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는 숫자에 있지 않다: 해자의 불완전성




리스크
리스크란 무엇인가. 영구 자본 손실 가능성이다. 문제는 영구 자본 손실 가능성을 어떻게 추산할 수 있느냐다. 주식에서 영구 자본 손실 가능성은 기업의 펀더멘탈이 무너질 때 발생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펀더멘탈이 언제, 어떻게, 왜 무너지는지 우리는 무엇을 보고 알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재무제표, 경영진, 해자, 산업 역학 구조 등을 공부하며 이에 대해 분석한다. 문제는 이걸 본다고 우리가 리스크에 대해 정말 알 수 있을까.
당신이 삼성전자에 대해 박사라고 해도 2023년에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밀려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을까. 2022년말 오픈AI가 챗GPT를 내놓고 알파벳이 연속해서 AI 분야에서 실수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었을까(적어도 2023년까지). 2010년대말 핀둬둬가 나타나고 2020년에 마윈이 공산당 간부들 앞에서 실언하면서 알리바바가 그토록 오랫동안 수모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을까.
지난 약 10년 동안 투자를 해오며 여러 이벤트를 지켜보면서 나는 점점 더 미래에 대해 ‘예측’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알게 됐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싫어한다. 구체적 수치가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어느 기업이 얼마나 빠질 수 있고, 그럴 확률이 몇 퍼센트인지를 알고 싶어하고,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항상 뒤통수를 얻어맞을 뿐이다.
워런 버핏은 이러한 불확실성의 방패막 중 하나로 ‘해자’를 제시했다.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강력한 브랜드 파워, 전환 비용 등 탁월한 경쟁우위로 경쟁사들이 진입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불확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내가 강력하다고 생각한 해자도 사실은 기업이 매 순간 잘 하고 있어서 생긴 하나의 표시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수 있다. 또한 설사 지금은 유효하더라도 미래엔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나이키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2020년 코로나가 터지나 D2C 모델을 도입했다. 워낙 브랜드 파워가 막강하니 굳이 아마존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 고객들이 직접 내 사이트에 들어오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성공하는 줄 알았으나, 디자인과 오프라인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주가는 속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