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때 놀러 가기 전에 뭐라도 적어놓고 싶어서 막 적어봄
2026-02-10 00:46
편의상 월요일 밤이라고 하겠음
일을 마치고 누웠는데, 무슨 바람인지 자다가 새벽에 벌떡 일어남
지난 한 주 동안 무슨 오픈클로니 클로드 코워크니 하도 말이 많고 SaaS 기업들 주가가 폭락하고 그랬는데
아무 감이 없어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나 봄
지금 뭐라도 하지 않으면 진짜 뒤쳐지겠다 싶었던 거 같음
지금에서야 그랬나보다 싶지, 그땐 그냥 별 생각이 없었고
인공지능이 코드도 다 짜준다는데. 나도 자동화 한번 해볼까? 정도의 마음이었던 거 같음
코딩은 클로드가 잘한다던데. 클로드한테 코드 짜달라고 해야겠다.

클로드는 쿼리에 타임스탬프를 찍어준다. 와아아
대충 대화를 나누고, 뭔가 자동화해볼까 하다가, 딱 떠오른 게 텔레그램 메시지들..
아침에 눈 뜨면 수백 ~ 수천 개의 메시지가 쌓여있는데. 하나씩 클릭해서 스크롤함. 뭐, 옛날 선생님들 조간신문 읽는 느낌으로 하는 거긴 한데, 업계에 들어온 지 대략 20년쯤 되었는데, 옛날에는 야후 메신저라는 게 있었고, 그 전에는 MSN 메신저라는 것도 썼었고, 나란 녀석 뭐 하나 흘려보내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당시엔 일일이 모든 메시지를 저장해놨었음. 너무 비효율적이라 다 갖다버리기는 했는데. (아니 지금 하드 한 구석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 암튼 그런 성격이다 보니 텔레그램 메시지도 흘려보내지 못하고 unread count 0이 될 때까지 다 읽음. 두 시간쯤 걸림. 중간에 일정이 있거나 하면 오후 세네 시가 되어서야 메시지 체크를 끝냄. 석간신문 나올 때가 되어서야 조간신문 마무리하는 격
다 읽자니 괴롭고, 안 읽자니 감 떨어지는 게 두렵고. 막상 읽으면서 중요하다 생각해서 따로 저장해두는 메시지는 20~30개 수준. 이걸 누군가 읽고 요약해주면 좋겠는데. 어차피 뎁스 있는 분석이나 고민은 보고서 읽거나 미팅하면서 할 거니까. 책도 읽고.

그렇게 코딩(?)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코딩 시작
두 시간 후 결과물

예..?
아니 ㅋㅋㅋㅋ
나때는 ㅋㅋㅋㅋ 헬로 월드 한 번 보려면 public static void main() 아니 그게 뭐냐고 ㅋㅋㅋ 아 몰라 설명하면 두 시간 걸리니까 일단 따라서 쳐 막 이랬는데 (실제로 교수님의 첫 멘트였음...)
구문 오류 하나 뜨면 그거 잡느라 하세월. 하나 잡고 만세 외치면 다른 오류 세 개가 뜨고. 다 잡았다고 만세 하면 아까 잡았던 오류가 또 뜨고. 그거 잡고 나면 갑자기 새로운 오류가 이백 개.. 툭하면 버퍼 오버플로우 스택 오버플로우.. 선배 형들은 야 니네는 가비지 컬렉션 있어서 편한 줄 알아 이러시고 으앙 야 그래도 하드웨어쪽 가면 C랑 어셈블리 해야 해 으앙
아 온갖 생각이 떠올랐는데. 암튼 세상 정말 좋아짐
2026-02-10 아침
내가 어젯밤에 무슨 짓을 한 거지
오 나도 드디어 개발자..?
는 아니지만 암튼 무언가 만들어냈다 오오 이것이 생산적인 일의 기쁨!!
내가 한 일이란 비록 클로드님께서 점지해주시는 코드를 복문했을 뿐이긴 한데. 그래도 매우 뿌듯함. 으하하.
그럼 이제 개량을 해봐야지!! html로 받아서 브라우저에 띄우는 건 너무 구식이잖아. 2002년 네이버 지식인 시절의 인터페이스임. 나모 웹에디터로 홈페이지 만들던 시절 ㅇㅇ
어차피 텔레그램에서 긁어온 원문, 텔레그램으로 돌려주마
짜잔

여기까지 또 두 시간쯤 걸림
20년 만에 코딩하는 사람이 (아니 그건 코딩이 아니라니깐) 파이썬 깔고 API 받고 등등 삽질하는 시간 다 합쳐서 네 시간 걸려서
수백 개 메시지를 읽고 요약, 주제별 분류, 중요도 표기, 감정적인 반응 기록, 출처 링크 클릭하면 원본 메시지로 바로 이동하는 자동화를 구현
매일 원하는 시간에 정기적으로 자동 실행 가능하고, 필요할 때마다 실행 가능. 내가 자고 있어도 가능. 해외에 있어도 가능. 으앙?
이렇게 하루 두 시간의 루틴업무가 사라졌읍니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쉽진 않았다. 각종 버그. 서식. AI 모델의 토큰 제한으로 이것저것 교체해가면서 쓰고 (제미나이 무료 모델은 일 20회 제한!) 기껏 이제 좀 되겠다 싶으면 클로드님의 퇴근! 으아닛? 클로드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