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대한 시대 저항적 생각




밸리에서 AI의 놀라운 점, 긍정적인 점들은 이미 많이 소비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저는 오늘 AI 시대에 대한 저항적 코멘트를 몇 가지 써 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본업 특성상 웬만한 사람들보다 AI 서비스를 활발하게 쓰고 심지어 AI 서비스 내부를 직접 기획/설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이 기술을 우리 모두가 '하루 빨리'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큰 조각들을 기술한 후, 각 조각을 모아 어설픈 에세이를 한편 남겨 봅니다.
생각 하나
우리는 AI 시대에서 무엇을 걱정하는지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도태'일까요, '대체'일까요, 둘 다일까요?
오늘의 글은 주로 '도태'에 대한 걱정을 설명합니다.
생각 둘
'이 문제는 AI랑 같이 풀면 빠르고 정확하게 풀리겠네?' '어떻게 에이전트를 써서 결과물을 생산적으로 우수하게 만들까?' 라는 AI 우선형 사고방식은 인간의 사고 형태를 변형하며, 생각의 시작점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버릴 수 있습니다. 즉, AI가 디폴트로 설정된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배경과 생각에 따른 다양한 밑바탕에서 사고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AI 바탕'에서 사고를 시작합니다. 이 AI 바탕도 서로의 배경과 생각에 따라 조금씩 색깔이 다르겠지만, 그 농도 차이는 점차 옅어질 것입니다.
생각 셋
우리는 AI라는 도구의 파괴적 가능성으로 인해 '진정으로 생산성이 필요한 영역'과 '사실 그렇지 않은 영역'을 현명하게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비유적으로 예를 들어, 우리가 주말 아침 루틴으로 집 앞 카페에 걸어 나가 사장님과 가벼운 안부를 주고 받으며 커피 한잔을 포장해왔다면, 이젠 '효율화가 가능해졌다'는 이유로 이 루틴을 '효율화가 필요한 문제'라고 단정합니다. 그리고는 커피 머신을 구비하고 원두를 자동 배달시켜서 루틴을 효율화합니다.
그런데 이 결과, 누군가는 아침에 햇빛과 함께 산뜻하게 산책하며 머리를 환기할 기회를, 누군가는 타인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온기를 공유할 기회를, 누군가는 간단한 노동을 통해 커피 한 잔을 얻으며 느꼈던 성취감을 잃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교환 변수를 깨닫지 못한 채 커피머신을 무조건 플러스인 것처럼 여기며 '생산성'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커피머신이 삶의 마이너스일 수도 있습니다.
시간과 에너지가 한정적인 인간의 특성상, 무언가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취하면 다른 무언가를 잃고 내주어야하는 교환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AI 시대 역시 이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AI를 적극 활용하는 대신 우리가 내어줄 큰 변수는 아마 끈질기고 꾸준하게 생각하는 힘과 선택적 비효율성의 혜택일 것입니다.
'AI를 사용하면 기존에 5시간 걸릴 문제를 10분 만에 풀고, 나머지 4시간 50분은 책을 읽으며 사고력을 키우고, 하고 싶었던 다른 일도 하면 되는데?' 라는 식의 생각은 'AI 만능주의'라고 생각합니다. 5시간 동안 말을 타고 가던 거리를 자동차로 1시간 만에 가게 되면서 인간이 나머지 4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누군가는 그시간을 가족을 돌보거나 스스로 발전하는 데에 썼을 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자동차로 5시간을 가면 더 멀리, 더 생산적으로 가겠네?' 라고 생각하며 여전히 이동에 5시간을 사용했습니다. 이 패턴은 그 이후의 생산성 혁명에서도 비슷하게 작용합니다. 타자기가 사무 환경을 혁신하자, 우리는 결국 더 많은 글을 썼을 뿐, 필요한 정도만 글을 쓰고 멈추진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다가올 AI 세계는 이런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요? 우린 정말 10분만 AI를 사용하고 나머지 4시간 50분을 '사고력을 갖추는 일, 혹은 하고 싶었던 일'에 사용할까요? 전 우리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런데 우린 결국 5시간 동안 AI를 사용하며 AI 중심의 사고방식과 결과물에 침식되어 이를 '당연한 것'으로 만들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정당화하며 '행복' 혹은 '능력'이라고 정의할지도 모릅니다.
생각 넷
AI 없이 몇십 년을 살아온 우리는 '아직은' AI가 제시한 답변을 비판하며 함께 조정한 결과물을 얻어내지만, AI가 만들어낸 컨텐츠가 쌓이고 AI가 존재한 세월이 누적될수록, AI가 제시한 결과물에 반대할 근육은 약해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사고력이나 두뇌활동이라는 근육을 시대에 뒤떨어진 불필요한 자질로 격하시키고, 에이전트 응용력, AI 사용 능력 등을 우수한 자질로 우대하며 대대적인 자체 가스라이팅을 할지도 모릅니다(마치 지금 우리가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있는데 ...

