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로의 <메트릭 스튜디오>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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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운 좋게’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운 좋게’라는 것이 ‘우연히’라는 의미는 아니다. ‘운 높게’라고 표현하면 될까? 제대로만 하면 운의 크기를 자신이 미리 결정할 수 있다.
투자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고 15분이 지나면 그가 가진 추상화 레벨을 짐작할 수 있다. 두 단계 이상 차이 나면 대화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

문병로, 2014
"거인의 어깨"는 투자 세계에서 상투적인 문구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거인’은 누구인가요?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주식 시장에 발담근 이들이 추앙하는 유명한 거인들이지요. 그런데 저는 종종, 제가 감히 사숙하기엔 이들이 너무 크거나 멀다고 느껴왔습니다.
한동안 <거인의 어깨>를 집필한 홍진채 대표의 발자취를 쫓으며 공부해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참은 그 길을 따라 공부할 계획입니다. 말하자면, 그가 저의 거인입니다. <메트릭 스튜디오>를 읽으니 문병로 교수 또한 거인으로 느껴집니다. 홍진채 대표가 책으로 빚은 마법 골렘 같은 느낌이라면, 문병로 교수는 정보 이론과 최적화 기술을 탑재한 로봇과 같습니다.
요즘엔 확률적 사고에 통달하고, 인지적 편향에 숙달되는 건 축구에서 트래핑, 패스 쯤 되는 기본기인 것 같습니다. 기본기가 부족하면 프로 레벨의 게임에는 애초에 참여할 수조차 없습니다.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실패들을 확률적 전개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수익이 많이났다 하더라도, 운이 좋아서 얻은 결과이거나 편법을 사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성공적인 투자를 확률적 전개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이거 왜이러지?” “미치겠네!” “와, 대박이다!” 이런 종류의 얼치기 감정은 없다. 그러므로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불쾌한 결과들은 골프에서 가끔 OB가 나듯이 그저 당연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저자 문병로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입니다. 알고리즘과 최적화 이론을 금융에 접목하는 연구실을 운영하는데, 제가 학교다니던 시절에도 학점 좋고 똑똑한 친구들이 이 랩에 들어가려고 정말 줄을 섰습니다. 공학의 거인. 그의 시선에서 이 주식 시장은 어떻게 비춰질까요. 그의 투자는 무엇이 특별할까요.
주식 투자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운 좋게’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운 좋게’라는 것이 ‘우연히’라는 의미는 아니다. ‘운 높게’라고 표현하면 될까? 제대로만 하면 운의 크기를 자신이 미리 결정할 수 있다.
주식 투자는 노이즈 투성이인 시장에서 가능하면 성공 확률이 높은 어림셈을 해내는 것이 핵심이다. 방대한 계산 능력과 최적화 수단이 없는 개인은 ‘아주 대충’ 어림셈을 하게 되고, 컴퓨터와 최적화 기법을 구사하는 집단은 자신의 수준만큼 ‘덜 대충’ 어림셈을 하게 될 뿐이다.
공학과 거리가 먼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부연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여기서 '어림셈'이란 단순히 대충 계산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 추론' 정도로 풀어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가치 평가에서 사용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