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텀업 매크로 분석 프레임워크

911GT3RS
2026.06.05조회수 4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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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brid Theory


얼마전 주인장님이 소개해주신 매크로의 대가로 불리는 드러켄밀러 관련 영상에 보면, 드러켄밀러는 자신의 영업비밀 중 하나로 탑다운 매크로가 아닌 바텀업 방식으로 매크로를 본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음.
이것은 모자이크 방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다음과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진행됨
실물경기에 대한 판단은 누구보다도 Skin in the game을 하고 있는 해당 산업 밸류체인 내의 기업들이 잘 알고 있음
따라서 경기 선행요소를 지닌 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어닝콜과 Q&A 세션들을 주의깊게 들으면 향후 실물경기에 대한 단서를 엿볼 수 있음
가령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기업들의 어닝콜과 Q&A에서 실물경제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 하는 것임
UPS, FEDEX, 유니언 퍼시픽과 같은 택배, 물류, 화물, 운송 기업들
월마트, 아마존, 달러트리 같은 서민 밀착 소매 기업들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결제 네트워크 기업들(연체율, 소득별 카드사용액 등)
이 외 에너지,화학, 주택건설, 자본재 및 산업재 등 주요 실물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산업에 속한 대표기업들
그러나 단순히 이렇게 관련 기업들의 어닝콜을 늘어놓고 그냥 분석하려고 하면,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몇가지 보완해야 할 점이 있음.
TAM 부풀리기
한 산업의 모든 기업이 "우리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한다"고 말하는 것은 흔한 일이고, 그중 상당수는 시점·규모에서 크게 빗나감. 산업 내 모든 기업들이 같은 전망을 할 지라도 항상 의심해야 함.
방향·시점·규모의 구체성
기업은 방향(무엇이 일어나는가)은 대체로 맞히지만 시점(언제)과 규모(얼마나)는 자주 틀림. "이 기술이 주류가 된다"라는 주장과 "이 기술이 내년까지 주류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전혀 다름. 따라서 모든 전망은 방향, 시점, 규모 세가지를 종합적으로 봐야 함
증언 vs 물증
말로만 하는 전망은 증언이고, 실제로 돈이 묶인 행동은 물증임. 집행된 설비투자, 체결된 장기 공급계약·의무인수 계약(사든 안 사든 대금을 내야 하는 계약), 대규모 채용처럼 되돌리기 어렵고 비용이 큰 행동일수록 확신이 강하다는 신호이고, 양해각서와 같은 구속력 없는 전망들은 신뢰도가 떨어지므로, 약속에 돈이 실제로 묶여 있는지에 따라 차등적으로 평가해야 함. 물론, 기업도 진짜 믿고 돈까지 묶었다가 물리는 경우도 있으니 유의.
이해관계의 다양성
같은 산업 내에서 경쟁사들의 주장만 모으면 이해관계가 같은 사람들의 합창을 듣게 됨.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당사자(특히 이 산업의 제품을 사서 쓰는 고객사)가 같은 말을 하면 그 전망은 훨씬 믿을 만해짐. 고객사는 공급사 제품을 띄워줄 유인이 없고 오히려 가격을 깎으려 하기 때문임. 물론, 이것도 현재의 NVDA와 Open AI를 필두로 한 순환출자 구조에서는 안먹힐 때도 있음.
서로 다른 상반된 주장
가끔 공급사와 고객사가 서로 상반되는 이야기를 하거나, 기업의 전망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 모순되는 지점이 합의보다 더 유용할 때가 있음. 가령 대형 은행들이 "경기는 견조하다"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때를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린다면 말과 행동이 다른 상황임.
