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흥미로운 대학교 교양 과목의 과제를 하는 마음으로 임했더니 정말 즐거웠습니다. 벨리분들의 날카로운 분석과 비판적 지적을 통해 제 추론의 허점을 보완할 수 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A1. 이번 주 연준 인사의 발언 분석
2025년 5월, Fed 이사회 멤버 Michelle W. Bowman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경제 컨퍼런스에서 통화정책 결정 프레임워크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그 발언 중 한 문장이 눈에 걸렸습니다.
"Supportive supply-side policies, including less restrictive regulations and lower business taxes, will also likely favor these conditions."
이 문장을 근거로, Bowman의 발언은 고전파·공급주의적 세계관에 더 가깝다고 분류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케인지언의 언어와 도구를 쓰지만, 그것은 직업상의 언어일 뿐입니다. 필터가 없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 그의 진짜 경제관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결론에 도달하기지의 사고의 흐름도 같이 적어두겠습니다.
처음 과제를 읽었을 때, "이번 주"라는 표현이 자꾸 눈에 띄었습니다. 왜 굳이 이번 주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다가 깨달았습니다. 다음 FOMC 금리 결정 발표는 6월 17일입니다. 지금은 말 그대로 결정 직전입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시장에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구간입니다. 이 시기의 발언을 읽는 것은 단순히 내용을 분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리 결정 전 각 인사가 시장에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가를 읽는 훈련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경제학적 명제는 상황에 따라 달리 작동합니다. 그렇다면 정책결정자가 어떤 경제사조를 가지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문제가 터졌을 때, 혹은 터질 위험을 감지했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의 세계관에 맞는 틀로 상황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틀에 따라 움직입니다. 제가 미리 그 틀을 알면, 그의 다음 선택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발언을 고르기 전에 먼저 챙겨야 할 게 하나 있었습니다. 연준이 어떻게 생겼는가 하는 것입니다.
연준은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됩니다. 하나는 이사회(Board of Governors) —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하는 7명입니다.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하고, FOMC 금리 결정에서 항상 투표권을 가집니다. 다른 하나는 전국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입니다. 각 지역 총재가 자신의 지역 경제를 담당합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상시 투표, 나머지 11개 지역 총재는 4명씩 돌아가면서 투표합니다.
즉 FOMC는 총 12명이 투표하는 구조입니다. 누가 올해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가를 미리 확인해야 그 발언의 실질적 무게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역 연은 총재의 발언과 이사회 멤버의 발언은 다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나옵니다.
Bowman은 같은 시기에 두 개의 전혀 다른 자리에서 발언했습니다. 하나는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 다른 하나는 레이캬비크 경제 컨퍼런스입니다. 같은 사람인데, 두 발언의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청문회 증언을 읽으면 처음에는 케인지언처럼 보입니다. 이런 문장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Non-bank financial institutions (NBFIs) are capturing a growing share of the lending market, competing with or displacing traditional banks without facing comparable regulatory standards."
비은행 금융기관이 규제 없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 얼핏 보면 "시장의 맹점을 정부가 메워야 한다"는 케인지언의 논리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같은 청문회 발언문을 끝까지 읽으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CBLR 단순화, MRA 축소, 자본 효율화, 혁신 장려 — 일관되게 규제완화 방향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청문회라는 자리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예산과 권한을 쥔 의원들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정당화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발언자가 무슨 신념을 가졌든, 그 자리와 직책의 성격이 이미 발언의 틀을 결정합니다. 내용만 보고 분류하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같은 Bowman의 레이캬비크 컨퍼런스 발표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경제학자들을 청중으로 하는 학술 컨퍼런스입니다. 의원들을 의식할 필요도, 예산을 정당화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자리에서 Bowma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Supportive supply-side policies, including less restrictive regulations and lower business taxes, will also likely favor these conditions."
정치적 압력도 없는 자리에서, 규제완화와 감세를 긍정적 공급충격으로 자연스럽게 말했습니다.
케인지언 도구를 쓰는 건 이사회 멤버로서 직업의 요구입니다. 하지만 필터가 없는 자리에서 나온 말 — 그것이 본인의 진짜 경제관입니다. Bowman의 발언은 고전파·공급주의적 세계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Janet Yellen은 케인지언 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