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지행동치료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 '인지(cognition)'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볼까 합니다.
인터넷에서, 혹은 여러 심리학 서적에서 '인지'나 '인지적'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중요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2016년 한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인지(cognition)'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결과가 무려 46만 건이 넘었습니다. 이는 '감정(emotion)'을 검색했을 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이처럼 '인지'는 우리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개념이지만, 그 의미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실 정신건강의학에는 '인지'를 바라보는 두 가지의 큰 시선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이 두 관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시선: 인지는 '정보 처리'다
첫 번째 관점은 인지 심리학에서 출발합니다. 이 관점의 문을 연 학자 네이서(Neisser)는 1967년에 인지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감각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변형되고, 줄어들고, 정교해지고, 저장되고, 다시 꺼내지고, 사용되는 모든 과정
마치 컴퓨터가 데이터를 입력받아 처리하고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출력하는 것과 비슷하죠. 네이서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이, 마치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모르는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파악하려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이 관점에는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마음은 정보를 다룬다: 우리의 생각, 기억, 판단 등은 모두 '정보'의 한 형태입니다. 이 정보는 뇌라는 물리적 기관에 담겨 있지만, 정보 그 자체는 물리적인 뇌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물리적인 뇌와 달리 정보는 만질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를 헷갈리게 합니다.
인지는 역동적인 과정이다: 인지는 끊임없이 한 상태에서 다음 상태로 이어지는 '정신적 메커니즘'입니다. 예를 들어, 어릴 적 어떤 경험(시간1)이 마음속에 어떤 형태(정신적 표상)로 저장되었다가, 나중에 비슷한 상황(시간2)에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말입니다.
무의식도 인지다: 네이서의 정의에는 '의식'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즉,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도 정보 처리는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빙산의 일각처럼, 우리 행동의 대부분은 수면 아래의 거대한 무의식적 인지에 의해 조종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실제로 요즈음에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