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진행하곤 한다. 이번에 참여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관련한 주제를 탐색하고, 해당 주제와 내용상 가장 가까운 교과 교사를 지도 교사로 삼아 보고서 작성 및 발표, 그리고 생활기록부 작성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어떤 학생이 '정치적 올바름'을 주제로 선정했고, 내용상 가장 가까운 '도덕윤리' 교사인 내가 배정된 덕분에 '정치적 올바름'을 다루는 논문들을 뒤적거리는 중이다. 이 글은 지난 글(정치적 올바름에 관한 고찰)에서 이어진다.
PC(Political Correctness, 이하 PC)라는 용어의 기원에 관한 여러 가설이 있지만, 그 중 유력한 가설은 PC가 마오쩌둥의 <작은 빨간 책>의 '올바른 생각'이라는 개념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탐독한 1960년대 미국 신좌파들이 PC를 독선적인 동료의 과격함을 지적하는 일종의 농담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보수 진영에서는 PC를 '대학 및 문화계 장악 프로그램'으로 비판하고, 진보 진영은 PC를 '소수자의 인권 보호 프로그램'으로 내세우면서 대립하기 시작했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1980년대 미국에서 보수파(여러 지식인 및 조지 부시 대통령!)가 공개적으로 PC를 비난하면서 PC에 관한 논쟁에 불이 붙었다. 당시 보수파가 PC를 비판하는 주요 논거는 '표현의 자유' 수호였다. 그러나 이후 PC에 관한 논쟁은 "이념적 차이를 기반으로 한 문화전쟁의 양상"(231)을 띠면서 타협점을 찾을 수 없게 되었고,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본고는 자유, 위선, 계급을 PC의 3대 쟁점으로 본다.
첫째, PC가 표현의 자유를 비판한다는 주장은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의 갈등과 관련 있다.
둘째, PC의 지지자들은 실천 없이 말로만 떠드는 기득권 세력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셋째, PC가 정체성 정치에만 몰두하면서 계급 정치를 외면한다는 좌파 내부의 비판이다.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