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비가 좋지 않다.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된다고 해도 지금보다 업사이드가 얼마나 클까? 전쟁 터지기 전에도 미국장은 횡보했다. 그렇다고 전쟁때문에 큰 조정이 왔는가? 미친듯한 조정은 일어난적이 없다. 물가는 여전히 높지는 않지만 낮은 수준도 아니다. 이 리스크는 서서히 세계경제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리스크가 풀리더라도 서서히 나아질 것이다.

원자쟁이
2026.04.03
지상군 투입하면 해협이 열릴까? + 후티 반군 리스크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 침공 이후 중동 분쟁이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시장이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막혀 있고, 이제는 미군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되고 있죠.
오늘은 세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지상군 투입이 정말 진행되고 있는지, 그게 호르무즈를 뚫을 수 있는지, 그리고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전쟁 한 달, 여전히 막혀 있는 호르무즈
전쟁 초기에 시장은 낙관적이었습니다. 미국의 압도적인 해공군력이 해협 통항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었죠. "어차피 미국이 제해권을 잡으면 금방 풀린다"는 시각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선박 통과는 정상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란이 해협 인근에 배치된 대함 미사일, 드론 등의 위협이 지속되면서 선주들이 통과 자체를 기피하고 있고, 보험료는 급등했습니다. 사실상 봉쇄에 준하는 상태(de facto)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미지 설명: 호르무즈 해협 통과 상업 선박 수 추이(7일 이동평균). 3월 초 이후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전 선종의 통과량이 급감하여 사실상 봉쇄 상태가 지속 (출처: Bloomberg Finance L.P., BCA Research)
(블룸버그 출처이니 아마 Vortexa 데이터일 겁니다. 엄청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통행량이 여전히 적다는 것을 보기엔 충분하죠.)
호르무즈 해협이 왜 중요한지 다시 짚어보면,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합니다. 일평균 약 2,100만 bpd의 원유 및 석유제품이 지나가는 곳이죠. 이 병목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은 글로벌 원유 공급에 대한 압박이 매일 쌓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상군, 정말 투입되는 걸까
3월 28일 워싱턴포스트가 상당히 구체적인 보도를 냈습니다. 펜타곤이 이란 내 수주간의 지상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전면적 침공이 아니라 특수작전부대와 보병의 혼합 편성으로 이란 해안 지역을 급습(raid)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작전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첫째, 이란 최대 원유 수출 허브인 하르그섬(Kharg Island)의 점령입니다. 하르그섬은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곳으로, 이를 점령해서 협상 카드로 쓰겠다는 구상이죠.
둘째,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안 군사시설에 대한 타격입니다. 상업 선박을 위협하는 이란의 무기체계를 찾아 파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미 제31해병원정대(31st MEU) 약 2,200명이 중동에 도착했고, 추가로 1만 명의 지상군 배치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별도로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 약 450kg을 군사적으로 추출하는 작전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작전은 수일에서 최대 수주가 소요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미국 내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AP-NORC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지상군 투입에 강하게 반대했고, 찬성은 고작 12%에 불과했습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갈립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하르그섬 점령을 주장한 반면, 전직 네이비 실 출신인 데릭 밴 오든 하원의원은 "이란 영토에 군대를 보내는 것에 100% 반대한다"고 밝혔죠.
데이터로 본 군사 이동: Operation EPIC FURY
여기서 흥미로운 건 공개 데이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0일 "나는 어디에도 군대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런데 공개 항공 추적 데이터(OSINT)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Operation EPIC FURY로 명명된 이 이동에서 최소 63편의 군용 수송기 비행이 완료됐고, 11편이 추가로 진행 중입니다. 주목할 점은 출발 기지의 성격인데요, 모든 출발지에 미군 최정예 특수작전부대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설명: Operation EPIC FURY 출발 기지별 주둔 특수작전부대 현황. 출발지 전부가 미군 최정예 특수작전부대 주둔지다 (출처: OSINT Flight Tracking, 2026.3.28 기준)
도착지는 이스라엘 오브다 공군기지가 23편으로 가장 많고, 요르단 킹 압둘라 공군기지 19편, 요르단 후세인 국제공항 10편, 그리스 엘세피나 공군기지 5편 등입니다. 특수작전부대 자산이 집중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앞서 발표된 제82공수사단의 이동과는 별개의 작전으로 판단됩니다.
이미지 설명: Operation EPIC FURY 도착지 현황.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특수작전부대 자산이 집중 배치되고 있다 (출처: OSINT Flight Tracking, 2026.3.28 기준)
여기에 더해 3월 26일에는 레너드 F. 앤더슨 주니어 해병대 중장이 전 해병대원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내용이 상당히 직접적입니다.