좋은 글 정말 감사드려요!!!

감사합니다 몽사님~

안그래도 이번 연휴에 "어쩔수가 없다"를 보게 되었는데 이런 AI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생산성이라는 효율 앞에서 어쩔 수 없지 하면서 하게 되는 여러 자기 파괴적 선택들을 보게 되는 듯 했습니다. (영화가 이런 부분만 다루지는 않습니다.)
막스 호르크하이머의 도구적 이성에 대한 비판이 다시 대두되야하는 사회가 아닌가 싶으면서도 위에 얘기나온 영화가 씁쓸했던 이유가 개인의 관점과 달리 회사라는 관점에서 이 생산성에서 도태되면 뒤쳐질거라는 공포와 현실로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을 해버릴거 같더군요. 그리고 그게 사회와 개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겠죠.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견지해야하는데 동시에 피할 수 없는 물결이 제 삶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글 너무 좋네요.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차보다 말을 타는게 더 행복하지 않은가 합니다. 아직도 몽골에서 말을 타고 달인다는 로망을 한켠에 품고 살거든요.

어쩔수가 없다.. 정말 저도 많은 생각했습니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도 추천드립니다.)

바움슈타인님 안녕하세요. 어쩔 수가 없다, 요즘 유명한 것 같던데 저도 한번 봐야겠군요. 댓글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보다 말을 타는 게 행복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네요.
인간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계속해서 다양성을 유지하고 호불호가 나눠져왔는데, AI 시대가 그런 다양함을 조금은 줄이는 방향으로 가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생각을 적어봤는데.. 말씀하셨듯 피할 수 없는 물결인 만큼, 받아들이되 우리의 정체성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말씀 감사해요

" 따라서 우리가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천천히, 비효율성을 즐기며 바르게 살아가면 장기적으로 기회는 항상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 더 나은 인간, 인간 행복의 본질 관점에서 스마트폰, 자동차,A.I발전 을 바라보는 것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네요 오늘도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찰리 슬립님 감사합니다. 과도기인만큼 여러가지 관점으로 변화의 물결을 살펴봐야할 것 같습니다.

ㅎㅎ 언뜻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시는군요
시행착오는 충분히 중요하지만 현상에 휩쓸려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어짜피 문제정의와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오 Gloria님~ 제 최애 뉴런의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Gloria님과 비슷하게 생각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문제 정의와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점 십분 공감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점들을 잊지 말고 새로운 기술을 현명하게 수용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제목을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도 비슷한 글을 적고 있었거든요 :D
"그러나 예상컨대, 이 자본주의는 저의 삶을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머지않아 제 주변이 AI로 둘러싸이게 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AI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Apricity님~ 쓰시는 글 얼른 보고싶네요 ㅎㅎ
Apricity님과 항상 공통점이 많다고 느끼는데, 이번에 글을 적고 계셨다니 반갑습니다.
독서토론에서도 이런 주제에 대해 앞으로 많이 이야기 나눠보시죠~

멋진 글입니다.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네요~
1. 확실히 AI 사용이 생산성 측면에서만 논의될 뿐, 인간의 성장성에 기여하는지는 의문입니다.
2. 저도 AI가 발전하면 결국 사용자 친화적으로 따라잡을 기회를 줄 것이라 믿습니다. 두려움에 맥미니를 사서 오픈클로를 설치하면서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OS단에서 지원해주겠지. 그러니 조급해하지말자고요.
3. AI 사용과 행복에 대한 부분도 요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발견한 부분은 고령층, 인지환자 등을 케어하는 부분입니다. 설령 AI가 확률적 앵부새라도, 말벗이라도 해주고, 정서적 지지를 해주는 게 정말 도움이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결론은 AI와 생산성의 관계뿐만 아니라 AI와 성장성, AI와 행복을 연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네요.

