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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씨
2026.02.11
[시리즈 연재] 높아지는 연체율, 흔들리는 고용
뉴욕 연준의 2025년 4분기 가계 신용 보고서가 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상당히 좋지 않아요. 블룸버그 기사 제목대로 미국 소비자들의 연체율은 10년 내 최고치까지 상승했습니다.
90일 이상 연체율은 이미 23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했고, 모든 종류의 대출 연체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용카드 연체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높아졌죠.
연체율을 연령대 별로 구분해 보면 보유자산과 소득이 적은 저연령층일수록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 추이를 보면 연체율이 높아질 때 항상 같은 패턴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죠. 또한, 지금의 연체율 상승세는 2008년에 비견될만큼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소비자 심리도 약하죠. 전반적으로 모든 계층에서 소비자 심리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지만, 유독 저소득층 (초록선) 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급격히 하락하여, 현재 팬데믹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고소득층 (파란선) 의 심리는 어느 정도 버티고 있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과거 경기침체 시절과 유사할 정도의 흐름이죠.
왜 그럴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사회의 부가 기업에 지나치게 몰리고, 가계로 돌아가는 비중이 적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기업 이익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반대로 임금은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가 가계가 아닌 기업으로 더욱 많이 쏠려가고 있다는 거죠.
팬데믹 이후 완화적인 정책은 기업들의 우호적인 자금조달 환경을 마련해 주었고,
가계는 줄어드는 실질임금으로는 소비를 유지하지 못해 신용 소비를 이어갔고,
가계의 신용소비 덕에 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증가했으며,
이제는 가계의 신용 연체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요인이 있죠?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입니다. 고소득층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계 주식 보유액의 가처본 소득 대비 비중은 300%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주식 가격 상승은 고소득층의 소비 심리를 지탱해 주었습니다.
미국 증시의 하락은 단순히 자산 시장의 하락이 아닌 미국 민간소비의 유일한 버팀목인 고소득층의 소비 심리를 악화시키는 중대한 사안이 됩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젊은 저소득층의 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소비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고소득층의 소비마저 흔들리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굳이 선거가 아니라도 증시를 부양해야 할 동기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행정부의 뜻대로 될 것이냐... 그건 뭐 두고 봐야겠지만 말이죠.
민간소비가 자생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결국 고용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임금 상승률이 높아지고,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는 거죠. 하지만, 미국 고용시장 상황은 악화일로입니다.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심리 조사에 포함된 '일자리가 많다' 는 응답의 비중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일자리 구하기 힘들다' 는 응답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죠. 과거 패턴을 보면 파란선이 빨간선 아래로 내려가면 예외없이 경기침체가 도래했죠. 현재 간극이 매우 좁아진 상태입니다.
앞서 청년층의 연체율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을 짚었죠? 그 기저에는 청년 실업률의 빠른 상승이 있습니다. 현재 1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협의 실업률 (U3) 와 광의 실업률 (U6) 의 스프레드도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이는 고용 악화가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왔으며, 과거 이렇게까지 긴 기간 동안 상승이 유지된 적도 없습니다.
26년 1월 기업의 감원 발표 규모는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고, 보시다시피 25년 내내 기업들의 감원 규모는 상당히 큰 편이었습니다. 고용 둔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죠.
그나마 미국에서 만들어진 신규 일자리들도 생산적인 고소득 일자리들이 아닙니다. 2022년 이후 만들어진 일자리들 중 압도적 비중이 보건 복지 분야에서 만들어졌어요. 이는 경제가 좋아서 생겨난 일자리라기보다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에 가깝죠.
특히, 화이트 칼라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나 어려워져서 최근 미국에서는 역-리크루팅이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기업이 적임자를 찾기 위해 리크루팅 업체에 비용을 지불했지만, 지금은 구직자들이 리크루팅 업체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미국 시총 상위 기업들의 고용 창출력은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비해 훨씬 적은 인원으로 어마어마한 이익을 창출해 내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고소득 화이트 칼라 일자리는 감소하게 되었죠.
고용 창출력이 높은 산업인 제조업이나 건설업에서도 신규 일자리 창출은 정체 내지는 감소 중입니다. 블루칼라 일자리도 상황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 것이죠.
고용 둔화 시그널이 상당히 이어졌고, 이는 임금 상승률의 저하로 이어지고, 그러다 보니 저소득층의 신용 연체율은 급등하고, 현재 미국 민간소비는 고소득층의 주식 자산에 의한 부의 효과로 버티는 상황 (상위 10% 소득층의 소비가 전체의 45% 차지)...
이 정도 상황이면 실물경기에 대한 우려가 있을 법도 하건만 기관 투자자들은 역대급으로 경기에 대해 낙관적입니다.
1월 BofA FMS에서 보았죠?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 생각하는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은 극도로 적은 편입니다.
또한, 기업실적 전망치는 매우 낙관적입니다. 재정지출, 은행 규제 완화로 민간 신용창출 여력 확보... 이 정도로 과연 당면한 난관을 넘어 초긍정적인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선거의 해인 점을 감안하면,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시장을 부양하고자 할 동인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인이 강한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느냐... 는 다른 문제죠. 저는 지금처럼 높은 밸류에이션, 주식 보유 비중 최대인 상태에서는 아무리 정책을 동원한다 해도 현재 레벨에서는 위험자산 시장을 더 위로 끌고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폭락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정책 목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 시장의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컨센서스가 과연 흔들리는 고용과 민간소비 둔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 AI 내러티브로 모든 것을 덮으려는 것은 아닌가 (패권경쟁부터 생산성 향상까지)... 지금은 이런 의문을 품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의 실물경기 둔화를 오랫동안 언급해 왔었죠. 아래 아티클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valley.town/space/@timocy/articles/691bd56c7deabb091de36bff
https://www.valley.town/space/@timocy/articles/692d686cdc62a57f32fd961c
https://www.valley.town/space/@timocy/articles/692e6ad9554c97207cefaf06
https://www.valley.town/space/@timocy/articles/6965bd8b38f19360ad4c96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