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친 적이 있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일단 평범한 남녀가 나누는 사랑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곧, 다른 예외를 찾아낼 수 있을것이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 친구들간의 사랑, 종교적인 사랑 같은 것들이 말이다.
여태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정의하려는 시도는 수없이 많아왔다. 하지만 그 모든 시도들이 완벽하지 못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랑을 정의하려는 순간 예외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이 매우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적어도 높은 지능이 있는 존재들이 만들어낸 개념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라는 말이다.
생명체를 지능 순으로 나열해 보자. 어느 종이 사랑을 하고, 어느 종이 하지 못할까? 아마 꽤 어려울 것이다. 고래나 침팬지 같은 포유류는 분명 사랑과 유사한 유대감을 나눌 것이다. 하지만 달팽이나 아메바의 세계에 존재하는 사랑이 과연 인간의 그것과 같을까?
나는 여기서 인간, 혹은 그에 준하는 지능을 가진 종의 사랑은 이러한 생물학적 본능과 조금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아주 먼 미래를 예측하는 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를 넘어 다가올 시간의 풍파와 노화, 그리고 필연적인 죽음까지 미리 내다보는 '저주이자 축복받은 지능'을 가졌다.
동물들이 현재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본능적으로 희생한다면, 미래를 아는 인간의 사랑은 예측 가능한 불행마저 끌어안는 '이성적 선택'이어야 한다. 언제나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지 않더라도, 예상치 못한 비극이나 최악의 상황이 닥쳐오더라도 기꺼이 그 곁을 지키겠다는 결단 말이다.
그렇기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우리에게 사랑의 정의는 다시 쓰여야 한다. 사랑은 단순히 가슴 뛰는 감정이 아니다.
사랑이란, 어떤 사람과 함께할 미래에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 모든 과정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