사막 MARPAT 복장은 즉시 사용 가능합니까? 장비는 언제든지 들고 이동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까? 가족의 문제는 정리되어 있습니까?"
"우리 전력은 현재 이란과 연관된 작전에 투입되어 있으며... 대규모 동원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레너드 F. 앤더슨 주니어 해병대 중장 서한 (2026.3.26)
대규모 동원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죠.
지상군 투입해도 호르무즈는 안 뚫린다
그렇다면 질문이 이겁니다. 지상군을 넣으면 호르무즈 봉쇄가 풀릴까요?
저는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아래 이란의 지형도를 보시죠.
이미지 설명: 이란의 지형 위성 사진. 국토 서쪽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자그로스 산맥과, 호르무즈 해협에 면한 남부 해안의 험준한 산악 지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측 해안은 자그로스 산맥 남단이 바다와 만나는 곳입니다. 위 사진에서 이란 남쪽 해안선을 따라 산맥이 해안까지 뻗어 내려온 게 보이시죠. 군사적으로 "자연의 요새(natural fortress)"라 불리는 지형입니다. 좁은 해협을 내려다보는 고지대 곳곳에 드론 발사대, 대함 순항미사일(ASCM),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가 분산 배치되어 있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수십 년간 이 지형을 활용해 전력을 구축해 온 겁니다.
미군이 해안 군사시설 일부를 급습해서 제거하더라도, 산악 지형 깊숙이 은폐된 무기체계를 완전히 소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란은 파괴된 시설을 다른 위치로 재배치할 수 있고, 이동식 발사대는 한 곳을 제거해도 새로운 위치에서 위협이 재개되죠.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아이젠슈타트 군사안보연구 국장의 평가가 이 상황을 잘 요약합니다.
점령 자체는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점령 후 병력을 방어하는 것이다. 이란의 드론과 포병이 쏟아질 수 있는 작은 섬에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즉, "점령은 가능하나 방어는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이 4~6주 내에 종결될 것이라는 타임라인을 공개적으로 제시해왔습니다. 그런데 지상작전은 이 일정과 충돌합니다. 펜타곤 내부에서조차 지상작전 소요 기간을 "수주에서 수개월"로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죠.
이란 IRGC는 정규전보다 지연전과 소모전에 특화된 전력입니다. 험준한 지형을 활용한 게릴라식 대응, 민간 인프라를 방패로 삼는 전술,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를 통한 우회 공격까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지상전이 시작되면 미국이 원하는 "빠른 종결"이 아닌 장기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전쟁 한 달 동안 미군 13명이 전사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했습니다. 쿠웨이트 슈아이바 항구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6명이 사망했고, 이라크 상공에서 KC-135가 추락해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상군이 투입되면 이런 피해는 가속화될 것이고, 62%에 달하는 반대 여론과 맞물려 정치적 부담도 급격히 커질 겁니다.
더 큰 문제: 바브엘만데브 봉쇄와 후티 반군
사실 제가 이번 글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여기입니다. 지상군 투입이 가져올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해소가 아니라, 오히려 또 다른 해상 초크포인트인 바브엘만데브(Bab el-Mandeb) 해협까지 봉쇄가 확산되는 것입니다.
아래 지도를 보시면 상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미지 설명: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위성 지도. 사우디 서해안의 얀부(Yanbu)에서 선적된 원유는 홍해를 남하하여 예멘과 지부티 사이의 좁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출처: IMF Portwatch)
사우디의 얀부 항구에서 출발한 유조선이 아시아나 유럽으로 가려면 반드시 이 좁은 해협을 지나야 합니다. 왜 바브엘만데브가 갑자기 중요해졌는지, 여기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 파이프라인(East-West Pipeline, Petroline)을 통해 홍해 연안의 얀부(Yanbu) 항구로 원유를 우회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 파이프라인의 수송 용량은 약 500만 bpd로,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는 사우디의 거의 유일한 대안 수출 경로죠.
그리고 사우디는 이 경로를 극한까지 밀어 올렸습니다. Kpler 데이터에 따르면 3월 얀부 선적량은 323만 bpd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전쟁 전 얀부의 월평균 선적량이 75~85만 bpd였으니, 거의 4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역내 다른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봉쇄로 재고 압박에 시달리며 감산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사우디만 얀부라는 대안 경로 덕분에 생산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거죠.
이 결과 3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원유량은 397만 bpd에 달했습니다. 2월의 295만 bpd에서 급증한 수치이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이 중 175만 bpd가 얀부에서 선적된 사우디 원유이고, 나머지 179만 bpd는 아시아로 향하는 러시아산 원유입니다.