마론백님, 고령층, 인지환자 케어 부분은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인데 말씀 감사합니다. 댓글을 보니 저도 다시 생각이 많아지네요. 이렇게 선순환이 되는 커뮤니티, 참 좋은 것 같습니다.
2번에 대해서도 공감해주시니 기쁩니다.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전 말씀하신 내용중에 중요한 부분이 바로 " 그 사이 어딘가 "라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크.. 글 자주 나눠주세요~

Dyne_f님, 감사합니다. 항상 중도.. 그 사이 어딘가에서 현명하게 변화를 받아들이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AI를 나름 적극 활용하려 하는 사람으로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생산성은 분명 올라가는 것 같은데, 이게 정말 나은 인간으로 가는 올바른 방향일까... AI가 일을 다 해주면, 나는 얻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고, 이 고민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답을 차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AI는 필연적인 흐름이고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예시로 들어주신 말 타는 것만 봐도, 이제 말 타는 승마는 취미지 생산 활동이 아닙니다 (어디선가는 그럴 수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사는 환경에서는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죠). 다른 예시로 타자기의 등장, 그전에는 노트의 등장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노트로 적는 것보다 머릿속으로 기억하는 것이 장기 기억에는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타자기 또한 아직까지도 말이 있죠. 타자로 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것이 인간 뇌에 더 도움이 된다는 주장.

저도 연구자가 아니기에 연구의 신뢰성 판단, 이런 거는 할 수 없지만, 하나는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고용 환경에서 차 운전 못하고 말 타는 사람, 타자기 말고 직접 펜으로 적는 사람, 노트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선호할까요? 아마 99%의 기업들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1%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남겼습니다. 절대라는 건 잘 없으니까요). 결국, 시대의 흐름은 자동차 운전을 하는 것, 노트로 기록하는 것, 직접 쓰는 것보단 타자기를 쳐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갔습니다. 아마 AI도 이러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합니다. 결국 인간으로서의 성장과 생산성은 꼭 같이 가지 않았고, 오히려 도태의 위험이 더 크지 않았나..시장에서 도태되면,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하거나 아니면 아예 취업을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인간으로서의 성장은 둘째 치고 아예 먹고 살지 못할 수도 있겠죠. 과한 해석일 수 있겠지만, 이젠 생존의 문제로도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다시 말해, 정말 뛰어난 AI 에이전트는 도태된 인간이 초기부터 AI를 사용한 얼리버드들을 대부분의 영역에서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도록 지원, 최적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공감합니다. 실제로 이번 AI 흐름에서도 이러했죠. RAG 사용하고, n8n으로 자동화하고... 결국 지금 claude cowork와 gpt가 대체하는 흐름으로 가는 듯 합니다. 아니면 개념을 알지 못해도 그냥 AI가 플로우를 짜버리죠. 그래서 너무 초조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에는 완전 동의합니다.
그래도 어느정도는 따라가는 노력, 어떻게 하면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AI와 함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궁극적으로 내가 AI라는 직원을 둔 사업가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저는 좋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사업가가 된 느낌을 받을 때가 많거든요. 물론 나중에 가서는 제가 완전 틀린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지금까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ㅎㅎ

원자쟁이님 안녕하세요. 원자쟁이님이 정성스러운 댓글을 남겨주시니 글 열심히 쓰는 보람이 느껴지네요.
그리고 언급해주신 부분들 공감하고 많이 배웠습니다.
저도 서두에서 적었듯 AI를 적극 수용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좋은 글들이 많아서, 이번 글은 반대 방향에 집중해서 논리를 만들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말씀하셨듯이 AI는 우리에게 생존과 도태의 위협을 주기 때문에 잘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자쟁이님 댓글을 읽으며 문득 든 엉뚱한 생각인데, 나중에는 일반인과 '슈퍼 지능'을 쓰는 사람이 나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이야 '뛰어난 AI 에이전트'를 우리도 쉽게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나중에는 슈퍼 지능에 엄청난 가격표를 붙이고 일반인들은 손도 못대는 지능을 판매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지금이야 시장에서 최강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느라 저렴한 비용에 좋은 모델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Max 요금제 등장부터 시작해서 점차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더 좋은 모델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나중에는 AI 안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고 봅니다 (가난하면 좋은 모델 사용하지도 못하는 서러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장강명 작가님 글 중에, 자동차가 도입후, 부모는 자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게 되었다는 문장이 인상깊었습니다. 기술 발전을 부정하거나 거부할 순 없지만, 우리가 잃게 될 수도 있는 (당연해서 평소 느끼지 못하던) 가치들에 대해서 고민은 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파이어대디님,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족이나 관계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우리가 되어야하겠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