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가 높은 시장에 대한 회고
개인적으로 저에게 올해는 난이도가 높은 시장입니다. 올해는 뒤통수를 많이 맞고 있는 해입니다. 제가 17년 말에 투자를 한 이후로 올해 만큼 꼬인다는 느낌이 드는 해는 처음입니다. 가장 수익률이 안좋았던 2022년에도 이정도로 주식이 안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각종 지수들이 엄청난 상승세를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올해는 참 투자를 못한 해이고, 어떻게 보면 그 동안에 운좋게 넘어갔던 구멍들이 이번 기회에 한번에 터져나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었던 투자 계획은 3분기 실적시즌 부터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강세가 이어나갈 것으로 판단했고, 9월~10월 초 까지는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여서 9월부터 10월 말까지 가진 현금을 매일 일정하게 소진해서 천천히 주식을 매수할 것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반도체 비중이 거의 없는 상태로 내 주식은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는데, 시장의 단기 과열국면이라고 느껴져서 추석 전에는 숏 헷지를 일부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설정해둔 손절선에 따라서 10월 1일에 청산했습니다. 큰 비중은 아니라 계좌에 타격은 크게 없었습니다.
기존의 판단대로면 과열이 심해졌기에 숏 헷지를 더 큰 비중으로 담아가면서 주식을 매수해나가는 것이 적절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OPEN AI 발 반도체 투자 붐을 보고 있자니, 그 전까지 설정해놓은 적정 INDEX 레벨을 상향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다시 숏 헷지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반도체 관련 주식들은 조금 담고, 10월 말까지 분할 매수 하고 있던 주식들은 반도체 주로 수급이 빨려들어가서 오히려 크게 조정받는 상황에서 계획보다 현금을 빠르게 소진했습니다. 그 결과 어제 기준 현금은 10%만 남은상태입니다.
9월에 조심하고 조심했던 조정이 10월 10일이 되어서야 터집니다. 그 조차도 기존 계획이면 30% 이상 현금이 남아 있어야 하는 시점인데, 투자 중인 주식들의 조정 폭과 반도체발 FOMO에 현금 소진도 계획보다 빨랐습니다. 제가 한 투자 계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정의 타이밍 중 가장 최악의 타이밍에서 조정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안타까워 하는 것 자체로는 남는 것이 없기에, 제 전략을 돌아보며 미래의 투자를 위해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그래도 잘한 것은?
그나마, 잘한 것들이 있다면, 두 가지 입니다.
먼저 정해둔 원칙과 계획 대로 조정 국면에 있는 주식들을 천천히 매수해나간 점 입니다.

(출처 : 시황맨TV)
코스피가 신고점을 갱신하고 있었지만, 사실 시장 전반으로 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필두로 몇몇 반도체 종목을 제외하면 하락하는 종목수가 더 많았습니다. 제가 비중 높게 가져가고 있는 종목들도 그러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정도면 살만한 가격대다 싶어서 매수를 시작한 종목 중에는 이 신고가 랠리를 펼치는 기간 동안에만 20%가 내려온 주식도 있습니다.
지금의 신고가 랠리의 상승분의 약 80% 가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다고 하니 충분히 발생 가능한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 같으면 급하게 매수했을텐데, 천천히 매수하면서 평단가를 낮춰서 매수해나갔다는 점은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주에 조정을 받으면 반도체만 조정을 받을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 큰 손실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지만, 처음부터 큰 비중을 매수했으면 버틸만한 수준이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헷지물량의 로스컷이 나간 다음날 반도체 주들을 포트에 일부 넣었는데, 15% 정도 범위에서만 매수했습니다. 최대 30~40% 까지 가져갈만한 섹터라는 판단이 그제서야 들었지만, 조정국면 마다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합할 것 같아서 15% 범위에서 멈추었습니다. 그 조정국면이 비록 지금보다 높은 가격대일 수는 있지만, 과열국면으로 바로 버블 장세가 펼쳐질 수도 있지만, 단기 조정의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가장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은 강세장이라는 인식에 기준을 조금 완화적으로 잡아두었던 것 같습니다. 바텀-업 전략 하에서 기본적으로 현금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인데 섣부르게 현금 소진을 다 하려고 했습니다. 이 지점에서는 제 투자 전략에 맞지 않는 선택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헷지를 다시 하지 않았다는 점은 결과적으로는 실수일 수 있으나, 그 내에서 판단이 바뀌었기 때문에 가장 잘못한 일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전략적으로 적합한 선택이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잘못한 점은 정해놓은 투자 스타일이 있는데, 그 구체적인 운용에 있어서 이에 적합하지 않은 몇 가지 선택들을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투자스타일과 투자전략
시황칼럼 144편에서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던져주었습니다. 지금의 회고 과정에서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주제입니다.