그래프 설명: 출발 항구별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 원유 및 컨덴세이트 물량(kbd). 3월 들어 얀부(Yanbu)와 라스 타누라(Ras Tanura) 발 물량이 급증하며 총 통과량이 2023년 10월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출처: Kpler)
즉,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더 이상 단순한 통과 경로가 아닙니다. 호르무즈가 막힌 지금, 비(非)이란산 중동 원유의 약 1/3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밸브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Saudi Aramco)는 이미 4월 장기 계약 물량 전량을 얀부에서 선적하겠다고 주요 아시아 고객들에게 통보했고, Kpler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약 30척의 유조선이 얀부 앞바다에 대기 중입니다. 원료 고갈을 앞둔 아시아 정유사들이 얼마나 다급한지 보여주는 수치죠.
후티 반군의 재가동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 후티 반군(공식명 Ansar Allah)이 움직였습니다.
3월 28일, 후티는 성명을 통해 "성스러운 지하드 전투"의 2차 군사작전을 실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남부의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순항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수행했으며, 핵심은 이 작전이 이란 및 레바논 헤즈볼라의 군사작전과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후티의 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것입니다.
범죄적인 적이 공격과 침공을 중단할 때까지 향후 며칠간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다.
후티 반군이 왜 위험한지, 아래 차트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프 설명: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 선박 수 추이. 2023년 말 후티의 홍해 공격이 시작된 이후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전 선종의 통과량이 급감했으며,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출처: IMF PortWatch)
2023~2024년 홍해 위기 당시 후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 상업 선박을 공격하며 글로벌 해운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 통과량은 약 절반으로 급감했고, 지금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죠. 그 후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미국이 이란 본토에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란의 대리세력(proxy)인 후티의 대응 수위는 한 단계 더 상승할 겁니다. 후티가 바브엘만데브에서 상업 선박 공격을 본격 재개한다면, 중동의 두 핵심 해상 초크포인트가 동시에 봉쇄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바브엘만데브 봉쇄의 파급력은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합니다.
현재 얀부에서 선적된 원유의 주요 도착지는 중국(93.3만 bpd), 이집트(72만 bpd), 인도(70.2만 bpd), 미얀마(14.3만 bpd) 순입니다. 아람코는 4월에도 중국 정유사에 133~136만 bpd, 인도 정유사에 76.6~83.3만 bpd를 배정했죠.
만일 후티의 위협이 실제 통항 교란으로 이어질 경우, 아시아 국가들은 중동 원유 조달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됩니다. 최후의 수단으로 수에즈 운하를 거쳐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택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아시아까지의 항해 일수는 약 50일로 홍해 직항로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납니다. 이는 즉시 도입 가능한 물량이 사실상 증발한다는 의미입니다. 운임 폭등, 연료비 증가는 물론이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는 초대형 유조선(VLCC) 특성상 환적과 선대 재배치라는 추가 물류 경색까지 발생합니다.
러시아발 원유도 문제입니다. 현재 러시아산 아시아향 원유 물량은 약 190만 bpd로 홍해 경로를 여전히 이용하고 있는데, 이미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타격으로 수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홍해 통항마저 차단되면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타격은 치명적입니다.
정리하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미군 지상군 투입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소하는 수단으로서 실효성이 낮습니다. 해협 주변의 험준한 산악 지형과 이란의 분산된 비대칭 전력 때문에, 해안 기지를 일부 제거하더라도 봉쇄 위협을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둘째, 지상군 투입은 오히려 전선을 확대시켜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가 확산될 리스크를 높입니다. 3월 바브엘만데브 통과 원유량이 397만 bpd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이 경로마저 차단되면 충격은 단순한 "추가 리스크"가 아닙니다. 사우디의 얀부 우회 수출, 러시아발 아시아향 원유 190만 bpd가 동시에 위협받고, 아시아 정유사들의 즉시 가용 물량이 증발합니다. 일본과 한국이 이미 바브엘만데브 통과를 전략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이 리스크를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죠.
제가 개인적으로 그리고 있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완전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미국 지상군 투입과 대량의 폭격 -> 트럼프 승리 선언 -> 주식 상승, 유가 하락, 금리 하락
열리는 줄 알았던 호르무즈는 열리지 않음, 드론과 미사일로 봉쇄 지속
후티 반군까지 가세하며 홍해 봉쇄 (높지는 않으나,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가 다시 상승, 금리 상승, 주식 하락
이에 맞춰 포트폴리오 및 거래를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