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유명한 착시 그림이 있다. 검은색에 집중하면 꽃병이 보인다. 아니다. 흰색에 집중하니 마주 보는 두 얼굴이 보인다. 어느 것이 진실인가. 이 그림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같은 현실을 보면서도 서로가 완전히 다른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각자가 본 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라고 확신한다. 프래그머티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의 주의(attention)가 현실을 선택적으로 구성한다고 말한다. 꽃병을 보는 순간 얼굴은 사라지고, 얼굴을 보는 순간 꽃병은 배경이 되는 것이다. 둘 다 거기 있지만 한쪽에 집중하는 순간 그것이 참이 되고 다른 쪽은 거짓이 되고 만다.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둘 다 틀리지 않았다. 둘 다 실제로 거기 있는 무언가를 보고 있다. 다만 서로 다른 프레임을 선택했을 뿐이다.” 양극화의 비극은 프레임이 고착화되면서 시작된다. 당신이 꽃병만 보는 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