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 를 읽고




ISFP인 나는 사람들과 잘 지내는 편이다. 둔한 성격에 호불호도 거의 없어서 누군가와 부딪히는 일이 드물다. 근데 나도 껄끄러운 사람을 만난다. 대부분이 그들을 싫어하지만, 정작 그들은 나를 좋아한다. (티를 절대 안 내니까.)
이 책의 주인공 오베도, 그런 사람이다. 사실 초반에 욕하면서 책을 읽었다. 설마 책을 덮을 때엔 내가 주인공을 좋게 생각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하면서 말이다. 이 책의 작가는 구체적이고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서술로 마법을 부렸다. 작품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한결같은 행동을 하는 주인공 오베. 그에 대한 깊은 이해의 과정이 이 책의 주제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고집불통 할아버지 오베와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다. 오베는 자기만의 신념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본인은 원칙이 확고하다지만, 남들 눈엔 편협해 보인다. 차는 무조건 사브만 타고, 주차 요금은 절대 안 내는 꼰대다. 주변 사람들이 다 자신을 속이려 한다고 믿고, 타협 불가, 욕쟁이에 심술궂은 영감탱이다. 내 와이프는 이 책을 조금 읽다가 덮었다. 주인공을 "이해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다"는 이유였다. 그 정도로 밉상인 인물이다.
직장 동료 J가 없었으면 나도 오베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을 거다.
J는 참 독특하다. 자기만의 고집으로 살아간다. 수영장 약속 한 번에 도시의 수영장을 다 답사하고, 6년 된 차는 아직 비닐도 안 뗐다. 중고차 팔 때 값 더 받으려고 그렇단다. 회사 식당에선 탄수화물 줄인다며 밥 대신 반찬을 산더미처럼 푼다. 뒤에 사람 못 먹을 정도로.
이ㅏ 정도는 취향 차이로 볼 수도 있다. 근데 세상엔 이해 안 되는 사람들, 법도 거리낌없이 어기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특히 직장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모두가 ...

예전 사귀던 여자친구랑 같이 봤던 영환데 보는 내내 그 여자분과 오베 할아버지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당시에는 왜 그렇게 화가 많고 억울함이 많은지 이해가 안갔지만 시간이 지나니 조금은 알 것 같네요. 세상에 같은 삶을 살아온 사람이 한명도 없기에 가족조차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와닿네요!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특정 순간, 사건을 보고 비난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런 세태가 혐오를 더 부추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ㅠ 이런 책이 조금이라도 이런 상황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ㅎㅎ 좋은 책 추천 감사해요!

'무엇인가를 알면 사랑하게 된다' 최재천 교수님의 공부라는 책에 나오는 문구인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미워하는건 어쩌면 그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일지도 모르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