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없는 한(恨)과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부모를 가진 한(恨)




20대 중반에 휘갈겨 놓았던 메모로 글을 시작한다.
부모는 무슨 권리로 그 작은 아이에게 삶의 무게를 지우고 생의 족쇄를 채우는 걸까요?
감히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오만일까요, 행복하지 않아도 삶은 가치있다는 낙관일까요,
삶의 무게와 본질에 대한 무지일까요.
생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할 잉태의 순간이, 그 생명의 동의 없이 시작된다는 것.
현재의 모습이 어떠하든, 우리 삶의 시작은 우리가 원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삶의 모든 부조리와 불합리의 근원적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나는 그다지 좋은 사람이라 할 수 없지만,
그런 내가 그나마 갖고 있는 좋은 사람으로서의 면모의 상당 부분은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로부터 연유하지 않았을까.

(가운데가 본인)
나는 유년 시절의 상당수를 큰아버지댁에서 보냈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께서는
군식구 하나가 추가되어서 수저가 늘어나도,
잠자리 이불의 개수가 더 늘어났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으시고 직접 낳은 사촌 형들처럼 나를 품어주셨다.
나와 나이차가 별로 나지 않는 조카 둘을 길러낸 사촌 누님도 나처럼 큰아버지댁에 신세를 졌다고 한다.
누님은 어린 시절에 삼촌과 숙모를 여의고 큰아버지댁에서 자랐다.
큰아버지...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유교의 효 사상 때문에 마음속에만 묻어두고 제대로 위로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이겨내셨으니, 앞으로도 힘차게 극복하시고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길 벨리프로젝트 동료로서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남들의 내면은 그렇게 들여다보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의 모습은 괘념치 않는게 저같은 평범한 사람의 모습일텐데,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는 것에 감탄하였습니다. 저에게도 그럴 기회를 가져다 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