망하면 원금을 떼입니다.
결론: 이자 수익만으로는 패자 기업들의 파산으로 인한 원금 손실을 메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승자를 정확히 맞출 능력이 없다면, 기술 섹터에 대한 부채 투자는 구조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10. 과거 버블과의 평행이론: 라디오와 항공
1920년대 라디오/항공 버블: 당시 라디오(RCA)와 항공 산업은 지금의 AI처럼 세상을 바꿀 혁신 기술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 불확실성을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포장"하는 내러티브가 시장을 지배했고, 결국 1929년 대공황과 함께 90% 이상 폭락했습니다.
이번엔 다르다? (낙관론): 닷컴 버블 때와 달리, 현재 AI 기업들(엔비디아 등)은 실제 막대한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으며, PER(주가수익비율)도 닷컴 버블 당시보다 낮아 합리적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11. 하워드 막스의 최종 결론 (The Bottom Line)
하워드 막스의 결론은 "아무도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버블인가? 예,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습니다.
비이성적인가? 아직 모릅니다. AI의 잠재력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행동 지침 (The Bottom Line):
All-In 금지: 만약 상황이 잘못될 경우 '파산'할 수 있는 수준의 과도한 베팅은 피하십시오. (특히 빚내서 투자하는 것)
All-Out 금지: 완전히 시장을 떠나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기술적 도약에서 소외될 위험이 있습니다.
중용(Moderate Position): 선별적이고 신중하게, 하지만 일정 비중은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접근입니다.
"믿는 자에게는 증거가 필요 없고, 믿지 않는 자에게는 증거가 불가능하다." (스튜어트 체이스)
P.S. AI가 가져올 사회적 디스토피아에 대한 우려
하워드 막스는 투자 관점을 넘어, AI가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일자리 소멸과 역설: AI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노동 절약형' 기술입니다. 생산성은 폭발하겠지만, 일자리가 사라지면 "누가 그 생산된 물건을 살 것인가?"라는 모순에 직면합니다.
화이트칼라의 위기: 단순 노무직뿐 아니라 코딩, 법률 분석, 의료 진단 등 고학력 전문직의 업무도 AI가 대체할 것입니다.
기본소득의 한계: 정부가 돈을 찍어 실직자를 지원하려 하겠지만(UBI), 이는 재정 적자를 가속화할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직업이 주는 삶의 목적과 존엄성'의 상실입니다.
사회적 분열: 소수의 기술 억만장자가 부를 독점하고 다수는 일자리를 잃는 구조는 극심한 사회적 갈등과 포퓰리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에게 전하는 하워드 막스의 시사점 10가지
기술의 성공 ≠ 투자의 성공: AI가 세상을 바꿔도 당신이 돈을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하십시오.
가격에 대한 고민: 현재 주가에 반영된 미래 성공의 확률이 합리적인지 스스로 질문하십시오.
FOMO 경계: 시장 참여자들이 이성적 판단을 하는지, 아니면 소외 공포(FOMO)에 쫓겨 매수하는지 파악하십시오.
역사는 운율을 맞춘다: "이번엔 다르다"는 생각이 들 때, 과거 버블의 패턴을 복기하십시오.
과도한 베팅 금지 (All-In Avoidance): 상황이 잘못될 경우 파산할 수 있는 수준의 과도한 베팅(특히 빚을 이용한 투자)은 피하십시오.
기술 도약에서 소외 금지 (All-Out Avoidance): 완전히 시장을 떠나지 말고, 신중하지만 일정 비중은 유지하십시오.
승자 예측의 어려움 인정: 지금의 1등이 10년 뒤에도 1등일 것이라는 맹신을 버리십시오.
레버리지(부채) 사용 경계: 예측 가능성이 낮은 투기적 성장 자산에 빚을 끌어다 쓰는 것을 피하십시오.
재무 건전성 분석: 기업이 빚을 내는 목적이 확실한 현금 흐름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거품을 만들기 위해서인지 구분하십시오.
신중한 분산 투자: '믿지 않는 자에게는 증거가 불가능하다'는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선별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AI는 세상을 바꿀 것이지만, 지금 당신이 지불하려는 그 가격은 '세상을 바꾼 이후의 완벽한 성공'까지 이미 반영된 가격일 수 있습니다.
상상력이 아닌 숫자에 근거하여 투자하고 주식으로 과실을 누리되, 레버리지 징후가 보이면 언제든 탈출할 준비를 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