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QE라는 정책수단이 너무 빨리 도래하면서, 오히려 단기자금 시장의 위태로움의 공식 인증으로 시장에 인식됨. 여기서 기준금리 인하에 가속을 붙이면, 시장의 불안은 오히려 증폭될 공산이 커보인다.
이제 남은 정책수단은 진짜 QE. 하지만, 현 행정부의 QE에 대한 인식은 진정한 위기수단에만 쓸수 있는 정책수단 (아래 아티클 참조). QE가 나오려면 시장과 경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충격을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정치적으로도 중간선거 일정과 맞추어 26년 하반기에나 발동이 걸릴 수 있지 않을까?

티모씨
2025.11.30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어야...
직전 포스트 업로드 이후에 생각이 든 부분을 좀 더 얹어 보겠습니다. 미국의 경제 대통령인 베센트의 입장입니다. 11월 25일 Valley 계정에서 공유된 베센트의 코멘트...
충분한 지준금 체제 (ample reserves)는 흔들리고 있을 수 있다.
연준은 이제 뒤로 물러날 때가 됐다 (Time for the Fed to move into the background)
이 두 문장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 눈에는 하나의 문장으로 이해됩니다. 왜냐... 1번 문장도 결국 2번 문장과 같은 의미로 보여지기 때문이에요. 연준이 시장과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현행 금리 통제 메커니즘 (= 풍부한 지준금 기반의 플로어 시스템) 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말은 이제 연준이 주인공이던 시절은 끝나고 있다는 의미와 같으니까.
Project 2025 포스트에서도 다루었었죠. 현재 집권세력은 연준의 과도한 시장개입과 지나친 권한을 대폭 축소시켜야 한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베센트 본인을 포함해서 말이죠.
9월 5일 WSJ 기고문을 통해 베센트는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에게 주어진 과도한 역할과 책임이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고, 시장의 왜곡을 만들고, 정치적 중립성을 깨트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연준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앞으로 연준은 경제에 야기하는 왜곡을 축소해야 합니다.
양적 완화와 같은 비전통적인 정책은 진정한 비상사태 시에만 연방 정부의 다른 부처와 협력하여 사용되어야 합니다.
또한 통화 정책, 규제, 소통, 인력 및 연구를 포함한 기관 전체에 대한 정직하고 독립적이며 초당적인 검토가 있어야 합니다.
미국 경제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기본 인식이 이러한데... 과연 연준이 바이든 정권 시절처럼 체온이 1도만 올라가도 항생제를 대량으로 투여하는 과잉처방을 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양적완화는 연준 혼자 결정하고 수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재무부가 단기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하고, 이를 연준이 매입하면서 재정을 빠르게 확보하고, 재무부가 필요한 지점에 재정을 신속히 핀포인트로 투하하면서 진행되거든요. 최소한 이 둘의 합이 맞아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재무부 수장이 양적완화라는 정책 수단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진정한 비상사태 시에만 사용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연준은 양적완화를 하고싶어도 못하게 되는 거에요. 5월이 지나 새로운 연준 의장이 오고 나면, 더더욱 베센트의 뜻대로 움직이겠죠.
하지만, Not-QE 양적완화는 가능합니다. 일단, 표면적으로 양적완화는 아니라는 명분이 있으니까요. 베센트가 자기 말을 먹게 되는 것은 아니게 됩니다. 또한, 어디까지나 목적이 단기자금 시장 안정이기에 연준이 단독으로 수행 가능합니다. 레포 시장에서 담보물인 단기국채의 담보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연준이 매입해 귀비 (귀하면 비싸진다) 를 유도해 단기국채의 담보가치를 높여주는 거니까요.
적절한 수준으로, 어쩌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점진적으로 Not-QE 양적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이 생각이 타당하다면... 돈이 휴지조각된다면서 뭐든 사라고 종용하는 이들의 달러 debasement 논리는 근간부터 흔들리게 되는 셈입니다.
양적완화를 시전할 수 있는 '진정한 비상사태' 를 베센트는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 글쎄요. 일단 베센트 본인은 미국경제가 2026년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그럴까요 과연? 물론, 저는 이분의 26년 성장전망을 그다지 믿지는 않아요. 그렇게 보기에는 경기선행지표가 너무 안 좋습니다.
경제 대통령의 의중을 제가 속속들이 파헤칠 수는 없죠. 말은 저렇게 하고, 행동은 다를 수도 있구요. 하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베센트의 입장은 수 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표출된 그의 신념입니다. 따라서, 현재 시장의 과거와 같은 대규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치는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