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최근 상황은 우리가 믿어온 전략 자산의 안보 효과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대만을 지키는 강력한 억지력으로 통용되던 '실리콘 실드(Silicon Shield)' 또한, 어쩌면 영원불변한 방패라기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격이 변하는 유동적인 변수일지 모른다.
미국의 행보 속에는 자국 실익 극대화와 중국 견제, 그리고 복잡한 국내외 현안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경제적 손실보다 더 큰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강대국이 보여주는 결단은, 우리가 믿어온 방패의 두께가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짐작하게 한다.
TSMC의 생산 거점 분산 역시 방패의 약화라기보다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위험의 폭발력을 조율하려는 긴 호흡의 포석일 수 있다. 중국 또한 당장의 극단적 선택보다는 장기적인 기싸움을 통해 실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기술 지표 너머에서 소리 없이 움직이는 이 억제력의 재조합을 읽어내는 통찰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