투자스타일을 아재님이 이야기하신 기준으로 구분하면 아래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수익추구 유형
절대수익(알파)
상대수익(베타)
투자자의 선택
시점 선택
증권 선택
트레이딩 스타일
중·장기투자
스윙트레이딩
단기트레이딩
여기서 한가지만 더 추가하자면 아래 정도 입니다.
투자관점
바텀업 투자
탑다운 투자
한계점을 느낀 투자스타일들
제가 선택한 투자 스타일을 이야기하기 전, 어려움을 느꼈던 투자전략들 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앞선 투자스타일의 유형들에 따른 투자 전략의 가지 수는 2x2x3x2 으로 24가지 정도가 될 것입니다. 물론,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전략도 있을 것이고 스타일 내에서도 세부 유형들을 많이 나눠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의 호기심과 자만심으로 인해 저는 적어도 24가지의 투자스타일에 따른 투자들을 다 해본 것 같습니다.
아마 한길만 팠다면 지금의 성과가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으나, 여러가지 투자스타일을 빠르게 경험하면서 자산이 더 커졌을 때 늦바람 들어서 고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한계점을 느낀 투자스타일은 '시점선택'과, '스윙트레이딩 또는 단기트레이딩' 이였습니다. 이 전략들은 연결되어 있는 전략입니다. 시점선택과 스윙트레이딩 및 단기트레이딩 전략은 궁합이 잘 맞는 전략이죠.
처음의 접근은 단순히 매크로에 대한 해석과 시장의 과열, 공포를 기준으로 시점 선택을 섣부르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망은 맞아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죠. View는 맞았으나 정확한 Timing은 틀렸던 것이죠.
이 전략들은 상당한 난이도가 있으며, 기민해야합니다. 기본적으로 개별 주식들을 바라보는 것과 다른 정보들을 많이 취급해야 합니다. 시장의 수급 상태나 옵션시장에서 보여주는 움직임들과 수치들에 대한 의미, 매크로에 대한 반응, 심리상태, 기술적 분석 등 레이어를 겹겹이 쌓아서 분석해내야합니다.
특히 가장 저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일입니다. 특히 저 처럼 리스크에 대한 걱정과 욕심이 많은 사람이 하기 어려운 전략들입니다. 걱정과 욕심은 서로 상충되는 것 같습니다만, 사실 저 뿐만아니라 많은 대중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내가 시장에 대한 하락뷰를 가지고 있고, 지표들은 안좋게 나오는데 시장은 예상하지 못한 뉴스나 정치인의 코멘트로 상승을 합니다. 이 상황에서 경제지표에 대한 뷰를 맞추었음에도 포지션에 손실이 발생하면, 내가 잘 모르는 무언가 있는 것이 아닌가? 겁을 먹게되고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손절라인에서 못버티고 손절이 나갑니다. 그런데,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손절이 나간 그 지점에서 로스컷 물량들을 먹고 다시 방향성을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것이 걱정이 미치는 영향입니다.
반대로 내 포지션이 맞아서 숏 포지션을 유지한 상태로 2~3% 정도의 수익을 보고 있습니다. 시장은 그러한 상황에서 부정적 뉴스들이 많이 보이고, 목표 수익을 채웠음에도 급락이 나올 것 같아서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고 오히려 추가로 포지션을 쌓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급락이 나오지 않고 방향성을 돌려 급등상황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시가 숏으로 들기 좋아서 하락에 대한 예시를 들었지만, 롱의 관점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걱정과 욕심에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점이 제가 시점선택과 스윙 및 단기 트레이딩을 선택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다른 부족한 부분들은 경험과 공부로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들이지만, 심리상태야 말로 가장 훈련하기 어렵고 개선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느꼈습니다. 본능과 성격의 문제가 많아서, 인간 자체가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죠.
이런 관점에서 보면, 월가아재님 같은 '득도'한 느낌이 드는 분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투자스타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 가지의 투자스타일
이 중 제 투자경력 내에서 의미있는 성과와 다양한 실수들로 경험이 쌓여있는 스타일은 두 가지 정도 입니다.
절대수익 - 증권선택 - 중·장기투자 - 바텀업
상대수익 - 증권선택 - 중·장기투자 - 탑다운
이 조합들도 서로 Match-up 이 잘 되는 조합입니다. 각 전략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절대수익 - 증권선택 - 중·장기투자 - 바텀업
현재의 포트폴리오의 50%는 이 전략으로 채워져있습니다. 저의 과거 성과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 주었던 개별 종목들은 이 투자전략에서 나온 전략들이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가장 인내심을 많이 요구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 조합에서 제가 보는 알파는 초과수익 관점에서 알파라기 보다는 베타 영향이 제거된 알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개별 기업만 보고 투자하는 관점입니다.
이 전략에서 제가 선택하는 주식은 회사 자체로는 퀄리티와 성장이 보이는 기업들 또는 터닝할 것이 보이는 기업들인데, 시장의 비효율성으로 인해서 본연의 가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놓여진 주식들을 선택합니다. 특히 비효율성 중에서도 'GAP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