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학교에서 바둑동아리에 다녔다.
일주일에 한번씩 프로 기사가 학교에 방문해, 대국지도를 해주곤 했다
처음에는 프로바둑기사여도 6점을 깔면 설마 질까 싶었지만, 왠걸.. 처참히 깨졌다
그 후 여러번 패배가 반복되니, 어느 순간 내가 하는 수읽기가 무용지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읽기를 하면 뭐해.. 어차피 프로 손바닥 안인데.." 이런 학습된 패배감이 한동안 바둑에 대한 흥미를 잃게 했다
요즘 AI가 글을 쓰고, 분석하고,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보면서 그때가 떠오른다
"내가 글을 쓰는게, 분석하는게 가치가 있나?" 어차피 AI가 훨씬 빠르고 잘하는데..
책을 읽다가도 "이런 속도로 정보를 습득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AI는 내가 준 PDF 30장을 1초면 읽는 것 같다
사실 그때 그 패배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던가..?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할 지 아직은 혼란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