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진화(Dysevolution): 약이 병을 고치는데 왜 병은 계속 늘어나는가

역진화(Dysevolution): 약이 병을 고치는데 왜 병은 계속 늘어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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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um
2026.04.10조회수 205회

다니엘 리버먼 하버드 교수 인터뷰 — 완전 정리


Part 1. 인류진화생물학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리버먼은 하버드대 인류진화생물학과 교수로, 인간의 몸이 왜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됐는지, 그리고 그것이 현대의 건강과 질병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연구한다.


그의 핵심 전제는 이렇다: 인간의 몸은 엔지니어가 설계한 게 아니라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한 것이다. 따라서 비만, 심장병, 암, 폭력, 공격성 같은 현대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진화적 기원을 이해해야 한다.


진화적 맥락 없이 현대 질병을 다루는 것은 근본 원인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Part 2. 인간의 신체적 능력 — 과소평가되고 있다

흔히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약하고 느리다고 생각하지만, 리버먼은 이를 과장이라고 본다.

  • 침팬지는 인간보다 약 30% 강하다 — 팔씨름은 하고 싶지 않겠지만, 압도적 차이는 아니다

  • 네발동물은 단거리에서 훨씬 빠르지만, 장거리 지구력에서는 인간이 대부분의 동물을 능가한다 (남녀 모두)

  • 인간은 던지고, 차고, 다양한 신체 동작이 가능하다

  • "뇌가 근육을 이겼다"는 서사에 일부 진실이 있지만, 인간은 운동선수로서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Part 3. 궁극의 잡식동물

인간의 식이 유연성은 동물계에서 거의 유례가 없다.

진화적 배경:

  • 대부분의 동물은 먹을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다

  • 인간은 소화 시스템의 유연성 + 기술(요리, 발효, 분쇄, 절단)로 지구상 거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게 됐다

  • 간이 지방→탄수화물, 탄수화물→지방 전환이 가능할 정도로 대사적 유연성이 높다

구체적 사례:

  • 칼라하리 수렵채집인: 약 800종의 식물 + 다양한 동물

  • 북극 이누이트: 겨울에 식물은 사냥감의 장 내용물에서 섭취

  • 해안 거주민: 조개·어류 다이빙 채집

  • 열대우림: 곤충, 새, 원숭이 등

결론: "인간에게 진화적으로 맞는 하나의 식단"이라는 질문 자체가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비건도 가능하고, 전적인 육식도 가능하다. 인간은 어디서든 먹을 것을 찾아냈다.


Part 4. 육식 vs 채식 논쟁에 대한 정리

팩트:

  • 인간은 최소 250만 년 전부터 고기를 먹어왔다

  • 침팬지도 기회가 되면 고기를 먹는다 (식단의 ~5% 미만)

  • 고기는 진화사에서 극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논리적 오류:

  • "조상이 고기를 먹었으니 고기가 건강에 최적"이라는 추론은 틀렸다

  • 자연선택은 건강이 아니라 번식 성공을 최적화한다

  • 건강은 번식에 도움이 되는 한에서만 선택된다

  • "조상이 독서를 안 했으니 독서를 하지 말아야 한다"와 같은 수준의 논리 — 진화 이론의 올바른 적용법이 아니다


Part 5. 수렵채집의 등장 — 인간 진화의 최대 전환점

이족보행 (약 700만 년 전)

  • 침팬지 계통에서 분리되면서 두 발로 걷기 시작

  • 네 발일 때 대비 절반의 속도 — 실린더 절반인 엔진과 같다

  • 초기 조상은 느려서 사냥에 불리했을 것

석기 도구의 등장 (약 300만 년 전~)

  • 동물 뼈에 절단 자국이 있는 석기 도구 발견

  • 260만 년 전부터 도축된 동물 뼈가 있는 고고학적 유적지

  • 200만 년 전에는 단순 시체 먹기가 아닌 능동적 사냥의 명확한 증거

수렵채집 시스템의 구성 요소

  1. 사냥 — 고기, 골수, 뇌 등 고에너지 식품

  2. 추출적 채집(extractive foraging) — 단순히 열매를 따는 게 아니라 땅속 저장 기관(감자 같은 뿌리)을 파내는 것 → 고품질 에너지원

  3. 도구 제작·사용

  4. 협력

  5. 소통 (원시적 형태)

이 모든 것이 결합되어 200~300만 년 전 사이에 인간의 몸이 유인원형(짧은 다리, 긴 팔, 작은 뇌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현대 인간형으로 전환됐다.


투르카나 보이(나리오코토메): 케냐 투르카나 호수 서안에서 발견된 약 8세 사망 호모 에렉투스 화석. 목 아래는 현대인과 거의 동일. 뇌는 현대인보다 작지만 상당히 큰 편. 유인원 같은 주둥이 대신 수직적 얼굴. 현대적 치아.


