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진짜 내 욕망이 뭔데?




나는 경제적 자유가 인생의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썼다.
투자는 내 인생을 한 번에 바꿔줄 마법이 아니라고 썼다.
가족을 지키고, 지금 가진 것을 잃지 않는 것이 먼저라고 썼다.
맞는 말이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편했다.
내 닉네임은 ‘트레이드오프’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상충관계를 생각하는 것이 어느 순간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 내가 쓴 글을 반대쪽 시각에서 다시 읽어봤다.
그랬더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그냥 리스크 안 지고 이렇게 살아도 만족하자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글 아닌가?”
그리고 더 날카로운 질문이 따라왔다.
“진짜 이렇게 살아도 너 행복해?”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이전 글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글은 나에게 꼭 필요한 글이었다.
나는 가족이 있고, 지켜야 할 삶이 있다.
투자라는 이름으로 내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
손실을 통제해야 하고,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그건 분명한 나의 원칙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아직도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하는 사람인거 같다.
그 욕망을 너무 눌러놓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되었다.
그래서 진짜 내 욕망이 뭔데?
나는 애초에 왜 장사를 시작했을까?
그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대학생 때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다닐 때 예쁘고 잘생긴 선배들이 와서 “우리 학교 오세요” 하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내가 우리 학교 홍보대사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교수님 말씀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분위기 전환용으로 기타 치며 노래하던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우리는 통기타를 직접 연주해서 공연하는 동아리였다.
그러다 보니 악기 세팅을 하는 동안 마가 떴다.
그 빈 시간을 내가 메웠다.
사회를 본 경험도 없었고, 평소에 말을 그렇게 잘하는 편도 아니었다.
그냥 했다.
이상하게 발표할 때는 20명, 30명 앞에서는 떨리는데, 몇백 명 앞에서는 오히려 안 떨리더라.
나는 현실적으로 대학에 오면 겪게 되는 상황들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풀었다.
예비 후배들이 될 수도 있는 동생들에게, 그냥 내가 느낀 것들을 이야기했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 학부모님들을 상대로 시간을 때워야 할 일이 생겼다.
평소처럼 질문도 받고, 농담도 하면서 분위기를 풀었다.
그런데 아이컨택을 하다 보니, 그분들의 나이대가 우리 부모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갑자기 뭔가 속에서 올라왔다.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아이의 진로를 위해 시간을 내서 오신 분들이다.
그런데 정작 대학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는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
우리 학교 좋은 학교다.
장학금 제도도 많고, 삼성전자 가는 선배들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있긴 있다.
그런데 못 가는 사람이 더 많다.
나도 그쪽에 ...

가슴 한켠이 찡해지네요. TradeOff님이 다시 무대에 서는 날 저는 관객 중 한 명이고 싶습니다.

우고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