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주식을 하셨다.
아빠의 많지 않은 월급을 조금씩 불려나갔고, 잠실에 집도 한 채 마련했다.
주식은 점점 잘됐다.
(엄마가 감이 좋으심..+ 시장이 좋았던 것도 한 몫한듯)
엄마는 잠실에 있는 20평대 집을 팔고, 주식에서 번 수익을 더해 30평대 집을 구입할 계획을 세우셨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지방에 살고 있어서 물리적 어려움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지연되는 상황에 주식이 잘되었으니, 집을 판 거금을 그냥 두기는 아쉬우셨다.
....
그 이후에도 기회는 몇 번 더 있었지만, 결국 담보대출에 레버리지를 끌어다 쓰셨고, 그러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다.
이제 우리에게는 서울에 집을 살 돈이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왜 우리 집이 나와는 하등 상관 없는 서브프라임 따위의 미국의 금융 사기(?)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주식을 미워하게 되었다.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다.
그런데 일하면서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자를 하게 되었다.
기술을 보는 것이 시작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비상장 기업 투자도 하게 되었고,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도 하게 되었다. 기술 가치를 평가하려면 매출을 추정해야했고, 할인율을 적용해야했고, 현금흐름을 계산해야했다.
기업이 보증을 받고 대출을 받는 일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되었고, 상장하는 일에도 관여하게 되었다.
어느새 자연스럽게 기업 이름을 들으면 재무제표를 먼저 찾아 보게 되었다. (물론 디테일하게는 모름..ㅎ)
돈과 내 인생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꽤 깊숙이 발을 들이고 있었다.
회수할 때가 되니 상장 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외에도 장이 좋아서+주변에서 어디가 좋다 그런 이야기들 등등등)
그렇게 나는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이고 말았다

저도 유자아보카도님 덕분에 '어쩌다 금융투자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는가' 되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

궁금해져서 스페이스를 방문하여 입문기가 있으신지 찾아보다가 괜히 반가운 느낌 느끼고 나왔습미다. 어릴땐 종교적인 이유로 투자를 죄악시(?)하여 입문하지 않으려 했는데....😇 따순 댓글 감사합니다 :)

아... 그러게요. 저도 생각해보니, 제 space에는 입문기에 해당하는 과거 이야기를 풀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이런 블로그 활동을 포함한 SNS 활동이라는 것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도 있고, 입문한지 오래되었기도 했고, 입문할 때의 마음가짐을 지금과 같은 장래에 되새김할 거라는 생각도 없이 투자해왔던(=살아왔던) 터라 뚜렷한 기억이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Valley에 가입하고 나서는 가능한 중요한 의사결정 기록들을 남겨보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잘 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유자아보카도님의 글 덕분에 기록을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해봅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