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있는 시간은 지나고 나면 휘발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순간보다 장기기억에 남는 게 어렵다. 과거 사진을 보면 혼자서 '산으로 바다로 갔던 때가 있었구나' 싶지만, 사진을 봐도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글만 남는다' 는 걸 깨닫는다.
블로그에 시덥잖은 이야기를 쓰는 건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어느 변호사가 매일의 시덥잖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걸 보면서, '아, 이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젊은 날이 살아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은 글과 사진의 중간 느낌이다. 그림의 어떤 터치에서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가 남아있다.
시간과 노력 대비 효과 측면에서 사진이나 그림보다 글이 훨씬 강력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일기를 많이 썼다. 그런데 30대 어느날, 너무 힘들었던 순간, 모든 일기를 버렸었다. 지금은 그게 너무 아깝지만, 그때의 마음도 이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30대 이전의 삶들이 증발되어버렸지만,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시간이 훨씬 더 길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시덥잖은 오늘을 기록하고, 어느 날의 생각, 어느 날의 기쁨, 어느 날의 이벤트를 기록하고, 차곡차곡 쌓아올리면 된다.

글을 읽고 제 삶을 반추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저는 열심히는 적긴하는데, 나중에 시간 지나서 그 글 다시는 못 보겠더라구요. 예전 일들이 떠올려져서 그런지 안읽고 싶어지더라구요 쓰는건 좋아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