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째(100일 아기) 가 갑자기 아파서 밤 중에 응급실을 가게 되었다.
늦은 시간에 아기를 받아주는데가 없어서 다른 지역의 대학병원을 가야만 했다. (119에 물어보면 진료 가능한 병원 안내)
자고 있던 첫 째(30개월)를 조심히 차에 태우고 나와 아내는 어려운 마음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다.
가고 나서도 문제였다.
누군가는 첫 째를 돌봐야 하고, 나머지 한 명이 둘 째를 안고 병원에 들어가야 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에서 나머지 한 명이 오로지 그 상황을 감당하기가 좀 버겁게 느껴졌다.
마침 그 지역에 친동생이 살고 있었고 늦은 시간이었지만 전화를 했다.
어, 나 지금 둘 째가 갑자기 아파서 OOO병원에 왔어, 지금 뭐해?
나 회사 끝나고 집에 왔어, 이제 잘려고'
혹시 너희 집 여기서 멀어? 첫 째 좀 잠깐 봐줄 수 있어?' 지금 차에서 자고 있어...
20분 거리네...근데 나 지금 너무 피곤한데...
그냥 마지막 말에 빈정이 상해서, '알겠다' 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옆의 와이프는 그래도 한 번 더 물어보고 도와달라고 하지 그러냐, 라고 했지만 더 이상 그 녀석과 말을 섞기 싫었다.
"교회 다니는 놈이 그리고 해외에 선교 나간다는 놈이 가장 가까운 혈육한테는 그렇게 나와?
사랑 사랑 하더니 말과 행동이 다른 기독교인들! 네 이웃한테나 잘 해라"
속으로 동생을 정죄하면서 그리고 기독교인을 비판하면서 병원에 도착했다.
긴 수속과 기다림 끝에 둘 째는 입원 판정을 받았고, 나와 첫 째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혹시 모를 불안감과 동생에 대한 배신감이, 복잡한 감정이 나를 감쌌다.
하지만 동생을 향한 모든 판단이 곧 나에게 적용되는 말이었음을 깨달은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 25년 6월 때 일로 지금은 둘 째는 매우 건강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