리버먼은 이 전환을 인간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심지어 호모 사피엔스 종 자체의 출현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본다.


Part 6. 코의 진화와 호흡 논쟁

외부 돌출형 코의 기능 (약 200만 년 전 등장)

침팬지나 개는 납작한 코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돌출된 코는 "가습기" 역할:

  1. 좁은 콧구멍(벤투리 목) → 공기가 좁은 구멍을 통과

  2. 비강 내부에서 직각으로 방향 전환 → 다시 방향 전환하여 인두로

  3. 이 굴곡과 직경 변화가 난류(turbulence)를 만듦

  4. 난류 → 공기가 점막과 더 많이 접촉 → 들이쉴 때 수분·열 흡수, 내쉴 때 수분 회수

  5. 실험: 영하 날씨에 입으로 내쉬면 김이 많이 나오고, 코로 내쉬면 훨씬 적다 → 수분 회수 증거

화석에서 코 가장자리가 외반(inverted/lipped out)된 것으로 돌출된 연골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코 호흡 만능론에 대한 회의

리버먼은 제임스 네스터 등의 "코 호흡으로 모든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에 회의적이다.

구체적 반박:

  • 달릴 때 입으로 내쉬는 것은 진화적 적응이다 — 인간은 이것을 하는 유일한 종

  • 이유: 달리기 시 엄청난 열 발생 → 입으로 내쉬어 열 방출 필요

  • 코로만 내쉬면 오히려 부적응적(maladaptive)

  • 엘리트 러너 중 코로만 호흡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 비강 스트립의 효과에 대한 데이터도 부족하다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 코에 테이프를 붙이는 것은 증상 치료

  • 근본 원인(비만, 비중격만곡 등)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 복잡한 문제에 단순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인간의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


Part 7. 땀 — 인간의 열 관리 초능력

대부분의 동물: 헐떡임(panting)

  • 입·코의 점막 위로 공기를 통과시켜 증발 냉각

  • 물 1ml가 액체→기체로 전환될 때 약 561 소칼로리 흡수

  • 혀와 코 바로 아래의 풍부한 혈관이 냉각된 혈액을 전신으로 순환

  • 도마뱀도 동일한 원리: 달리기 → 헐떡임(gular pumping) → 달리기 반복

인간의 땀 시스템

두 종류의 땀샘:

  1. 아포크린샘(Apocrine): 겨드랑이, 생식기 주변, 귀 — 왁스성·지방성 물질(체취, 귀지) — 대부분의 포유류가 보유

  2. 에크린샘(Eccrine): 수성 땀샘

에크린샘의 진화:

  • 대부분의 포유류: 손바닥·발바닥에만 존재 → 기능: 그립력(쥐가 나무 오를 때 발바닥 땀 → 미끄럼 방지)

  • 원숭이: 몸에 약간의 에크린샘 발달

  • 인간: 원숭이 대비 10배 밀도의 에크린샘 + 체모 소실

  • 체모가 없어야 피부 표면 공기 대류가 가능 → 증발 냉각 극대화

결과: 인간은 몸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혀로 전환한 것과 같다. 더운 환경에서 엄청난 양의 열을 방출할 수 있다.

사냥에서의 이점:

  • 다리·근육·아킬레스건의 달리기 적응 + 열 조절 능력

  • 추적 중인 동물은 열사병으로 쓰러지지만 인간은 계속 달릴 수 있다

흥미로운 가설 — 땀이 사냥보다 먼저?

  • 초기 이족보행 조상은 느려서 포식자의 "쉬운 먹잇감"

  • 한낮(가장 더울 때)에 식량 채집 → 이 시간대에 육식동물은 더위 때문에 활동 중단

  • 열 방출 능력이 포식자 회피 전략으로 먼저 진화했을 가능성

  • 확인 불가: 피부는 화석에 보존되지 않는다


Part 8. 큰 뇌의 진화 — 에너지가 핵심

뇌 크기 변화 타임라인

  • 침팬지: ~400g

  • 초기 호미닌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700만~200만 년 전): 400~500g (드물게 600g)

  • 약 500만 년간 거의 변화 없음

  • 200만 년 전부터 급격한 증가 → 수십만 년 전 현대 수준(~1,400g) 도달

왜 200만 년 전인가?

단순히 "고기를 먹어서"가 아니라, 수렵채집 시스템 전체가 에너지 공급을 증가시켰기 때문:

  • 음식 가공(요리 등) → 같은 양에서 더 많은 에너지 추출

  • 협력 → 효율적 식량 확보

  • 새로운 에너지원: 고기, 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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