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Gloria님이 쓰신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보았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고 ‘서평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갹을 늘 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와.. 이거다' 싶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Gloria님)
그래서 그 글의 형식을 따왔다.
첫번째 ValC 보고서를 쓸 때에도 being me 님의 글에서 형식과 아이디어를 따왔는데, 나처럼 ‘좋은 글은 어떻게 쓰는걸까 막막한 사람’에게는 효과적인 방법인 듯하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시작을 할 수 있다.
나는 왜 Gloria 님의 서평이 좋다고 느꼈을까?
처음에는 그저 감탄만 하며 읽었다면, 이번에는 이 질문을 품고 서평을 다시 읽어보았다.
1) 자신의 이야기로 서평을 시작하며, 독자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솔직히 눈에는 정말 많이 걸린 책이었다.
첫문장부터 놀라면서 시작했기에 더 강렬했다. 나도 이 책을 읽었는데 읽게 된 계기가 '눈에 많이 걸렸기' 때문이다.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그런 이야기에 마음이 끌리고, 그런 이야기에서 울림을 느낀다.
그 이후로는 퍼블리 서비스를 한 2년 정도 구독했었는데, 솔직히 아티클을 많이 읽지 않았다. 내 기준에서 손이 안나가는 글이 너무 많았고, 그 시점부터 뉴미디어 때깔을 벗어나서 나는 오히려 고루한 글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었다. 퍼블리를 구독하기 2년 전 그 시절, 게걸스럽게 온라인에 있던 모든 글을 먹어치우던 그 때 만났더라면 아마 정말 많이 읽었을 것 같지만… 꼴에 머리가 좀 커지고 나서는 잘 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에 정말 적나라하게 적혀있다. 정말 재밌게 읽었다. 책 전체는 한 4-5시간 만에 다 읽었다. 밑줄도 엄청 그어댔다. 간만에 이런 맛의 책을 봐서 그런가 조금의 두근거림과 고양감도 있다.
서평을 쓰는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으로 글이 시작되니, 이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가 궁금해졌다.
궁금증과 함게 글을 읽기 시작하니, 그 힘이 이어져서 글이 잘 읽혔던 것 같기도 하다.
2) 서평을 쓸 때 '내가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점'을 해결해주었다.
나는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며 책을 읽는다. 그렇게 책을 읽고나면, 그동안 들었던 생각을 하나의 글로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글을 쓰려고 하면 항상 막히는 지점이 있다.
'밑줄친 문장들이 다 제각각인데, 이걸 어떻게 하나의 글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풀어내지?'
항상 여기서 막혀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글 쓰는 것을 포기했다.
Gloria 님은 서평에서 '문장 인용 -> 생각 기록 -> 가로선으로 구분'이라는 형식으로 이 문제를 쉽게 해결했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겐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저렇게 구분해서 글을 써도, 흐름이 뚝뚝 끊어지는게 아니라 하나로 연결될 수 있구나'
내가 좋다고 느꼈던 이 두 가지 부분을 참고해서 서평을 시작해보겠다.
나는 나의 업무 역량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종속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독립이라는 단어를 생각한다.
Valley 에 가입한 이유도, 글쓰기가 업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노래를 부르는 이유도 결국 독립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충동구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이라니.
'쓰는 사람에게는 믿는 구석 하나가 더 있다.'라는 부제도 너무 매력적이었다.
믿는 구석 하나 만들고 싶었다.
서문을 보고 저자에게 더 믿음이 갔고 책 내용이 기대됐다.
2년은 휘업준비생으로, 3년은 수험생으로 살았으며 3년 이상의 직장 생활도 거쳤다. 책에서 나오는 인세나 직장 외 수입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렸다.
특히 30대에 수험생과 직장인으로 사는 동안에는 과연 내가 독립해도 될 것인지 거의 날마다 고민했다. 참고로 지금 나는 독립한 상태이지만 어느 1인 개업 변호사처럼 사건 수임에 의존하고 있진 않다. 오히려 변호사 일은 저작권 분야의 강의, 기고, 자문 등에 국한하고 소송 사건은 독립 이후 지속적으로 줄여 가고 있다. 사실상 내 삶, 그러니까 일상이나 생계에서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무언가를 쓰고 말하며 기획하는 사람'이라는 꽤나 모호한 정체성이다.
나는 평론가, 작가, 변호사, 이사장, 센터장, 강사, 모임장 등 하루하루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에 '직함'이 나를 규정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하나의 직함, 직업, 직장에 의지해서 사는 것과는 반대편에 있는 삶의 방식을 택했다. 오히려 내게는 어느 고정된 직장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글쓰기'이다. 글쓰는 행위를 하며 '쓰는 사람'이라는 행위적인 정체성이야말로 내 삶의 핵심이다. 이 책에서도 특정한 명사로 나를 규정하는 대신, 내가 먹고사는 구체적인 행위를 동사적 방식으로 풀어 가려 했다.
현실적이면서도 오히려 내 스타일과 맞는 삶의 방식을 제시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원 2년, 직장 5년.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독립을 노래하며 걸어왔지만 여전히 '어떻게 독립으로 나아갈까'에 대한 질문의 답은 물음표이다.
그래도 괜찮았다. 나는 무언가를 빠르게 이루는데 강점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얇게, 그러나 놓아버리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쓰고 보니 이걸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호하다.)
이런 나이기에 직장외 수입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까지 '10년 이상' 걸렸다는 것, 그리고 '하나가 아닌 다양한 행위'를 통해 수입을 만들고 있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개업 변호사끼리는 흔히 '찍새'와 '딱새'로 서로를 나누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