그리고, 여기에 쓸데없는 곳에 리서치 인풋을 쏟지 않기 위해 지난 존재론과 인식론 관점에서의 투자에서 생각해보았던 알지못함의 종류를 나눠보기로 함.
알 수 있고, 리서치로 추론도 가능한 영역
이미 확정된 사실과 되돌리기 어려운 행동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있음. 여기에 리서치 인풋을 최대로 쏟아야 함.
예: 건설 중인 생산능력(리드타임이 정해져 가동 시점을 알 수 있음), 계약 잔량(RPO), 이미 입법된 규제, 인구구조 추세 등
알 수 있지만 부분적으로만 알 수 있는 부분
알려진 힘들이 작용하지만 결과에 진짜 불확실성이 있는 것.
예: 신기술 채택 속도, 경쟁 구도, 가격 궤적. 점 추정 대신 시나리오를 이용해 범위로 추정해야함 (낙관/기준/비관)
원리적으로 알 수 없는 부분
외생 충격, 미검증 연구개발의 돌파 시점, 지정학적 단절, 다음 경기침체의 시점. 어닝콜을 아무리 읽어도 다음 전쟁·팬데믹 시점은 안 나옴. 여기서는 예측을 시도하지 않되, "이 서사를 깨뜨릴 수 있는 요인" 목록으로 이름만 적어둠. 못 막더라도 무엇이 위협인지는 알아야 하기 때문임.
이런 식으로 프레임워크를 짜서, LLM 프로젝트 지침에 집어넣고 특정 산업을 분석해달라고 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물 예시가 나옴
화물·물류는 '현대 역사상 최장기 화물 불황'의 끝자락에서 수년째 약한 수요에 시달리는 산업입니다 — 그런데 지금 운임이 들썩이는 것은 경기가 살아나서가 아니라, 육상에선 적자를 못 견딘 트럭이 대거 빠져나가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고, 해운에선 거꾸로 새 배가 쏟아져 공급이 넘쳐 운임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업계는 세 가지 큰 구조 변화(유니언퍼시픽–노퍽서던의 대륙횡단 철도 합병, FedEx의 화물 사업 분사, 그리고 최대 화주였던 아마존이 자체 물류로 독립해 경쟁자가 된 것)를 겪고 있습니다.
화물·물류는 물건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실어 나르는 산업입니다. 택배 상자부터 공장 원자재, 바다 건너 컨테이너까지 — 경제 안에서 흐르는 모든 재화가 이들의 트럭·기차·배·비행기를 거칩니다. 그래서 이 산업의 물동량은 경제를 흐르는 재화의 거의 실시간 온도계이고, "화물 경기침체"라는 말이 따로 있을 만큼 경기에 약간 앞서 움직이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산업의 진짜 가치는 수요(화주)가 부풀릴 유인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 운송업체는 적자 상황을 인정하면 손해일 텐데도 "수요가 약하다"고 말하므로, 그 약세 신호는 신뢰도가 높습니다.



티모씨님도 이렇게 모자이크 매크로 분석을 진행하신걸 봤는데 각산업을 하나하나 뜯어서 보면 침체를 가리키고 있어도 전체 주가지수는 꾸준히 오르더라구요 특히나 이번 반도체랠리는 광기수준으로... 모자이크 분석을 결국에 어떻게 해석할지를 인간이 최종판단하는게 중요할것 같더라구요

맞습니다. 미리 돌려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결국 AI와 관련된 반도체, 전력, 데이터 센터 장비 이렇게 세개 빼고는 전부 다 침체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다만 현재 경기가 얼마나 AI 의존적인지에 대해 실제로 프로젝트를 돌려보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도 미래시로 특정 결론을 내려는 시도보다는 판단의 근거 자료를 수집하는 용도로 기획되었다보니, 말씀대로 결국 판단은 인간이... 그게 기획의도이자 한계이기도 하네요.

삭제된 대댓글입니다.

이 명언이 생각나네요 ㅎㅎ
내가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계산할 수가 없다. - 아이작 뉴턴

다음 편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분량이 조금 돼서 천천히 써보겠습니다.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너무 좋으신거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홀린듯 필기 했읍니다.. 그것은 글의 설득력이 높다는 것이겠지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