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에 2월 2일 "미국 제조업의 후퇴와 트럼프 관세의 악영향" 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기사 내용에는 아래 아티클에서 내가 언급했던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었다.
어깨가... 으쓱? ㅎㅎㅎ
https://www.wsj.com/economy/u-s-manufacturing-is-in-retreat-and-trumps-tariffs-arent-helping-d2af4316?st=WDjBen&reflink=desktopwebshare_permalink

티모씨
2026.02.03
[시리즈 연재] 26년 1월 ISM 제조업 PMI는 좋기만 했나?
내일은 한국 수출입 동향도 올려야 되고... 어쩌다 보니 이번 주에는 업로드가 몰려서 그냥 넘어가려다가, 그래도 좀 의미가 있는 듯 하여 짚고 넘어갑니다. 이번 아티클은 차트없이 텍스트로 정리하겠습니다 (= 차주에는 좀 띄엄띄엄 업로드 예정입니다 ㅎㅎ)
다들 아시겠지만, ISM 제조업 PMI 지수가 2026년 1월 느닷없이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어지간히 상승했으면 모르겠는데, 과거 12개월 중 최저치가 지난 달이었고, 최고치가 이번 달입니다. 수치가 잘 나왔다고 마냥 좋아하기에는 뭔가 찜찜하죠. 그래서 보고서 내용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보고서에는 지표 외에도 실제 응답자들의 증언 요약이 기재되어 있는데, 여기서 우호적인 지표와는 상반되는 내용들이 언급됩니다. 긍정적인 기대감도 분명히 있었고, 특히 신규주문 섹션에서는 긍정적 언급이 부정적 언급보다 거의 두 배 가량 많았다는 내용도 있어요 (물론, 연말 특수 이후의 재고충전과 관세 선행 대응에 대한 언급이 많았답니다).
코멘트 부분을 대략 요약하면 (by Gemini...) 아래와 같습니다.
1. 지표 성적
강력한 반등: 제조업 PMI가 52.6%를 기록하며 26개월 만에 확장 국면으로 진입했습니다.
주문 급증: 신규 수주(57.1%)와 생산(55.9%) 지수가 2022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2. 반등의 배경
관세 전 선취매: 추가 관세가 적용되어 가격이 오르기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공포 섞인 선주문'이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재고 고갈: 고객 재고(38.7%)가 임계점 아래로 떨어지면서, 불확실한 경기 속에서도 운영을 위한 '강제적 주문'이 발생했습니다.
3. 현장의 고충
수익성 하락: 관세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EBITDA(영업이익)가 급감하는 등 실질적인 경영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전략 수립 불가: 정책 변동성과 대법원 판결 대기 등으로 인해 30일 이상의 장기 자본 투자를 주저하는 등 시계 제로 상태입니다.
4. 대응 및 전망
공급망 재편: 관세 회피를 위해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멕시코 등으로 이전하거나 다국가 소싱 체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희망: 현재의 수주 정체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2026년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로 버티며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하반기 업황 회복 기대가 제법 자주 언급되고, 안정을 찾아간다는 내용도 분명히 나오지만...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인 코멘트의 비중의 훨씬 큽니다. 가장 큰 우려지점은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 공급망 변화, 반미 정서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영 리스크 가중... 등이 언급되고 있어요.
코멘트 섹션 내용 중, 부정적인 어휘와 긍정적인 어휘의 비중 분석을 Gemini에게 요청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부정적 어휘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죠. 코멘트에서 이렇게 부정적인 내용이 훨씬 더 많이 언급되었다면, 왜 지표는 강하게 반등했을까. 크게 3가지 원인을 짚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관세 회피를 위한 '선취매 (Front-running)' 효과
응답자들은 관세 때문에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추가적인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고객들의 욕구"를 주문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논리의 모순: 현재의 주문 급증(57.1%)은 미래의 수요가 탄탄해서가 아니라, "나중에 더 비싸지기 전에 지금 미리 사두자"는 공포 섞인 선주문이 지수를 끌어올린 측면이 큽니다.
지표의 반영: ISM 지수는 '심리'가 아니라 '활동의 변화'를 묻습니다. "기분은 나쁘지만(설문), 주문은 늘렸다(지수)"면 지수는 상승하게 됩니다.
2. '재고 고갈' 이라는 외통수
기업들이 아무리 관망세를 유지하고 싶어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습니다.
고객 재고 최저치: 고객 재고 지수가 38.7%로 2022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강제적 주문: 창고가 비어있으면 향후 경기가 불안하더라도 당장의 운영을 위해 주문을 넣어야만 합니다. 이것이 신규 수주와 생산 지수를 2022년 초 이후 최고치로 밀어 올린 동력이 되었습니다.
3. '확산 지수' 의 특성
PMI는 '얼마나 좋으냐'가 아니라 '전월보다 나아진 업체가 얼마나 많으냐'를 측정합니다.
기저 효과: 25개월간 수축 국면(50% 미만)에 머물렀기 때문에, 바닥을 찍은 기업들이 조금만 활동을 재개해도 지수는 탄력적으로 반등합니다.
업종별 편차: 기계나 컴퓨터 업종은 관세로 고통받고 있지만, 의류, 1차 금속 등 다른 9개 업종은 성장을 보고하며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습니다.
신규주문 지수의 광폭적인 상승에는 신규 수요의 기여보다 선취매와 고객재고 (= 팔 물건) 고갈이라는 요인이 더 크게 기여했고, 워낙 오랫동안 ISM 제조업 PMI가 위축국면에 있다 보니 지수 산출의 특성 상 조금만 개선되어도 지수가 크게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리포트 내용을 살폈을 때 이러한 해석도 가능해진다면, ISM 제조업 PMI 지수가 강하게 반등했다고 이를 순수하게 미국 실물경기 회복의 전조로만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게다가, 물가와 고용 세부지표는 여전히 매우 높고 (물가), 낮습니다 (고용). 신규주문과 생산 지수가 크게 개선되었다고 좋게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거에요.
그러니... 어느 쪽으로 판단하든, 이번 ISM 제조업 PMI는 지수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세부 내용까지도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요게 결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